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의 바위 곁에서 자란다. 높이는 5∼30cm이며, 잎은 어긋나고 거꾸로 선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으로 톱니가 있다. 줄기가 기린의 목처럼 곧게 위로 뻗어서 기린초라 한다.
꽃 도둑 - 김종제
담벼락 위에 핀 능소화 훔쳐본 죄일까 밤새 창문 열어놓은 방안에 열기 가득하더니 온 몸에 붉은 반점의 형벌이 피었네 화분에 핀 기린초 하나 꺾어 눈에 담아두었더니 피가 다 빠져나간 마음이 빈혈로 노오랗게 물들었네 꽃 벌로 받은 형극이로구나 꽃 멀리 하라고 환각의 내 눈 멀게 하고 불신의 내 손목 잘라 버리더니 폭우에 꽃의 뿌리까지 드러나고 돌풍에 화분마저 뒤집혀졌다 꽃 없이 어찌 살라고 내게서 향기 짙은 목숨 빼앗아 갔을까 꽃 없으면 왜 꽃 훔쳐볼까 꽃 피지 않으면 왜 꽃 꺾어 갈까 꽃 도둑질한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다시 또 꽃 찾아간다 내안에 꽃 있어서 극형이라도 달게 받겠다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벌 같은 문신 새겨질지라도 꽃 하나 얻겠다 꽃 도둑으로 나를 불러 세상의 들판에 꽃 환하게 피우겠다 꽃의 우주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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