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 김수영
연탄재와 먼지로 흐린 물이 흐르는
월영동 산 1번지
쓰레기더미 위에 복숭아나무 한 그루
잎이 나기 전 꽃부터 피우고 있었다.
담배연기 쌓이는 그늘 사이로
꽃같은 열일곱에 피어나는 고향
점심으로 남은 밥 아우에게 주며
흐릿해 보이던 하늘로 채우던 눈 속에는
살구꽃이 지고 있었네
물 먹은 봄 볕이 구름 오는 철로 아래로
어머니보다 먼저 온 강물이 서러웁게 잡는
입술담배 불빛따라 그리움은 더욱 밝아
자운영 머리 이고 노을 같이 걷던 들길
이제 나이 스물이 되어
삼십촉 반쯤 감은 눈들이 기다리는 산비탈
미끄러지지 않게 돌부리만 골라 오른다.
술 취한 단단한 남자들이 돌을 던지는
소주보다 독한 눈물이 얇아져
살갗마저 내비치는 추운 거리
절대로 넘치지 않게 유행가를 부르네
사과 한 광주리 동생 연필 한 통
어머니 속옷 뿐인 꿈이
어린 시절 돌아오지 않던 종이배에 실려
지금 젖어 다시 고향으로 가는 강물에 어려
복사꽃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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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사꽃
▲ 살구꽃
▲ 오얏꽃
▲ 개나리, 살구꽃, 벚꽃, 자두꽃이 한자리에 있다.
오래전 이 길은 자갈길이었다. 진해 시내를 한번 나가는 일은 요즘 서울을 가는 길보다 더 멀었으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동무도 만들며 도시를 만나고 그렇게 자라 어른이 되었다......
☆.. 음악 : 소릿길 - 김명곤
그대가 그리워 그리워
아-- 길을 떠나네
외로운 길 따라 헤매는
정처없는 사랑이여
푸른 달빛 사이로
은하수 멀리 떠 흐르는 밤
그대가 그리워
홀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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