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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봄을 부르는 꽃, 봄까치꽃

by 실비단안개 2008.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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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더덕 --

이런, 내가 더 놀랐잖아.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노오란 숲속에서 길이 두갈래로 갈렸다.
한꺼번에 두길을 갈 수 없어
안타까와 오래도록 선채로
덤불속으로 굽어 들어 안보이는 곳까지
한쪽 길을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고 아름다운 다른길을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드물었기에
아마도 더 매력이 있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물기론
실상 둘 다 거진반 같았던 것을
그날 아침 두길은 모두
아무도 검정 발자취 남기지 않은채
잎새에 덮여 있었다.
아아, 그 첫길은 다른날을 위해 남겨 두었다.
그러나 길과 같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돌아올 날 있을까 의심하였다.
숱한 세월 흐른 뒤에
어디선가 이 이야길 한숨 섞어 말하겠지.
숲속에서 두길이 갈리어
그런데 나는
보다 인적 드문 길을 골랐으며
그로인해 이렇게 모두 달라졌다고.

 

더러는 색이 바랜 망개 열매를 담는데 푸더덕 한다.

가끔 노루가 들로 내려오기에 밭에 울을 치기도 하였지만 노루는 높이뛰기 선수인지 그래도 때때로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동네의 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지만 행동이 얼마나 빠른지 한번도 그 모습을 담지는 못하였다.

 

산새들도 파다닥 한다. 망개 열매가 빈껍질로 남은 건 필시 산새들의 짓거리겠지. 이름 난 숲처럼 정기적으로 먹이를 공급해 주는 이가 없다보니 겨울동안 그들은 나름대로 살아 가는 법을 익힌 것이다. 때로는 탓을 하지만 날짐승 들짐승 모두 살아가야 하니 도리가 없는 일이다.

 

 

 

 

어쩌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절로 부러진 나무일까, 제법 튼실한 놈으로 작대기를 만들었다. 사박사박 --

수풀이 우거지면 걸을 수 없는 곳을 길을 만들며 걸었다. 빈나뭇가지 사이로 드문드문한 햇살이 정답다. 솔바람 사이로도 햇살이 솔솔한다.

내 보폭 정도 넓이의 길이 나왔다. 넓은 길은 부담이라 새봄은 이렇게 좁은 길로 먼저 올지도 몰라, 아~ 어쩌면 눈 먼 복수초 한송이 만나려나. 부지런히 낙엽을 살피며 걸었다. 작대기로 툭툭 치기도 하며.

생강나무 가지에 봄이 걸렸다. 열흘, 스무날,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분명 봄은 오고 있었다.

 

 

 

 

무덤가는 다른 곳 보다 더 따뜻하다. 마른풀과 햇풀 모두 비스듬하다. 마른풀은 겨울 지내느라 지쳐 비스듬하며 햇풀은 아직 풍성하게 햇빛을 받지 못하여 비스듬하다. 어쩌면 이 풀들은 원래 비스듬히 자른는 풀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들에게 명분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래야 위로가 될테니.

 

봄에 다른 꽃보다 먼저 피는 꽃, 봄까치꽃. 어떤이들은 개불알풀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개불알'이란 말이 당체 마음에 들지 않아 언제나 '봄까치꽃'으로 표기를 하는데, 꽃이나 잎과 줄기등의 특색에 따라 이름이 지어지기에 개불알풀이란 이름이 더 알맞지만 왠지 천하게 느껴지기에 산뜻한 봄 소식같은 '봄까치꽃'으로 불러 준다.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꽃, 봄까치꽃, 우리 정서같은 이름이다.

 

봄까치꽃은 전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바닥을 기며 자라는 줄기 마디에서 꽃이 핀다. 매우 작아서 관심을 갖기 전에는 몇 십 년이 가도 구경도 못해보는 대표적인 꽃이기도 하다. 세 개의 꽃잎은 보라색의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한 꽃잎만 길쭉한 모양으로 밑으로 처져 있어서 개불알풀이라고 하는데, 이 꽃은 이른 봄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와 같다하여 봄까치꽃이라 한다.

 

한겨울에도 만날 수 있는 꽃이 봄까치꽃이다. 그러나 지금 만나는 꽃은 잎과 꽃의 색이 정말 봄 색깔이다. 누르스름하던 잎을 벗고 새잎으로 단장하여 새로운 꽃을 피우는 것이다.

 

 

이른 시간에 만나는 봄까치꽃은 자고 있는데,  햇살을 조금씩 받아가며 서서히 잠이 풀리며 활짝 피어난다.

 

 

 

 

 

넉장의 꽃잎 중 석장과 한장의 다름이 바로 보인다. 개불알풀!

 

 

한겨울의 누르스름한 옷을 벗고 새옷으로 갈아 입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아도 이제는 안스럽지않은 꽃, 봄까치꽃.

논두렁 밭두렁, 들길, 골목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발 아래를 보라. 그곳에도 봄까치꽃이 피어있다.

 

오전에 규화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창 밖에 뭐가 하얗게 날린다고. 눈이 내리는 것이었다.

답을 보냈다. .. 하느님의 하얀 비듬이라고.

규화언니 약이 올랐나 보다. 폰이 울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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