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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同居

by 실비단안개 200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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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얼마만인지.

비가 내려도 좋고 눈이 내리면 더 좋은 계절이다.

 

앞머리칼이 눈을 덮는다.

욕실에서 거울을 보고 가위질을 하였다. 꼭 쥐가 파먹은 듯 하다. 들쑥날쑥 -

그저께 - 들판으로 나갔었다. 가지런한 머리카락보다 들판과 더 잘 어울렸다.

자유로운 바람처럼. 미친 바람으로 -

 

가을의 그 바람은 아니다. '바·람' 일지라도.

그때는 방황하던 바람이었다면 지금은 꿈 꾸는 바람 - 같은 것이 있다면 모두 자유를 '바람'한다는 것.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분명 미친짓이다. 빈들에서 도대체 무얼 찾겠다는 것인지.

논두렁 밭두렁을 땅꾼처럼 헤집고 다녔다. 벙거지를 꾹 눌러 쓰고.

많은 가정의 뜰에는 아직 국화가 만발하며 들에는 쑥부쟁이와 감국이 겨울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겨울로 가는 길목, 그 길목 중 빈들에서 내가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꽃은 봄까치꽃이었다. 이곳은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기에 광대나물, 봄까치꽃을 만나려고 작정하면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꽃이지만, 언제나 계절을 앞서가야 하는 카메라질이기에 오랜 날을 접어 두었었다. 그러나 이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봄꽃을 찾아야 한다.

 

 

 

        ▲ 광대나물

시인과 농부를 지나니 광대나물이 멀리서도 붉다. 절로 지어지는 미소.

봄날에 지천인 광대나물은 생김과 색깔이 호기심을 부르는 꽃이다. 이른 봄부터 피며 어린 순은 대부분의 식물들처럼 식용이 가능하다.

* 자세한 설명 : http://blog.daum.net/mylovemay/11399580

 

 

        ▲ 봄까치꽃

많이 야위다. 이른 봄에 깜짝깜짝 기쁨을 주던 꽃, 야위어도 반가웠다. 개불알풀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나는 언제나 봄까치꽃으로 올린다. 귀화식물이지만 '봄까치꽃'이란 이름이 정겨워서. 2월부터 우리에게 봄이 오고 있을을 알려 준 반가운 꽃이다.

 

        ▲ 괭이밥

꽃과 잎의 색 모두가 제 철이 아님을 알려준다. 나는 얼마나 더 잔인해야 하나 -

 

        ▲ 제비꽃

이른봄부터 제비꽃과의 전쟁을 치루었는데, 새 봄도 마찬가지리라 생각한다. 요즘 만나는 제비꽃은 씨앗도 함께 만날 수 있으며, 보랏빛 꽃잎이 많이 지친 표정이다. 역시 나는 잔인하다. 나의 바람이 -

* 부분 설명 : http://blog.daum.net/mylovemay/11466168

 

        ▲ 벼룩나물

어제,

배추를 캐러 가다말고 밭두렁에서 벼룩나물을 담는데 큰이모께서 불렀다. 몇달만에 뵙는 이모의 모습이지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모, 나 지금 숨 쉬면 안되거든 - 그러니 대답을 못해요 - "

미친짓은 이렇게 인간적이기를 거부할 때가 있다.

봄날에 논두렁 밭두렁에서 하얀 별로 피어 길을 만들었던 꽃이다. 차마 걸을 수 없었던 길. 벼룩나물은 2년생 풀이며 논둑이나 밭둑에서 저절로 자란다.

 

        ▲ 냉이꽃

냉이꽃은 이른봄부터 만날 수 있으며, 어린 순으로 나물, 국등으로 먹어 보았을 것이다. 지금, 밭두렁에 지천이다. 다음주에 냉이를 캐러 갈까?

 

        ▲ 민들레

추운 날씨 탓으로 키가 자라지 못한 민들레는 국화과의 다년생 풀이며 이른 봄부터 늦게는 겨울까지 꽃을 피운다. 요즘은 꽃대가 긴 서양민들레가 많다.

* 자세한 설명 : http://blog.daum.net/mylovemay/11451960

 

만나고 싶어 미친 바람처럼 찾아 다니며 만났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봄꽃의 안스러움에.

그러나 가을꽃과의 동거가 아름답지 않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역시 나는 잔인하다.

 

겨울로 가는 바람소리 - 마른콩이 달려있다. 다시 멈추어 냇가의 갈대에 부는 바람 소리도 들었다. 잎과 가지들 마다 바람 소리는 다르다.

잎과 잎이 부딪치고, 잎에 바람이 스치고, 바람이 줄기를 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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