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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진해 식물원

봄을 부르는 희망의 꽃, 수선화

by 실비단안개 2008.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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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되려면 아직 여러날이 남았는데, 택용이 아저씨는 무슨 심술인지 새벽부터 탈탈탈 경운기 소리를 낸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새벽에 나를 깨워도 미워할 수가 없지만, 요즘은 아침 7시가 되어도 해가 뜨지 않으니 밉다. 또 수도관 교체로 근 한달을 온 동네길을 뒤집어 놓은 포크레인은 주일 아침이면 더 난리다. 땅을 팠으면 덮어야지, 가로등도 촉이 낮은 동네인데 밤길에 누군가 잘못 디뎌 다치기라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한번은 싫은소리(그쪽에서 듣기에)를 하였다.

 

아니~ 도대체 몇 날째에요. 하루에 몇십미터씩 계산을 하여 작업을 하여야지 동네 대부분이 어르신들인데 이러다가 다치기라면 어쩔건가요 - 시청에 전화를 해야지 원 -

그런데 공사 관계자가 더 큰소리다. 시청에 전화를 하라나 -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데 무슨 말을 하랴.

 

여름 장마때는 하천 공사더니 한겨울에는 수도관 교체를 한답시고 온 동네를 파 헤쳐 놓았으니 분명 뭐가 잘못 된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봄을 부르는 소리라고 애써 안정을 시키며 포크레인 소리, 경운기 소리를 이른 봄노래로 듣자.

 

어제 농업기술센터 식물원에 가니 시크라멘과 수선화가 심어져 있었다.

새 꽃 마이 들어 왓지요?

네 - ^^

노지의 수선화를 만나려면 3월이 되어야 하는데 실내에서 재배를 하다보니 모든 식물들이 빠르며 계절이 없다. 후레지아 향기로 졸업철이 끝나면 개나리와 수선화가 피며 벚꽃이 망울을 맺고 우리나라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진해는 꽃천지가 된다.

 

수선화는 수선화과(水仙花科 Amaryllid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약간 습한 땅에서 잘 자라며 땅속줄기는 검은색으로 양파처럼 둥글고 잎은 난초잎같이 선형으로 자란다.
꽃은 12~3월경 꽃줄기 끝에 6개 정도가 옆을 향해 핀다. 

수선화는 꽃송이가 크게 피는 나팔 수선부터 우아한 겹수선화, 작고 귀여운 미니 등 품종이 다양하며, '자만, 자존'이라는 꽃말과 나르시스의 신화를 가질 정도로 아름답고, 모습이 청초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특히 스페인·포르투갈에 많으며, 북아프리카에도 분포한다.
그리스 시대부터 재배되어 오는 관상용의 꽃피는식물로 원래의 종(種)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종간잡종을 통하여 약 200품종 이상이며, 원예적 분류는 꽃 모양을 기준으로 11가지 형으로 나눈다.
수선이라는 말은 성장에 많은 물이 필요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물에 사는 신선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꽃말은 '자만, 자존'이고 꽃은 필 때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하다.

 

지난해 3월 16일 게시물에서 -

메아리와 수선화로 남은 슬픈 사랑 -  에코와 나르키소스

수다떨기 좋아하는 요정 '에코'는 숲속의 아름다운 님프다. 신의 제왕이며 바람둥이인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남편이 숲속의 님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숲속으로 남편을 찾아 나섰다. 헤라가 숲속으로 들어오자 겁을 먹은 요정들은 모두 달아났지만 에코는 다른 요정들이 모두 도망 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려고 헤라를 그의 특유한 수다로 붙들고 있었다. 이에 화가 난 헤라는 "나를 속인 너의 혓바닥을 다시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단지 말대꾸만 할 수 있을뿐 그것도 남의 말이 끝난 뒤에는 말할 수 있으나,
남보다 먼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라며 에코에게 벌을 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에코는 '나르키소스'라는 잘 생긴 청년을 만나게 됐다. 그는 강의 요정인 리리오페의 아들이었다.
에코가 나르키소스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만
자신의 마음은 표현할 수가 없었다. 에코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먼저 말을 할 수 없는 에코는 그 청년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하루는 사냥을 하던 나르키소스가  동료들로 부터 떨어지게 되자 소리를 치게 됐다. "이 숲속에 아무도 없소, 여기?" 이 말을 들은 에코는 즉시, "여기!" 하고 대답을 했다. 나르키소스는 주위를 들러 보았으나 아무도 찾지를 못했다. "가까이 이리 와봐!" 하고 소리치자, 에코도 다시
"이리 와봐!" 하는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나르키소스는 멀리 가버리고 청년의 사랑을 얻지 못해 슬픔에 잠긴 에코는 외롭게 지내다 상사병에 죽고 말았다. 슬픔에 죽은 그녀의 뼈는 바위가 되었고 그녀의 목소리는 마지막 말만 되풀이 하는 메아리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사랑을 했지만 그들에게 냉정했던 나르키소스를 원망하던 여자들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찾아가 실연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나르키소스가 실감하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어느날 사냥에 지쳐 목이 말라 숲속의 샘을 찾은 나르키소스가 몸을 굽혀 물을 마시려다가 그만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의 모습에 황홀한 나머지 손을 내밀게 되었다. 그러나 물에 손이 닿으면 닿을 수록 일그러지고 사라지는 수면에 비친 물의 요정을 한없이 바라보며 괴로워 하던 나르키소스는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곳에서 그만 죽고 말았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그녀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그를 잊지못했던 요정들은 그를 위하여 장례를 치러주려고 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그의 시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때 샘가에서 그녀들은 한 송이의 꽃을 발견하고, 요정들은 이 꽃을 나르시스라 부르면서
 나르키소스의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하게 되었다.
그때 그의 곁에서 피어난 꽃은 수선화였다.
 

 

 

 

 

수선화에게 묻다 - 복효근

 

말라 비틀어진 수선화 알뿌리를 다듬어
다시 묻고 나니
비 내리고 어김없이 촉을 틔운다

한 생의 매듭 뒤에도 또 시작은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잎사귀 몇 개로
저 계절을 건너겠다는 것인지
이 무모한 여행 다음에
기어이 다다를 그 어디 마련이나 있는지

귀기울이면
알뿌리, 겹겹 상처가
서로를 끌어안는 소리
다시 실뿌리 내려 먼 강물을 끌어오는 소리
어머니 자궁 속에서 듣던
그 모음 같은 것 자음 같은 것

살아야 함에 이유를 찾는 것은 사치라는 듯
말없이 꽃몽오리는 맺히고
무에 그리 목마르게 그리운 것 있어
또 한 세상 도모하며
잎은 잎대로 꽃대궁은 또 꽃대궁대로 일어서는데

이제 피어날 수선화는
뿌리가 입은 상처의 총화라면
오늘 안간힘으로 일어서는 내 생이,
내생에 피울 꽃이
수선화처럼은 아름다워야 되지 않겠는가

꽃,
다음 생을 엿듣기 위한 귀는 아닐까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선화와 조팝나무의 사랑이야기 - 도종환


우리사랑 이 세상에선 이루어질 수 없어
물가의 수선화처럼 너 적막하게 꽃 피어 있을 때
나 또한 그 곁에 창백한 조팝나무처럼
꼼짝 못하고 서서
제가 내린 제 숙명에 뿌리에 몸이 묶인 채
한평생 바라보다가 갈 것만 같은데
오늘은 바람 이렇게 불어
내 허리에 기대 네 꽃잎을 만지다가도 아프고
네 살에 스쳤던 내 살을 만지다가도 아프다
네 잎새 하나씩 찢어 내 있는 쪽으로 던져야
내게 올 수 있고
가지 부러지는 아픔을 견뎌야
네게 갈 수 있다 해도
사랑은 아픔이라고 사랑하는 것은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너를 사랑할 때마다 깨닫고 또 깨달아도
그보다 더 아픈 것은
우리 사랑 이 세상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것
내 마음의 십분의 일
내 몸의 백 분의 일도 네게 주지 못한 것 같은데
너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하다
돌아서야 하는 것
바람은 불어 나 노을 속에 이렇게 서서 나부끼고
바람은 불어 나 물살에 얼굴 묻고
너 돌아서 있어야 하는 것

 

 

 

 

 

수선화 - 윌리암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피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네
호숫가 나무들 아래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고 있는

은하수 저편 반짝이며 빛나는
별들처럼 총총히 늘어서서
수선화는 호숫가를 따라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네.
일만 개는 될 듯한 꽃송이들이
흥겨운 춤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물결도 곁에서 함께 춤추었지만
수선화의 흥을 따를 수는 없었네.
그 즐거운 무리들과 어울려
시인의 즐거움은 고조되었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바라보고 또 바라보기만 했네.

하염없이 홀로 시름에 잠겨
자리에 누워 있는 날,
그들은 문득 섬광처럼
마음속으로 떠오르네, 마치 고독의 축복인양
그때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네.

 

 

 

 

Seven Daffodils (일곱송이 수선화) - Brothers Four


I may not have a mansion.
I haven’t any land.
Not even a paper dollar to crinkle in my hand.
But I can show you mornings
on a thousand hills.
And kiss you and give you seven daffodils.

I do not have a fortune to buy you pretty things.
But I can weave you moonbeams
for necklaces and rings.
And I can show you mornings on a thousand hills.
And kiss you and give you seven daffodils.

Seven golden daffodils are shining in the sun
To light our way to evening when our day is done.
And I will give you music and a crust of bread.
A pillow of piny boughs
to rest your head.


저는 저택도 없고 땅도 없어요.
손 안에 부스럭거리는 종이돈도 없어요.
하지만, 전 천 개의 언덕 위에 있는 아침을 당신께 보여드리고
키스와 입곱송이 수선화를 드릴 수 있습니다.

예쁜 걸 살 재산은 없지만 달빛을 엮어
목걸이와 반지를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천 개의 언덕 위에 있는 아침을 보여드리고
키스와 일곱송이 수선화를 드릴 수 있습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금빛 일곱송이 수선화는
하루 일과를 마친 우리의 저녁 길을 밝혀줄거예요.
전 당신께 음악과 한조각 빵과
당신을 편히 쉬게 해 줄 하나의 솔가지 베개를 드릴거여요.

 

 

 

 

 

워즈워드의 유명한 시가 수선화(Daffodil)를 불후 불멸화 시켰으며, 수선화에 대해 글과 시를 써서 표현하지 않은 시인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수선화(Daffodil)’란 이름은 아마도 봄의 ‘이른 첫 손님(early-comer)'이란 의미의 고대 영어 낱말인 ’Affodyle'에서 온 듯.  세익스피어 시대에는 ‘daff-a-down-dilly', 'daffodilly'와 같은 닉네임이 쓰였고, 'Lent lily'로도 알려져 있다. 
대포딜(Daffodil)은 황수선화라 한다. 살다보면 힘 들고 외로울 때가 한두번인가,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하였으며, 하느님도 외로움에 가끔은 눈물을 흘린다고 하였다. 

지금 춥다고 봄이 오지않는 것이 아니니 봄을 부르는 희망의 꽃,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수선화를 보면서 힘들고 외롭더라도 모두모두 힘을 내길 바라며 …

 

☆.. 촬영장소 : 진해농업기술센터內 진해식물원

☆.. 배경음악 : Seven Daffodils (일곱송이 수선화) - Brothers Four

 

모두 어깨가 가벼워지길 바라며 … 

▶ 안양에서 실종된 두 아이를 찾아주세요!

                                

 


▶ 우토로 살리기 마지막 모금 운동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35351   

 

▶ 태안, 자원봉사 기금을 모읍시다!

http://hyphen.daum.net/request/campaign/sub/taean.do?articleId=2&_top_blogtop=bestblog1#reply  

 

▶ 아름다운재단 소개 | 1% 나눔 | 이렇게 쓰입니다 | 도움말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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