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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통영에서 '우짜'를 묵었다

by 실비단안개 200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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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우짜?

웃자!^^

동피랑과 통영앞바다가 보이는 카페 '가사블랑카'를 나와 걷는 데, 바다리님께서 '웃자'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웃자, 그냥 웃는 것?

 

그리곤 건물에 딸린 포장마차 비슷한 작은 점방으로 데리고 가더군요.

 

작은 점방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서서 어묵, 토스트 등을 먹고 있었습니다.

비가 내려주니 분위기가 좋더군요.^^

 

  ▲  차림표에 '우짜'가 있습니다.

 

"여기 우짜 두개요~"

바다리님은 회는 드셨지만, 식사는 하지 않았기에 출출하여 한 그릇을 혼자 드시고, 우리는 한 그릇으로 나누어 먹기로 했습니다.

 

 

우짜는 옆에서 나옵니다.^^

면을 다시국물에 휘휘 흔들어 그릇에 '탁~' 담았습니다.

처녀의 속살같은 뽀얀 면이 그릇에 담겨지더군요. 손길이 얼마나 빠른지 제대로 따라 잡지를 못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동과 짜장을 담을 때와 같습니다.

 

 

  ▲ 중국집의 우동과는 고명이 약간 다르지만, 국물을 부으니 우동이 맞았습니다.

 

우동에 짜장을 끼얹어 주기에 비벼주니 아래처럼 되었습니다.

국물이 흥건한 짜장입니다.

 

여기 가까운 곳에 가야밀면집이 있는 데, 그집의 차림 중 '물비빔'이 있습니다.  '비빔밀면'에 육수를 부어 주는 데, 물 반 양념 반이기에 먹기에 부담이 없어 좋은 밀면입니다.  통영의 '우짜'역시 먹어주기에 좋더군요.

 

우짜는 오로지 통영에만 있다고 하니, 다른 지역의 분식점에서 시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마 불티가 날겁니다.^^

 

 

 

우짜와 함께 나오는 찬은 충무김밥과 함께 나오는 굵은 무 김치와 어묵국물을 먹을 때 필요한 빨간표주박입니다. 그릇 채 들고 먹을 수 있지만, 숙녀들을 위한 배려같았습니다.

 

  ▲ 분명 욕심을 내지 않았는 데, 바다리님은 돌아서서 드십니다.^^

 

  ▲ 비웠습니다. 흐뭇했습니다.

 

 

항남우짜 / 이명윤

당신은 늘 우동 아니면 짜장
왜 사는 게 그 모양인지
시대적 교양 없이 물어보지 않을게요
그래요, 그래서 우짜라구요
우동이냐 짜장이냐
이제 피곤한 선택은 끝장내 드리죠
짜장에 우동 국물을 부어 태어난 우짜
단짝 같은 메뉴끼리 사이좋게 가기로 해요

화려한 풀코스 고급요리 식당이 진을 친 항남동

눈치 볼 것 있나요 뒷골목 돌아
친구처럼 기다리는 항남우짜로 오세요
꿈틀대는 이마 주름에 꾸깃한 작업복
당신도 면발계층이군요
면발처럼 긴 가난을 말아 올려요
입가에 덕지덕지 짜장웃음 바르고
우동처럼 후루룩 웃어 보세요
후딱 하나 그릇 비우고 큰 걸음으로
호주머니의 설움을 빠져 나가야죠
달그락 우동그릇 씻는 소리

가난한 날의 저녁이 달그락달그락 쉴 새 없이 와요
아저씨 또 오셨네요, 여기 우짜 한그릇이요
꼬깃한 지폐 들고 망설이다
문을 열고 들어선 얼굴
어쩌겠어요 삶이 진부하게 그대를 속일지라도
오늘두 우짜, 웃자, 라구요

 

* 이명윤 시인의 <수화기 속의 여자>에 실린 항남우짜이며, 통영출신의 이명윤 시인은 통영 명정동에 근무하시는 공무원입니다.
 '항남우짜'는 통영시 항남동에 위치한 분식집 이름이며, 우동과 짜장을 섞어 만든 우짜메뉴로 유명합니다.

(제공 : 바다리님 - http://www.seabr.co.kr/main.htm)

 

우짜와 함께 통영이 원조인 '충무김밥'이 있는 데, 집으로 오는 길에 3인분을 사 왔습니다.

똥보할매집의 김밥은 먹어 보았다니, 일행이 '한일'의 맛이 괜찮다면서 권하더군요.

통영에 가면 빠뜨리지 않고 챙겨오는 게 충무김밥입니다.

 

또 하나, 서호시장의 시래기국 소문을 듣고 먹었는데, 뭍에서 먹는 시래기국과 다르더군요.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우짜든지 잘 묵고 좋은 날 만드셔요.^^

 

 

충무김밥의 유래 : 통영 - 충무김밥과 생선회 먹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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