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아 일찍 빨래를 널었는데 흐려지네.
오늘 숙제는 콩을 까는 일이다. 비 내릴즘이면 빨래 걷고 콩을 까야지 - 그리고 저녁에는 집회장으로.
며칠전 시장에서 복숭아와 자두를 만났다.
얘들이 정말 이렇게 자라 시중에 나올까?
과실 농장이 아닌 이삭줍기식 과일 만나기다.
네 속에서 내가 꿈꾸며 자라고 있었다.
▲ 포도
포도 : 난 왜 꽃이 없나요?
안개 : 넌 원래 작은꽃 속에서 알알이 영그는 꿈을 꾸었겠지만, 내가 눈길을 주기도 전에 잎을 닫아 담지를 못하였다. 하여 -
(사실은, 포도꽃은 그리 눈길을 끄는 꽃이 아니며, 중간중간 몇 번 만났지만, 오늘같은 날이 올 줄 몰랐기에 담지를 않았다. 다른 어른들은 꽃에게도 거짓말을 하지 마셔요. "이명박 닮았다"는 소리를 들으니까요.^^;;)
밥집 '시인과 농부'의 대문 위로도 알알이 영글며, 곁의 '고가'의 울에서도 -
▲ 4월 5일의 복사꽃
▲ 5월 1일의 사과꽃
5월 1일의 기록을 잠시보자.
어쩌면 가는 그 길의 중간 담장에서 으름꽃을 만날 수도 있다. 지난해에 만났으며, 지금은 으름꽃이 피어나기에. 그런데 덩굴과 잎만 하늘거리며 아직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하였다.
이 집은 지지난해인가, 많은 해바라기를 만났으며, 지난해에는 작은 연못위에서 낭창거리는 삼색병꽃을 담은 집이다.
마침 주인이 나오시기에 사과꽃이란 이름을 받고 담았다.
벚꽃이 필 때 배꽃을 만났다. 청순함을 따를 꽃이 없을 정도로 순백이었기에 생김이 배 보다 곱상하니 사과꽃은 더 청순하며 향길울 줄 알았다.
그렇다고 사과꽃에게 실망을 하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며, 나의 바람이 약간 어긋났다는 이야기다.
배나무의 잎과는 달리 사과나무의 잎은 폭삭하였다.
꽃에서 향기를 느끼지 못하였다.
보통 유실수의 꽃은 향기로운데 왜 일까, 어쩌면 심신이 지친 탓일 수도 있으니 다음에 다시 맡아봐야지.(5월 1일)
시골의 대부분의 가정에는 유실수 몇 그루쯤은 자리를 하며, 오래전에는 뜰이나 텃밭 귀퉁이, 밭두렁에서 자란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다.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두어 그루쯤은 자라지만 대부분 시중에서 과일을 구입하는데, 오늘 올리는 과일은 며칠전 두레헌에 간 날 성흥사 마을에서 담았다.
그날 이른 시간에 꽃님이 엄마(편의상)께서 전화를 주셨다. 카메라에 담을 꽃이 있으니 다녀가라고.
욕심에 어디 꽃만 담겠는가, 하여 그집 뜰과 주변의 열매들을 담았다.
또 하나의 정보는 가끔 가는 밥집(풍경 담을 욕심으로 방문) '시인과 농부'의 후식은 그 밥집 뜰에서 자라 거둬지는 열매다.^^
▲ 4월 6일의 오얏꽃
오얏은 자두의 순 우리말로 오얏꽃은 조선왕실을 상징하는 꽃문양이다.
자도(紫桃)를 자두로 부른다. 또 오얏나무라 하고 이(李)라고도 한다. 3월에 움이 트는 오얏꽃은 4월이면 절정을 이룬다. 제아무리 무신경인 사람도 오얏 꽃밭에 들어서면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했다. 이(李) 또는 자도(紫桃)란 글자대로 복숭아 모양의 붉은 자줏빛 과일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대추, 밤, 감, 배와 함께 다섯 과일(五果) 중 하나로 무척이나 중히 여겼다. <예기(禮記)>에 이미 '복숭아와 오얏, 살구, 매실을 임금께 진상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오얏꽃 / 김승기
울타리 옆 오얏꽃 피었네
꽃내 섞은 봄햇살 머리 어지러워 벌 나비들 잡은 꽃잎 놓을 줄 모르네
꽃과 벌 나비 주고받는 농짓거리 보고 있으려니 설레는 마음 일으키려다 현기증 일어 주저앉고 마는 병든 몸
코끝으로만 향내 만지다 취해버린 생각 멀리 있는 벗들 그리네
서울에서 대전에서 대구에서 춘천 강릉 태백 삼척 공주에서 여수 돌산도에서도 지금쯤 그대들 꽃향내 날리고 있겠지
꽃 피우고 지우고 바쁘겠지만 가끔은 내 생각도 하고 있는가
소식 없어도 꽃향기 묻은 바람결에서 그대들 안부를 알겠네
이곳의 향내를 거기서도 맡고 있는가
벗이여 오늘은 여기에도 오얏꽃 피었다네 햇살 묻은 꽃결 속에서 그런대로 잘 있으니 너무 걱정 말게나
멀리 있는 내 친구들아
그대들도 내 걱정은 마라. 오늘도 잠시잠시 들길 걷으며 잘 지내니.
▲ 4월 9일의 배꽃
꽃을 포스팅 하였을 때 대부분 올려진 내용들이지만 복습이라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면 좋을 듯 - 4월 9일, 작은늠이 처음으로 투표를 한 날이었으며, 작은늠을 집에 보내고 혼자 산속으로 - 나중에 비를 만남.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三更인제
一枝春心(일지춘심)을 子規(자규)야 알랴마는
多情도 病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시어 풀이>
∙ 梨花(이화) : 배나무꽃. ‘애상, 결백, 청초, 냉담’ 등의 이미지를 지님.
∙ 月白(월백)하고 : 달이 밝게 비치고.
∙ 銀漢(은한) : 은하수(銀河水)
∙ 三更(삼경) : 한밤중.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자시(子時), 병야(丙夜)라고도 함.
∙ 일지춘심(一枝春心) : 한 가지 나무에 어려 있는 봄날의 애상적인 마음.
∙ 子規(자규) : 소쩍새, 접동새. ‘불여귀, 귀촉도, 두견’ 등의 별칭이 있으며, ‘처절, 고독, 애원’의 이미지를 지님.
<말 뜻>
∙ 이화월백 - 달빛을 받고 있는 배꽃. ∙ 은한 - 은하수. ∙ 삼경 - 한밤중(11-1시) ∙ 일지 춘심 - 배나무 가지에 어린, 봄철에 느끼는 감상적. 애상적인 애틋한 정서를 뜻하는 말. ∙ 자규 - 소쩍새. ∙ 다정도 병인 양하여 - 다정다감한 성미도 병인 듯해서.
이화의 청초와 순백, 월백의 환상과 낭만, 삼경 은한의 신비감, 자규의 처절과 애원, 이것들이 뒤범벅이 되어 빚어내는 봄밤의 애상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수에 잠겨 전전반측, 잠 못 이루게 하는구나!
배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거기에 휘영청 달이 밝으니 하얀 배꽃과 밝은 달이 서로서로 어울려 배꽃은 더욱 희고, 달빛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더욱이 밤은 깊어 은하수가 기운 삼경이라, 온 천지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하여 신비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고요를 깨듯이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구나! 배꽃 가지에 서려 있는 봄날의 애틋한 애상을 소쩍새 네가 어찌 알겠는가마는 이렇듯 다정다감한 내 마음도 병인 듯 하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이조년 [李兆年, 1269~1343]
자는 원조, 호는 매운당. 고려 충렬왕 때에 갓 벼슬하여 비서량으로 있을 때에 왕을 모시고 원나라에 간 일이 있으며, 충혜왕 때에 예문관 대제학을 지냈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썼으며, 문장에도 뛰어났다. 성품이 강직하고 사리에 밝았기 때문에 모함을 받은 일도 있었다.
'이화에 월백하고'는 유일한 그의 시조이다.
▲ 07년 2월 7일의 비파꽃
비파꽃은 김달진 시인의 생가 뜰과 진해농업기술센터에 가면 만나는데, 올해도 주섬주섬 몇번 담아 두었는데, 사진 양이 워낙 많아 찾지를 못하여 07년에 담은 꽃으로 올린다.^^;
2월에 담은 꽃이다. 비파꽃은 가을부터 봄까지 피어 있으며, 겨울에도 벌을 부르고 향은 캬라멜향이다.(개인마다 다를 수 있음!)
▲ 4월 21일의 모과꽃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고 하였지만, 모과는 색과 향이 그만인 열매이다. 꽃 또한 어느 봄꽃 못지않게 참하다.
모과(木瓜)
모과나무의 과실로써 모과는 타원 모양 또는 공 모양이다. 처음엔 녹색이다가 다 익으면 노란빛이 되고 울퉁불퉁해진다. 향기가 뛰어나지만 맛은 시고 떫으며 껍질이 단단해 날로 먹기는 어렵다. 표면에 정유 성분이 있어 끈끈한데, 이것이 향과 효능을 더해 준다.
▲ 5월 24일, 비 - 시인과 농부에서 - 비가 많이 내려 제대로 작업을 못한 날이었는데, 이렇게 쓰일 줄이야 - ㅎ
그리고 …
▲ 올해는 감꽃을 담지 못하였는데, 내가 담고 담지않고를 떠나 꼭 계절에 알맞게 자라고 있다.
김달진 시인의 생가에 가는 이라면 앞뜰과 뒤안의 감나무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시 / 김달진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暗綠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 보리수(개량종) 앵두와 비슷한 시기에 붉게 익는데, 올해 역시 꽃을 담지 못하였다. 앵두는 꽃은 몇번 담아 두었는데, 포스팅도 못하고 계절을 넘겼으며, 열매는 담지않았지만 이 블로그 어디쯤에 보리수꽃과 앵두꽃과 앵두 모두 있다.
아래의 열매는 개울이나 계곡에서 쉽게 만나는 때죽나무 열매이다. 먹지는 못하지만 이쁘게 대롱거리기에 담았는데, 으름 열매를 찾다가 으름 열매 대신 때죽나무 열매를 담아왔다. 올해는 으름꽃이 흉년이더니 열매를 찾을 수 가 없었다. 그래도 이즘이면 몇 개의 열매는 만났는데 -
▲ 5월 31일
올해는 때죽나무꽃을 담지 못하다가 운 좋게 마지막 남은 늠을 5월 말일에 두 컷을 담았다. 꽃은 5월 중순경에 만개하며, 개울물이나 계곡물에 하얗게 떠내려가는 모습이 꽃배가 되어 이쁘다.
때죽나무의 열매에는 독이 있다. 꽃을 올렸을 당시 댓글을 보면-
2007.05.16 13:52
박두규님의 시... 자기의 자녀은 서울대에 가야하고.. 자기의 교회는 남의 교회보다 커야한다... 마음에 와 닿은 이야기 이군요...뿌리를 찧어 물에 뿌리면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둥둥 ...ㅎㅎㅎ 그래서 때죽이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2007.05.16 15:55
어릴적 때독나무라 불렀지요... 여름에 그 열매를 따서 으개어 작은 웅덩이에 풀어놓으면 물고기들이 죽어서 떠 오른다 했는데^^* 저도 해 본 기억은 있는데 그때 물고기를 잡았는지 ^^* 참 이쁜데 열매에 독이있다했어요^^*
詩 하나,
어머니, 때죽나무꽃이 피었습니다 - 박두규
어머니, 때죽나무꽃이 피었습니다. 눈부시게 하얀 꽃들이 오순도순 착하고 순한 마음으로 매달려 우리의 마음을 늘 편하게 해줍니다. 그래요, 어머니는 때죽나무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계곡의 얼음이 녹고 푸른 버들치 떼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닙니다. 버들치들의 자유로움은 스스로의 맑고 투명한 속에서 왔겠지요. 저는 늘 버들치들의 무리에 끼어 계곡이 시작하는 곳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요, 어머니는 버들치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요, 어머니. 어머니는 먼 바다를 건너는 도요새들의 어머니요 숲을 뛰노는 고라니의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입니다.
세상의 작고 가여운 것들의 어머니 서로 욕하고 싸우며 스스로 절망하는 것들의 어머니 어머니, 따뜻한 저녁밥을 지어놓고 애타게 우리를 찾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노을 속으로 흩어집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그 따뜻한 목소리, 생명의 목소리에 화답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어머니의 품으로 달려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나는 강남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싶고 내 자식만큼은 서울대에 들어가야 하고 우리 교회가 다른 교회보다 더 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불의와 폭력에는 분노하면서도 나의 불의, 나의 폭력에는 한없이 너그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머지않아 하늘의 해와 흐르는 물에게도 고마움의 절을 할 수 있을 때 물고기와 새들에게도, 어린 아들과 딸에게도 고마움의 절을 할 수 있을 때 그렇게 내 마음이 충분히 가난해졌을 때 그 때 어머니의 부름에 대답하겠습니다.
마음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나누는 그런 스스로를 만날 수 있을 때 제가 먼저 따뜻한 밥을 지어놓고 어머니를 부르겠습니다. 저녁노을 붉은 그리움으로 어머니를 부르겠습니다. 어머니.
(박두규 시인님은 현재 전남 순천 지역 민족작가회의 시인으로 활동하며 교직에 계십니다.)
누구도, 아무것도 탓하지 않는다.
꽃은 그렇게 피었다가 지고 제 흔적을 열매로 남겼다.
우리(정부 포함)는 지금 꽃 보다 나은가?
* 광우병 소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에 동참하는 방법 : http://2kim.idomin.com/226
* 진해 촛불문화제
* 7월 5일 오후 7시 진해 석동체육공원에서 촛불문화제 있습니다.
*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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