10월 29일
삼랑진 안태공원에서 전원주택이 펼쳐진 길을 10여분 달리면 동굴법당이 있는 여여정사가 있습니다.
여여정사로 가는 길에는 예전보다 더 많은 전원주택이 지어졌으며, 아기자기한 돌담마을이 있었는데 내려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단풍이 내려오는 산길을 천천히 달렸습니다.
여여정사(如如精舍)는 오솔길을 따라 석불이 세워져 있는데 오래전 가족 여행때 한 번 가보고 처음인가 봅니다. 워낙 오래전의 일이라 법당이 어땠는지 기억에 없습니다만 점심공양을 한 기억은 있습니다.
범어사 주지를 지내신 정여스님께서 불사한 여여정사 주차장에 들어서니 여기도 단풍이 들었습니다. 큰 나무 아래에 부처님이 앉아 계시며 화살표를 따라가면 수목장입니다.
계단을 오르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기에 위를 보니 은행나무가 열매를 아주 많이 달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으니 은행나무는 노란물이 더 들었을 겁니다.
큰은행나무 맞은편에 대웅보전이 있었는데 2층이 대웅전이며 1층은 극락전이었습니다만 우리는 부처님을 따로 뵙지않았습니다.
대웅보전 옆으로 살짝도니 장독대가 있었으며 콩나물통인 듯한 검은통에는 배추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장독대 주변에도 여러 석상이 있었는데 여여정사에는 석상이 넘쳐날 정도로 많았습니다.
풍경뒤로 단풍이 들었습니다.
여여정사는 1990년 건축되었으며, 대웅보전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477호 목조관음보살좌상이 봉안되어있습니다.
거대한 관세음 보살상이 보입니다.
여여정사는 전통방식을 따른 가람이기보다 현대적 해석이 많이 가미된, 금오산 자락 계곡 안쪽에 자리한 사찰로 대웅보전, 동굴 법당의 약사전이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 사찰입니다.
거대한 백옥의 관세음 보살상입니다. 옆으로 역시 석상이 많이 있었는데 여여정사 전체가 법당같았습니다.
불로문(不老門)을 들어서면 굴법당인 약사전(藥師殿)이 있는데 그곳으로 가는 동안에도 인어상을 비롯하여 여러 석상을 만날수 있습니다.
약사전은 대웅보전 뒤에 있으며 자연동굴을 동굴 법당으로 꾸몄는데, 습기를 머금은 자연 동굴의 천장이 드러나있으며 벽은 크고 작은 돌로 쌓았고 양쪽으로 역시 석상이 많았습니다.
굴법당은 아래와 위 두곳이었는데 아래는 마무리가 덜 된 듯했으며, 위 법당은 입구 아치 아래에 서니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부처님 아래로 물이 흐르는데 소원을 담은 연꽃이 피어있고 법당에는 연꽃을 접으며 안내를 하는 보살 한 분이 계셨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단순한 것 같지만 법당동굴은 상상 이상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천장은 대나무를 엮어 만들었으며 벽은 돌과 부처님으로 채워져있었습니다.
동굴법당 내부에는 용왕당과 산신각도 모셔두었습니다.
홀린 듯이 법당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맞은편에는 벽이없는 건축물이 있었는데 여러 물품이 가격이 적혀있었으며 누구도 없었기에 마치 무인점포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백옥의 관세음 보살상을 지나 붉은 감에 홀려 걸으니 건축중인 가람들이 나왔습니다. 여여정사의 주련은 한글이었으며, 가람은 계단식의 대지에 건축중이었는데, 감나무가 곳곳에 있는걸로 봐서 예전에는 주택이 있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야 감나무는 대부분 과수원에 있지만 우리가 어릴때는 집집마다 감나무 한 그루 정도는 있었거든요.
금오산의 단풍과 여여정사의 단풍입니다. 남부지방은 지금이 단풍이 들고 있는데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은 아직 단풍이 제대로 들지않았습니다.
더 이상은 오르면 안될것 같아 아래를 보니 단풍사이로 안태호가 보였습니다. 삼랑진의 가을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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