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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겨울개울에서 만난 보석, 얼음

by 실비단안개 2008.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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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고파 식물원을 다니며 꽃을 담지만 겨울에 가장 담고 싶은 풍경은 눈과 얼음이다. 한파니 혹한이니 하여도 이곳은 바람이 없다면 추운 지방이 아니기에 눈과 얼을을 만나는 일은 그리 쉽지가 않으며 있다하더라도 많은 날이 아니다.

우리 동네에 눈이 내린 날은 2006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하늘로 입을 벌여 내리는 눈 한입 받아 먹고 싶다 -

아무도 걷지않은 새벽길에 또박또박 발자국 한번 찍어 보고 싶다 -

그 눈위에 좋은 사람 이름 한번 적어 보고 싶다 -

그 길을 걷는다면 아이는 내 발자국 위에 그대로 발을 담을까 그 옆으로 길을 만들까 -

어떤이는 그럴 것이다.

이 아줌마 미쳤나, 눈길에서 한번 미끄러져 봐 -

미치지 않아서 그 눈길에 한번 미끄러지고 싶다.

 

난 하느님이 아니야 -

하여 내 머리 위에 올라 눈을 날려줄 수가 없다.

 

물은 있다.

얼음을 만나야지. 얼마전에 성흥사 계곡에서는 허탕을 쳤다.

어제 오전을 수선스럽게 보냈다.

계곡도 아니며 시내도 아닌 작은 개울과 빈논에서. 좀은 잔인하게 놀았다. 논에 고여 언 물을 살짝 밟았다. 뿌드득 - 앗 -

물풀이 고개만 내밀고 줄기는 물속에서 얼기도 하였었다. 머리끝까지 잠긴 물풀도 있었다.

내 얼굴을 비추는 햇살을 물풀 위 얼음을 비추게 하며 놀았다. 얼추 한시간 정도.

 

오늘 10시 30분쯤에 다시 개울로 갔다. 살풋살풋 튕기며 스친 물들이 꽁꽁 자라다가 들기 시작한 햇살에 뚜둑 - 뚝 - 한방울씩 떨어진다. 돌돌돌 …

꽁꽁과 뚜둑 - 그 아래로 물이 흐른다. 겨울을 보내고 있는 소리다. 봄을 부르는 소리다. 돌돌돌 …

눈을 감으면 개울물 소리는 더 정답게 들린다. 돌돌돌돌 …

햇살에 아직 녹지못한 얼음도 빛나며 개울물도 빛난다. 눈이 부시다. 알까, 도시의 사람들. 카메라의 창을 당겨 더 가까이 그 눈부심을 느꼈다. 잠시잠시 눈을 감았다.

 

"뭐 하세요?"

나, 지금 말 못해요.

"뭐 하세요?"

 

"아주머니 뭐하세요?"

... 네, 얼음요, 얼음 찍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계속 얼음만 찍네요?"

... 네, 필요해서요.(내가 설명을 해도 그대는 내가 아니기에 내마음을 몰라요.)

"네, 그러시군요.^^"

 

화장실의 조명은 노란색이다. 하여 이미지 검색이 최적이기에 화장실에 걸터앉아 이미지 검색을 한다. 때로는 커피를 마시거나 캔맥주를 앞에 두고.

부족한 2% -

정오쯤 되었을까, 아니다 좀 더 지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시 개울로 갔다.

햇살이 포근하게 빛나고 있었다.

개울을 건너 검불이 된 수풀을 밟았다. 아~ 뱀이 나오지 않는 계절인게 참 다행이다! 어쩌면 푹 빠질 수도 있기에 조심조심 더듬거리며 검불을 밟았다. 보통 1~2m의 거리 아니면 초접사이다.

카메라질을 하지 않아도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누군가 내 곁에 앉아 있었다면 분명 느꼈을 것이다. 나도 잠시 카메라질을 멈추었다. 발이 저려왔다. 야옹야옹야옹 - 침을 세번 콧등에 찍었다.

흐르는 개울물과 얼음 모두가 빛났다. 오후의 햇살은 모두를 기분좋게 하는데 개울물과 얼음도 아나보다. 그렇다고 내 마음까지 눈치챈건 아니겠지?

 

 

물과 얼음은 하나이다. 기온에 따라 액체와 고체로 구별 지어질 뿐. 그리고 얼음은 자란다. 처음엔 하나의 점이었을거야. 무수한 점이 모여 선이 되듯이 개울물 방울방울 흐르다 튀다가 서로 끌어안고 둥글게 둥글게 자랐다.

 

 

 

 

개울 가운데 내 발만한 돌맹이 한개가 있었다. 개울물이 돌맹이를 툭툭 건드린 것이 얼음꽃이 되었다.

 

 

 

개울물은 돌돌돌 흐른다. 모가 나지 않았다. 그 둥근 흐름위로 햇살이 부숴진다. 눈을 감았다.

정말 이쁜데, 사진은 아니다. 가끔 이야기하는데, 내가 올리는 사진은 실제 풍경들의 반도 되지 않는다. 하여 함께 그 풍경을 느끼고 싶다.

 

 

흐르던 개울물은 둥글게 끌어안고 자라면서 흐르는 개울물을 또 부른다.

 

꽃과 나뭇가지의 얼음꽃은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이끼에 핀 얼음꽃은 제법 만날 수 있었다.

 

 

 

어제 잔인하게 논 풍경이다. 물풀의 목까지 얼었다.

 

 

역시 이끼류 같은데 뽀글뽀글 둥근 모양이 모두 언 모습이며, 아래는 새 발자국인데 땅이 얼어 화석처럼 되었다. 주위의 언 땅 사이의 물기가 햇살에 반짝였다.

 

그대들도 느낄 수 있을까, 나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이 될까 - 내 웃음, 감동, 행복 - 이 모든것이 우리가 손을 잡았을 때 느끼는 체온처럼 전달이 되면 좋겠다.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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