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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벚꽃 · 웅천요(熊川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진해 경화역의 벚꽃

by 실비단안개 2007.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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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그 황홀함

 

진해에 벚꽃이 피면 봄이 시작되고 진해는 우리나라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작은 도시이다. 겨울의 이상고온과 꽃샘추위, 황사와 잦은 비에 예년보다는 꽃의 색이 곱지는 않지만 벚꽃은 여전히 밤낮으로 많은 사람들을 황홀하게 한다.

활짝 핀 벚꽃은 꽃구름이 되어 절정을 넘기면 꽃잎이 마르기 전에 떨어지는데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꽃잎은 꽃눈이 되고 꽃비가 된다. 그 길을 달리는 자동차는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고 걷는 사람들은  흩날리는 꽃잎 따라 너울거리며 달려가거나 그 자리에 멈춰 고개를 젖혀 꽃눈을 맞는다.

군항제 개장일(3월 23일)에 꽃을 피우지 못한 벚꽃은 여러 사람들을 난감하게 하였지만, 벚꽃은 열심히 제 몫을 하여 흐드러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경화역을 다녀왔다. 1928년에 세워져 지금은 폐쇄 된 역이지만, 지역민은 경화역을 전설같은 휴식처로 이용하며, 해마다 벚꽃 축제가 있는 기간이면 전국의 나들이객을 맞는다.

경화역의 역사는 본래의 건물을 잃고 가건물이며,  3가닥 중 1가닥만 남은 선로로 축제 기간에는 벚꽃 열차의 운행으로 왕복 하루 10여회 통과를 하지만 평상시엔 4 ~6회 기차가 통과하며, 선로 주위로는 선로의 자갈로 경계를 표시한 텃밭이 있다. 그 텃밭에는 시금치, 유채, 상추, 파, 완두콩등이 자라며 꽃눈 꽃비가 그 잎사귀 사이사이에 얌전히 하얀꽃을 피운다.

 

경화역은 폐쇄되었지만, 하루 몇차례의 열차가 통과하는 역이기에 건널목에 관리자가 상주한다. 이 건널목은 '세한 건널목'이며, 오늘 근무자는 61세의 황기찬 할아버지였다. 황 할아버지는 4월 1일 부터 근무를 하였으며, 철도청의 직원이 아닌 용역회사에 고용 된 직원이며 군항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항시 3교대로 근무를 한다고 하였다.

  

  

 ▲ 진해선의 종착역인 진해역과 지금은 역시 폐쇄가 된 성주사역이 경화역의 다음 역임을 알려준다.

벚꽃색 기차표를 들고 나타 날 그대를 기다리는 진해선의 마지막역인 진해역 詩다.

(진해역 : 전화 055 - 546 - 7788)

진해역 - 이우걸 

 

시트콤 소품 같은 역사(驛舍) 지붕 위로

누가 날려보낸 풍선이 떠있다.

출구엔 꽃다발을 든

생도 몇 서성이고

 

만나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듯한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그 순백을 만나기 위해

이 나라 4월이 되면

벚꽃빛 표를 산다.

 

 - 시와 시학 2005. 봄 -

 

 ▲ 고향의 착한 텃밭 풍경이다.

 

 ▲ 기차의 승객보다 소풍 온 친구나 가족들이 더 많은 역이 경화역이다.

 

 ▲ 디카의 높은 보급으로 전문 사진사에게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사진사는 경화역의 아름다움을 액자에 담아 손님을 기다린다.

 

▲ 진해의 특산품 '진해콩'이다. 어묵, 커피 등을 판매를 하는데 진해콩이 있다. 40여년 세월이 흘렀나 보다. 그때 외가는 이동에 있었으며, 그 커브를 돌면 해표 식용유의 '동방유량'이 있었는데 하루에 몇번씩 큰 트럭이 지나가고 그 흔적은 메주콩으로 도로에 떨어져 있었다.  진해콩의 재료가 콩가루와 밀가루이니 간식이 귀한 시절이라 누군가가 줏은(그 당시엔 어린이들도 양재기를 들고 도로의 콩을 줏었다.) 메주콩과 밀가루로 과자를 만들어 판매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름다운 철길에서 영화와 동화의 주인공이 되자

 

 ▲ 남창원역을 출발한 벚꽃열차가 부드러운 커브를 돌아 경화역으로 온다. 여느 기차역과는 달리 기차는 아주 천천히 들어오며 기관사와 나들이객들은 서로에게 손을 흔들어 황홀한 진해의 봄을 나눈다.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는 이유는 기차와 벚꽃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추억으로 간직하라는 철도청의 배려이다.

 

▲ 대부분의 커플은 삼각대를 이용하여 포즈를 취하였다.

 

 

 

 

 

 

 

  

▲ 벚꽃열차는 추억을 만들어 떠나고 남겨진 사람들은 지금도 추억을 만든다.

 

사진과 소문은 실제의 반도 안되며, 진해는 지금 황홀한 봄입니다.

진해 경화역의 추억이 있는 분은 그 추억을 들추어 주시고, 추억이 없다면 군항제 기간에 좋은 사람과 함께 그 황홀함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에 그대를 초대합니다.

군항제 안내와 찾아 오는 길 : http://blog.daum.net/mylovemay/11378837

 

진해 군항제 기간 : 3월 23일 ~ 4월 8일(17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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