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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사람이 있는 풍경

할아버지는 절대 못팝니다!

by 실비단안개 2007.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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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대통령 얼굴도 바로 만나는데, 할아버지는 도대체 만나지질 않는다.

내게 먼저 프로포즈 한 분이 할아버진데 어떻게 이렇게 애간장을 녹일 수가 있는지 --

 

차라리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면 작업에 방해가 되니 할아버지 아니 계실 때 집의 구석구석을 뒤져봐야지.

 

 

가장 눈길을 끄는건 화단의 돌탑이다. 그런데 전선이 마음에 들지않는다. 그래도 담아야 할아버지께서 서운해하지 않으실테지.

 

 

아주 평범한 시골집이다. 마당에는 경운기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몇가지의 여름 식물이 꽃을 피웠으며, 수확중인 양파가 망에 담겨져 있고 두분의 오붓한 세탁물이 널려있다.

 

 

어느집을 가나 궁금한건 뒤안이다. 시골의 뒤안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에 언제나 살피는데(그동안의 사진으로 모두들 확인을 하였겠지만) 깻잎이 송송 올라오며 내가 좋아하는 머위가 덥다고 힘없이 쳐져있다. 잡다한것은 할아버지의 작업 대상일까?

 

 

화단에는 소나무와 청단풍등이 분재로 탄생중이었으며, 얼마전에 장미덩쿨이 좋았던 집에서 만난 수생 식물이 빛깔도 곱게 아웅다웅 자리하며 그 아래로 금붕어가 내 발소리에 놀라 바쁘게 숨었다.

 

산에 살짝 다녀와야지. 설마 점심 시간에는 오시겠지 --

함양의 골짜기와 소매물도에서 만난 천남성이 가까운곳에서 자리하였으며, 며칠전에 만난 까치수영도 막 꽃잎을 열어 뽀얗다.

왜 이리도 더울까, 머리를 하나도 묶고 덧옷은 벗어 허리에 감았다. 싸리꽃이 피기 시작한다. 숲속 그늘에서도 계절을 잊지않고 모두들 제 몫을 열심히 한다. 한껏 이쁜늠들 -

 

ㅎㅎ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날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성흥사 입구에서 짚과 나무로 만든 소품을 팔고 계셨는데, 그 며칠 후 돌담을 담으러 갔을 때, 자랑스런 국군아저씨를 대동하고 나를 불러 세우셨다.

따라 온나!

넵!(많이 갸우뚱~)@@

 

이런거 안찾나? 찾는게 이거 아니가?

햐~ ㅂ!!

 

할아버지께서 안내를 한곳은 허름한 작업실이었는데, 작업실 보다는 헛간의 한 구석이었는데, 그곳에는 내가 가지고 싶은 많은 소품들이 정열되어 있었다.

찌거가라 -

지금은 바쁘고요, 다음에 다시 시간을 낼게요. 그때 만나주세요?

 

내가 맨날 집에 있는것도 아이고 들에 나가는데, 내가 없더라도 불 캐고 찌거가라?

네!^^

 

그리고 다시 할아버지댁을 찾았을 때는 할머니만 계셨기에 다시 방문을 하겠다는 일방적인 약속을 하고 오늘 다시 할아버지댁을 찾았다.

 

서재호(76세)할아버지께서 짚과 나무로 공예품을 만든지는 이제 2년째이며, 겨울 농한기를 이용해서 소품을 만들며, 알음알음으로 판매도 한다고 하셨는데, 작은 초가와 원두막, 화분, 바구니 종류, 농기구 모형, 지게등 다양하다. 재료는 지붕으로는 짚, 갈대, 억새, 골판지등이었으며, 죽어 버려지는 나무들을 사포질과 니스칠을 하여 새로운 생명을 담아 멋드러진 화분등으로 태어난다.

 

할아버지의 작업실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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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서 커피를 주시기에 무어든 넙죽 잘 받는 나는 거실로 갔다. 거실 역시 할아버지의 작품이 있었으며, 이웃분과 함께 양파 판매 금액을 셈을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인터넷에 올리끼가 하며 묻기에 그렇다니까 그라모 양파와 양파즙을 인터넷에서 판매가 가능한가 하였다.

 

할아버지 마을에서는 미나리, 양파, 고추모종등을 판매를 하는데, 양파는 보통 양파와 붉은양파 두종류이며, 생산량이 많다보니 즙을 만들어 판매를 한다.

 

혹여 성흥사에 가는 분들이 있다면 동네 입구부터 길 양쪽으로 진열 된 양파와 양파즙을 구입해주면 감사하겠고, 가격과 연락처를 올린다.

 

참, 믿을 수 있어야 하니 할아버지 얼굴을 올려야지. 실명제 시대니만큼 얼굴 실명제!!

 

 

옆모습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고?

당연히 그렇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하여 ▼ ^^ 

 

 

 

할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하였으니 판매가를 공개함!

 

양파 1망 - \6,000

붉은양파 1망 - \10,000

 

양파즙 - 50포 - \12,500 (100포 - \25,000)

양파, 칡즙 - \12,500

붉은양파 - 100포 - \40,000

 

연락처 : 서재호 할아버지 - 055-551-9192

            김열의 - 010-3096-0752

 

* 택배비는 본인 부담.

 

 

 

내일이 경화 장날이라 양파를 경화 시장으로 배달중이다.

소원한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성사되었으니 성흥사 쪽으로 가는 길에 수시로 들릴듯하다.

 

시골 할아버지의 즐거운 소품 만들기가 낯모르는 가정에서 미소로 피어나길 바라며, 할아버지와 할머님의 건강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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