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새벽 3시에 진해 수치를 출발한 블루버드(10톤, 시속 20 노트)호는 갯바위 중간중간에 낚시꾼들을 내려주고 5시 45분에 등대섬 선착장에 나를 내려주었다. 원래 하선지는 소매물도 선착장이었는데, 선장의 착오로 매물도 등대섬에 하선을 한 것이다. 그런데 선장의 착오가 내게는 더 없는 감사한 시간으로 이어졌는데, 고개를 들어 하얀 등대를 확인하고 왼편으로 눈을 돌리니 몽돌밭길이 열렸으며, 갯바위 사이로 새날의 해가 붉게 오르고 있었다. 비진도와 갈도에서의 경험으로 바다에서 오르는 해 만이 진짜 태양같은데 다시 경험하는 바다의 일출이 어제와는 또 다른 새날을 여는 마음이었다. 붉은 해를 안고 한걸음한걸음 소매물도로 향하는 몽돌밭을 걸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잇는 몽돌 해안은 하루 두 번 썰물 때가 되면 길이 열리는데 ‘모세의 바닷길’을 연상케 하는데, 시간이 잘 맞아 아무도 걷지않은 이른 시간에 매끈한 몽돌밭길을 걸어 소매물도 시작 위치에서 준비해간 따뜻한 커피로 찬 아침 공기를 데웠다.
소매물도의 시작과 끝자리에 앉아 등대섬과 주위를 둘러보고 하얀등대를 다시 올려보았다. 목재 테크로드가 설치된 등대섬을 가기 위하여 다시 몽돌밭길을 걷는데 몽돌의 디딤은 발자국 소리가 나지않음에도 고요한 아침의 바다를 즐기는 갈매가들은 나를 감지하고 날기 시작하였으며, 나도 그들의 동작에 따라 원을 그리며 돌아 등대섬을 올랐다.
등대섬은 2006년 8월 24일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의‘소매물도 등대섬’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18호로 지정되었으며, 빡빡머리깍은 여자애가 등대밑에 서있던 노래 '암연'이 나왔던 예전에 '쿠크다스' 광고를 촬영한 섬이다. 많은 사람들이 등대 아래의 초원이 잔디인줄 아는데 실제 등대섬을 오르면 잔디는 부분이며 이름 모르는(이름은 있지만 내가 모르는) 풀들이 멀리서 보면 잔디처럼 보이는데, 잡초냐 잔디냐는 등대섬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정확하게 표현을 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매물도 등대섬
소매물도 등대섬은 깎아지른 해안절벽을 따라 암석들이 갈라지고 쪼개어진 수평·수직절리들이 기하학적 암석경관을 이루며,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해식애(절벽), 해식동굴 등이 곳곳에 발달하여 해안 지형 경관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통영 8경’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섬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초지가 발달하고 관목류의 식생이 섬 전체를 덮어 아름다운 초지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해안 절벽 위에 서있는 백색 등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등 자연경관적·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 명승으로 지정하였다.(문화재 정보센터 : http://info.cha.go.kr/)
해무로 선명치는 않지만 갈매기는 날개짓을하고 나는 목재 테크로드를 한계단씩 밟으며 등대섬으로 올랐다.
아래 사진은 화장실이며, 그 옆에 안내표지가 있고 건너편으로 등대섬에 잘 어울리는 건물 관리사무소와 등대소개 표지판이 있다.
최초정등일은 1917년 08월 05일이며, 관리는 마산 지방 해양수산청이다.
사진으로 보는 등대섬의 하얀등대와 여러 풍경들
▲ 관리사무소 아래의 길이 등대섬과 소매물도를 잇는 몽돌 해안이다.
▲ 수풀 사이에서 쑥부쟁이와 골무꽃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낭떠르지의 출입을 막기 위하여 울이 설치되었으며, 그 아래로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잇는 몽동 해안이 잘 보인다. 곧 길이 물에 잠길테니 등대섬 일주을 빠르게 진행해야만 하였다.
▲ 유일하게 잔디가 있는 부분인데 다른 지대와는 달리 움푹 패여있다.
▲ 등대섬의 하얀등대
▲ 등가도 - 멀리 보이는 4개의 바위섬
▲ 역광으로 담은 공룡바위
▲ 촛대바위
▲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망하는 일들이 많은지 어딜가나 돌맹이탑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등대섬도 마찬가지였다.
▲ 곧 물에 잠길 몽돌해안을 따라 소매물도로 항하였다.
소매물도에서 바라 본 등대섬
등대섬을 내려 몽돌길을 걸어 소매물도에 닿았지만 소매물도 인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섬들이니 분명 어딘가에 길은 있을 터, 낚시꾼들은 생각보다 먼 자리였기에 물을 수가 없어 혼자서 몽동길 끝에서 좌우로 두어번 왔다갔다하니 설마 길은 아니겠지하며 지나쳤던 아주 가파른 길을 찾을 수 있었는데, 등대섬에서 소매물도로 갈 때는 그리 위험하지 않지만,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향할 때는 내리막길이라 위험할 것 같은 아주 엉성한 억지 돌 계단 길을 올랐다.
등대섬의 하얀등대는 소매물도의 숲 사이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소매물도분교 앞의 동백나무 군락에서도 만날 수가 있다.
소매물도의 백미, 유람선 타기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수시로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일주하는 작은 배가 있다. 승선요금은 1인당 5,000원이며, 섬 일주 소요 시간은 20여분이고 등대섬에 하선하여 등대섬 일주를 위한 시간을 1시간 따로 주어 한 시간 후에 다시 데리러 가기도 한다.
과히 장관이다. 어느 조각가가 이리 다듬을 수 있을까, 오직 자연만이 연출할 수 있는 풍광에 입이 절로 벌여지며, 쌍태바위, 손바위, 개구리바위, 공룡바위등의 설명을 선장이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이며, 글씽이굴을 지날 때는 아슬함에 또 한번 놀랐다. 글씽이굴을 통과할 때에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제대로 되었는지 궁금하니 올려봐야겠다.
* 글씽이굴 : 등대섬의 동남쪽에는 양쪽이 맞뚫린 글씽이굴 ('글이 씌여 있는 굴'이란 뜻의 통영 사투리)이란 곳이 있는데, 아득한 옛날 진시황이 이 곳까지 불로초를 캐러 보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서불과차(徐弗過此:진시황의 사자인 서불일행이 이 곳을 지나갔노라')란 글귀가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굴의 한쪽 바위면에 쓰여 있었다는 것이다.
▲ 등대섬의 선착장이며, 약 1시간전에 하선하여 도보로 등대섬 일주를 한 사람들이 다시 승선하고 있다.
등대섬 선착장을 출발한 작은 배는 소매물도 선착장으로 향한다.
사진으로 등대섬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모두 표현이 되겠는가, 늘 안타까운 부분이 사진은 실제 풍경들의 반도 표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혼자 다녀와서 내 모습이 없지만, 동행이 있다면 내가 주인공이 되어 등대섬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나의 CF를 만들자.
글씽이굴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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