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장산숲을 나온 우리는 낯선길을 달려 함안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이 서툴렀지만 함안역을 지나고 함안군 함안면 이정표가 나타나니 반가웠습니다.
계절이 바뀔때면 이런저런 검색을 하는데 올해 가을의 키워드는 은행나무 단풍이었습니다.
지역이 다르다보니 단풍이 드는 시기 또한 다르기에 단풍과 딱 맞아 떨어질 확률은 많지 않습니다만 이른 봄에 동백꽃을 찾아 떠났듯이 그래도 은행나무 단풍을 찾아 함안 향교로 갔습니다.
함안 향교는 도로변에서 시골길을 조금 더 달렸습니다. 주차할 곳이 없는 지 좁은 시골길에 주차가 되어 있기도 했지만 우리는 향교와 가까운 곳까지 가서 몇 대의 주차 가능한 공간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를 하면서 이미 입이 벌어졌습니다.
함안 향교의 홍살문 앞에 어마어마한 은행나무 떡하니 버티고 있었거든요.
동행이 여럿이었다면 서로 손을 잡아 은행나무를 둘렀을 정도로 은행나무는 오랜 수령이 느껴졌습니다.
함안군의 보호수인 이 은행나무의 수령을 540년이며, 수고(키) 32m, 나무둘레 6.3m로 1982년 11월 10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11월 10일이면 은행나무 단풍이 좋은 시기로 당시 관계자께서도 우리처럼 이 은행나무의 단풍에 반했을 겁니다.
수령 540년 은행나무의 수피입니다. 겹겹의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함안 향교(咸安 鄕校)는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에 있는 조선시대의 지방 교육기관으로 1983년 8월 6일 경상남도의 유형문화재 제21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鄕校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한 국립 교육기관으로 중앙의 성균관과 함께 지방 유교 교육의 산실로, 중앙 정부의 관심 아래 지방 수령에 의해 운영이 지원되었다고 합니다.
풍화루(風化樓)입니다. 향교의 대문격으로 출입은 약간 비켜서 했습니다.
풍화루 담장에서 밖을 내다보며 담은 오랜 수령의 은행나무입니다.
새들은 가끔은 텃밭 작물 사이에 집을 지어 알을 낳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날짐승은 높은 나무에 집을 지었습니다.
향교에 들어서면 부속건물이 있는데 관리가 잘 되었다고는 볼수 없지만 계절꽃이 반가웠습니다.
건물과 건물사이로 보이는 보호수 은행나무입니다.
명륜당(明倫堂)앞에서 보는 풍화루와 보호수 은행나무이며 마당에 키가 큰 은행나무가 있었지만 단풍은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잎이 떨어져도 나무 한 그루로 돌아가면서 카메라를 들고 잘 놉니다.
함안 향교는 첫길이었는데 이미 많은 이들이 늦가을 오후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명륜당은 유학을 가르치던 건축물입니다.
며칠전 살짝 큰비가 내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하수도 덮개가 막혔다는 기사를 봤는데, 낙엽을 보는 입장에서 보면 좋기만 한 풍경입니다.
이 동네에는 들어설때부터 감나무가 많았으며 붉은 감이 많이 달려있고 언덕의 가건물에서는 감타래가 보이기도 했는데, 나들이객 누군가가 명륜당 마루에 감 한개를 두었습니다. 대성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찍었는데 감이 들어왔습니다.
함안 향교내에는 여러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단풍이 진 은행나무가 더 많았습니다. 일주일 일찍 갔더라면 단풍진 향교를 만났을텐데 이 지역민이 아니다보니 시기를 놓쳤습니다.
계단을 오르기전에 뒤돌아 봤습니다. 여기뿐만 아니고 다른 곳에서도 걷다 뒤돌아 보기를 잘 합니다. 그러면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거든요. 마당과 계단은 온통 떨어진 은행나무 단풍입니다.
대성전으로 들어서려는데 여성 두 분이 앉아있는 모습이 좋아 찍었습니다. 주변 풍경과 함께 완벽한 가을을 연출해주는 듯했습니다.
옆에 살짝 서서 내려다봤습니다. 먼쪽의 약간 기운듯한 은행나무가 수령 540년의 보호수이며 안쪽의 곧은 나무는 명륜당 마당의 키큰 은행나무입니다.
함안 향교 대성전(大成殿)입니다.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전각으로 내부는 볼 수 없었으며 옆의 건물 골목으로 가보니 역시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씁쓸하지요.
대성전 건물의 골목에서 본 보호수 은행나무와 명륜당 마당의 은행나무입니다.
시기가 약간 비키긴 했지만 이 정도 은행나무의 단풍을 만났으니 된겁니다. 가을날의 좋은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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