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가본 곳

담양 죽녹원에서 죽림욕을

by 실비단안개 2008. 6. 13.
728x90

 

6월 5일

소쇄원 방문 후에 대나무박물관으로 갔는데 많은 비가 내렸다.

.

.

.

 

 

밥집 이름이 좋다. '박물관앞집'

대통밥과 대통술 맛을 보고 '죽녹원'으로 갔다.

 

죽녹원은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다. 5만 여평의 부지에 대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죽녹원은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와 쉼터등이 잘 갖춰져 있다.

평소에 동냥하듯이 만나는 대숲과는 비교가 되지않았기에 그동안 호들갑스러웠던 내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꼭 걸어 보았던 길 같은 대숲을 걸었다. 비가 멎었지만 서늘한 기운은 대숲이라 더하였다.

대숲안은 밖의 온도와 4~7도 가량 차이가 난다. 이는 대숲이 많은 양의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고 맑은 산소를 발생하기 때문이다.
담양의 밤 하늘이 전국에서 가장 맑고 깨끗함은 바로 대나무 숲의 광합성 덕택이다.

 

검푸른 대나무 숲에서 죽순이 뾰족뾰족 솟아 오르는데,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채취를 금한다는 푯말이 있었으며, 야간 산책객들을 위한 조명의 모양이 죽순이었다.

몇 십리를 걸어도 지칠 것 같지않은 대숲이었다. 중간중간 쉼터가 있었으며, 8개의 길이 안내되어 있고, 영화 촬영지 표시도 있었다.

걸으면서 대나무숲의 모든 공기를 마실듯이 숨을 마셨다 뱉았다 하였다.

 

대나무가 웰빙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어 있다. 한동안 공산품에 밀렸던 많은 생활용품들이 대나무로 다시 환영을 받고 있다.

어릴 때 처음으로 만난 대나무 제품은 어망 도구로 사용되는 바늘이었다. 어촌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 도구인데 어망실을 감는 도구이며 바늘이라고 한다.

집이 바닷가다보니 어망일은 생업이다시피 하였기에 그 도구들 또한 매일 대하였으며 서너살부터 그 도구에 실을 감고 놀았다. 지금이야 놀았다고 표현을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식구의 한자리 몫을 한 셈이다.

그러면서 자라 초등학생이 되고 털실 뜨게질을 한 길다란 대바늘을 만났다. 대나무를 쪼개어 잘 다듬고 양 끝을 불에 살짝 그을려 귀한 털실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기억은 없지만 서툴게 뜨게질을 하였었다.

수세미도 시원찮은 시절이라 보리밥 소쿠리를 씻는 일은 귀찮은 일 중에 하나였다. 대나무가 재료가 되는 생활용품은 지금은 가물거리지만 더 많았었다.

 

대나무박물관 포스팅이 언제일지 몰라 이야기를 하는데, 죽세품 상점에서 대나무 소쿠리를 구입하였다. 어릴 때 정지문 가운데  늘 걸려있던 보리밥 소쿠리가 생각나서 엄마에게 선물로 드린다고. 어쩌면 한숨을 꺼집어 내는 선물일 수도 있지만, 대나무 소쿠리를 보는 순간 엄마의 고달팠던 하루가 생각났었다.

 

돌아 와 다음날 친정으로 가서 소쿠리를 드리니 아버지께서 바로, "보리밥 소쿠리하면 좋겠네!"하셨다. 나는 분명 아버지의 딸이 맞았다. 엄마는 투정이셨다. "뭐 할라꼬 이런 걸 사 오노 -- "

"요즘은 보리쌀은 삶지 않지만 감자와 고구마, 콩을 담아 두면 좋을 것 같아서요."

 

사설이 길었다.

함께 죽림욕을 즐기자.

 

대나무 숲에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되는데,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하고, 저항력도 증가시키며, 자율신경계를 인체에 유익하게 조절하고, 공기정화력도 탁월하며 살균력도 좋다. 물론 음이온은 대나무 숲뿐 아니라 일반 숲에서도 많이 발생되는데, 특히 물과 나무가 만나면 음이온이 보통 숲보다 10배나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 죽녹원 입구

 

 

 

 

 

죽녹원에는 8길이 있다.
운수대통길, 샛길, 사랑이 변치 않는길, 죽마고우길, 추억의 샛길, 성인산 오름길, 철학자의 길, 선비의 길이다. 알림표지마다 설명이 잘 되어 있으니 대 숲에서 길을 잃는 일은 없고, 부분부분 죽로차가 자라기도 하며 들꽃도 만날 수 있다.

 

죽로차는 대잎에서 대이슬을 맞고 자란 부드러운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로 맛이 좋다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는 녹차가 주종을 이루는데 대표적인 차로는 작설차와 죽로차를 들 수 있으며 대밭에서는 죽로차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죽녹원 8길에서는 여덟색의 사랑이 자라고 있다.

 

 

▲ 확대 가능 - 클릭 

 

 

   ▲ 죽순 모양의 하얀것이 조명이다.

 

 

 

철학자의 숲길을 걷는데 아기새 한마리가 날아 들었다. 흐린 날씨 탓으로 검푸른 숲에서 길을 잃었는지 어미를 잃었는지 모자위와 손등으로 날기에 숲에 살짝 자리를 잡아 주고 왔다.

 

대숲에 가면 바람으로 오는 시,

 

.

.

.

 

사각사각

사르락 사르락

뒤란 댓잎들 몸 부대끼는 소리

첫날밤 새색시 옷 벗는 소리 (김진호 / 눈 오는 날 저녁 中에서)

 


 

해 촛불문화제

* 6월 21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