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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12회 김달진 문학제 - 생가 방문

by 실비단안개 200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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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김달진 문학제' 일정 중 '김달진 생가 방문'이 있습니다. 연일 내린 비로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맑은 날씨였기에 차질없이 진행되었으며, 반가운 분들도 만났습니다.

혼자 좀 더 느끼고파 16일에 행사가 있었지만 오늘에야 올립니다.^^

 

문학제이니 당연히 수상자가 궁금합니다. 시상식은 15일 해군회관에서 진행되었는데, 내리는 비 탓으로 돌리며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김달진문학상은 월하 김달진 시인의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제18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시 부문에 엄원태(물방울 무덤) 시인, 평론 부문에 방민호(감각과 언어의 크레바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입니다. 

 

물방울 무덤 - 엄원태


아그배나무 잔가지마다
물방울들이 별무리처럼 맺혔다
맺혀 반짝이다가
미풍에도 하염없이 글썽인다

누군가 아그배 밑둥을 툭, 차면
한꺼번에 쟁강쟁강 소리 내며
부서져 내릴 것만 같다

저 글썽이는 것들에는
여지없는 유리 우주가 들어 있다
나는 저기서 표면장력처럼 널 만났다
하지만 너는 저 가지 끝끝마다 매달려
하염없이 글썽거리고 있다

언제까지고 글썽일 수밖에 없구나, 너는, 하면서
물방울에 가까이 다가가보면
저 안에 이미 알알이
수많은 내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
- 시집<물방울 무덤> 창비, 2007.

 

 

엄원태 시인은 현재 투병중이며, 생가에서 직접 시 낭송을 하셨습니다.

 

무릎을 잊어버린다 - 엄원태

 

한동안 무릎은 시큰거리고 아파서

내게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아침산책 몇 달 만에 아프지 않게
되자 무릎은 쉽게 잊혀졌다.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우리
부부에게 무관심하고 무뚝뚝하시다.

때로는 잘 삐치시고 짜증까지 내신다.

어머니 보시기에, 우리가 아프지 않은 탓일게다.

아직도 삼시 세 끼를 꼭 챙겨드려야 마지못한 듯 드신다.

어쩌다 외출이 길어져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그때까지 밥을 굶으시며 아주 시위를 하신다.

어머니는 우리 부부에게 아픈 무릎이다.

그런 어머니에게 안깨물어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아우는 마흔 넘도록 대척지인 아르헨티나로 멕시코로 홀로 떠돌아다니며 아프다.

아우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각별하시다.

아우는 어머니의 아픈 무릎이다.


 

엄원태 시인 더 알기 : 병마도 꺾지못한 시의 열정(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28/2007052800019.html)

 

       

         ▲ 문학관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 엄원태 시인의 모습


      16일 생가의 풍경과 행사 모습

       

        ▲ 이틀 내린 비로 열무밭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 지난해에 비행기 소리와 함께 들었던 가야금과 대금의 만남이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가야금 : 안윤경  대금 : 송철민) 오호~ 그런데 올해는 아기도 함께 왔습니다. 그 사이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 대금과 가야금을 연주하는 분들의 아기입니다. 순하였지만, 카메라를 탐을 내기에 좀 많이 안아 주었으며,

           제가 안아 주지 못할 때는 아래의 이쁜 이모가 아기와 놀았습니다. 아기 손이요, 보드랍고 시원하고 깨끗하고

           따뜻하고 - 세상 모든것이었습니다.

           가방에 비스켓과 사탕이 있었지만 아기가 아직 먹질 못한다기에 주지않았습니다.

 

       

 

       

 

김달진 문학제는 조촐합니다.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었지만, 그 흔한 꽃바구니와 화환 하나 없었습니다. 시인의 생이 남루한 탓이 아니며, 시인의 참 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이기 때문에 그 어떤것도 필요하지 않은 행사입니다.

시민회관 행사장에 혹여 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풍선 장수도 없으며, 핫도그 장사도 없습니다.

만나는 이는 시인이란 직업을 가진 분들과 학생들, 김달진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생가의 행사장에는 동사무소에서 급파 된 접이 의자와 알림 걸이 뿐입니다. 그러나 결코 초라하지 않은 행사입니다.

작은 뜰에는 댓잎과 새의 이중창이 있으며, 대금과 가야금, 시인의 목소리가 낭낭하며 다정하게 어우러졌습니다.

시를 낭송하는 시인도 수수합니다. 그저 우리 이웃의 아저씨며 이모의 모습입니다.

 

아래는 단체 사진입니다. 이성모 관장님께서 담아 달라셨는데, 미쳐 치우지 못한 의자를 핑계로 옆에서 담았습니다. 아직 문학관 홈페이지에는 올리지 못하였구요.

모든 분들의 모습이 정겹지요?

여기를 보세요 -

다시 한번요 -

김치 하세요 -

이런 말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대 마음대로 하세요 - ㅎㅎ

 

       

 

       

 

       

         ▲ 왼편 - 고려대학원장 최동호 시인입니다. 김달진 시인의 사위입니다.

 

       

        ▲ 누구신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게 실비단안개냐면서 사진을 좀 찍어 달라시더군요.

           물론 전자우편 주소를 받아 사진은 보내드렸습니다.^^

 

       

        ▲ 김달진 시인의 막내아드님 내외분입니다. 지난해에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문학관 앞에서 

       

 

       

 

       

 

아주 가끔은 단체 방문객이 있습니다. 그때 외에는 평온한 모습의 문학관과 생가인데, 문학제를 즈음하여 잠시 또 붐비지요. 그리 많지 않은 손님들이지만 떠나가고 나면 문학관과 생가 전체가 빈듯합니다. 혼자서 뜰을 거닐어보고 문학관에 가서 커피도 후후 불며 마셔봅니다.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나 -

 

세상에서 가장 맑은 하늘을 보고 싶으면 김달진 문학관으로 오세요.

열무꽃과 꽃잎 같은 나비가 보고 싶을 때도 오시구요.

객지밥에 목이 메이걸랑 오세요. 시인의 고향이 우리 모두의 고향이니까요.

 

 

                             열무꽃 - 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따라 떠오르면

                                     모깃불 연기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개울로 앞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 우토로 마을 살리기 참여 방법 ◈

아고라 청원 바로가기  (지난번과 다른 주소이니 다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아름다운 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용카드 휴대폰 송금 바로가기

* 아름다운 재단 무통장 입금
하나은행 162-910006-81704 / 국민은행 006001-04-091586
(예금주:아름다운재단) 

* 네이버 해피빈 : http://project.happybean.naver.com/ProjectView.nhn?projectno=100000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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