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애기똥풀

by 실비단안개 2008. 4. 13.
728x90

 

잠시 들일을 하였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밭을 기어 다니다시피 일을 하니 많은 땀을 흘리는 꾼이 아닌 그저 무늬만 일꾼이다.

 

두늠을 데려다 주고 해가 질 녘이지만 지사 과학단지쪽으로 나갔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느냐고 묻는다.

아름다움을 넘어 위대하지.

볼것이 많아 봄이라지. 걸음걸음 묻어나는 오색 향기.

 

문득 청와대 집무실의 蘭에게 묻고 싶었다.

봄이라고 누가 네게 눈웃음 한번 보내더냐고.

지천인 봄까치꽃과 유채꽃 보다도 못한 이름값만 하는 (고대광실의)蘭.

 

어제 무얼 만났지.

서부해당화, 수수꽃다리, 각시붓꽃 - 포스팅이 밀렸으며, 군항제 기간의 경화시장 풍경등 풍경 다수도 밀렸지만, 오늘 만난 애기똥풀을 먼저 올린다. - 하루가 너무 짧다.

어느 늙은 집 텃밭에서 먼저 만났던 꽃, 강아 언니가 효소를 만들겠다고 마이산에서 땀 흘리며 짐어지고 왔다는 꽃 -

산소 이모는 이 꽃이 독초라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주고는 먼 먼 길 떠나셨고.

 

어제 부산 가는 버스에서 강아언니에게 전화를 하였었다.

언제나 힘이 없는 목소리 - 어, 안개야 어디고?

사직동 병원에서 정기검진일이라 부산으로 나온다고 하셨기에 일을 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니 아무래도 만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언니가 원하지 않으니 미루어야지. 걱정은, 부탁은 - 조금씩 건강하자는 것.

지금이 봄인데 어느 봄에 만나자구 - 아무때나 연락주면 달려 간다고 하였지만 언니는 이런 저런 계산으로 언제 연락을 줄런지 알 수가 없다. 집으로 오는 시간까지 순간순간 눈물을 그렁거렸다. 언제나 안아 드리고 싶은 언니.

 

오늘 부산으로 가는 길에 아이에게 그랬다.

으나 - 문득, 그러다 요즘은 좀 자주 - 우리는 짐이 너무 많다는 것 -

어떤 짐요?

옷도 그렇구 세간살이도 그렇구 - 블로그도 그렇구 - 어느 날 우리 떠나면 이 짐들 어쩌냐 -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구입을 말자 - 매일 줄이는 연습을 하자 -

이늠 답이 - 별 걱정을 다 하요 - 그러니 살이 안찌지 - 그냥 사소 -

내가 바보인가 그냥 살게. 살면서 살아 가면서 아름답거나 위대한 배경은 되어주지 못할지라도 수수한 그런 배경이라도 되어 주고 싶은데 - 나 자신까지 많은 이에게 짐 같으니 이 일을 어쩌나 -

 

     죄 / 김용택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고

     무겁고 깨질 것 같은 그 독을 들고 아둥바둥 세상을 살았으니
     산 죄 크다

     내 독 깨뜨리지 않으려고
     세상에 물 엎질러 착한 사람들 발등 적신 죄
     더 크다.

 

 

 

 

 

 

 

 

 

 

 

728x90

'마음 나누기 > 맑은 사진 - 꽃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시붓꽃  (0) 2008.04.17
서부해당화(수사해당화)  (0) 2008.04.15
옥녀꽃대와 홀아비꽃대  (0) 2008.04.12
현호색과 깽깽이풀  (0) 2008.04.11
비가 추적이니 배꽃은 더 청순한데…  (0) 2008.04.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