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천사를 대표하며, 신 이상인 엄마도 마음이 그때그때 달라지니, 나라는 존재는 기복이 더 심합니다.
그래도 용케 오늘까지 왔으며, 새해가 다가오면 밀쳐버리지않고 맞을 겁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지금같은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날까지 일몰을 담았으며, 신새벽에 찬바람을 가르며 새해 일출을 담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도덕적으로 약간의 흠이 있어도 - 하는 정부 덕택에 많은 상처를 받았으며, 더 단단하게 마음이 뭉쳐진 한 해였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딱히 내 부모가 어떻게, 내 아이가 이렇게 해 주면, 하는 욕심도 없습니다. 이런다고 희망의 끈을 놓은 건 아닙니다.
지금은 소소한 정에 매이거나 치우칠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모님에게 가지는 고마움이 있습니다.
힘들지 않으려고, 자주 읽는(외우지를 못합니다.) 시입니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어제 부산역 판넬전에 다녀오면서 용원에 내렸습니다. 망산도를 한바퀴 돌고, 썩고 있는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가덕도가 보이며, 신항 공사중인 걸 확인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그 앞으로 곧 허물어질 듯한 집들이 있고, 생선이 말려지고 철없는 갈매기가 날개짓을 합니다. 공존입니다. 조화롭지 못하지만,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그래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 사는 거 별건가요. 숨 쉬면 사는거지요.
아니지요, 숨을 쉰다고 다 생명은 아닙니다. 숨을 쉬지않는다고 모두 무생물이 아닙니다. 그 값어치를 해야 살아있는 것입니다.
그 값어치 중에는 이해와 용서도 포함이 될텐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종소리가 멎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종소리가 멎을만 한데도 마음이 열리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날씨 핑계로 따뜻하게 먹자 -
홍합을 샀습니다. 용원의 시장은 밀려 다닐 정도로 복잡하고 활기가 넘치더군요.
개인의 생각이 철저히 가려진 풍경이었습니다.
"엄마, 술집에 가면 홍합국물이 나오는데 짜거든, 이건 간이 딱 맞네"
술이 빠졌습니다. 유일하게 작은아이가 소주를 마시는데, 집에서는 마시지 않습니다. 술은 분위기로 마시는거라네요.
언제나처럼 특별하지 않은 밥상입니다. 그래도 따뜻했습니다. 밥상의 최고 감칠맛은 아이입니다.
우리나라가 내 아이에게 희망이기를 바랍니다.
새해 아침에는 무례가 되더라도 나도 희망 하나쯤 가지고 싶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