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벚꽃 · 웅천요(熊川窯)

벚꽃 구경, 끝장을 보잔다

by 실비단안개 2009. 4. 8.
728x90

 

어제 안민고개에 가기로 했는데, 들일을 하느라 오늘 일찍 나서서 안민터널을 지나 안민고개로 갔습니다. 안민고개에서 제법 놀다가 경화시장으로 갔습니다.

 

대구발 새마을호는 오후 2시경이라야 경화역을 지나기에 2시간 30분 정도를 놀아 주어야 하는데, 마침 오늘이 경화장날이기 때문입니다.

둘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올케는 친구들과의 점심 약속으로 먼저 떠나고, 혼자 항상 가는 그집에서 호박죽을 주문하며, 국수국물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집이 처음이 아닌가베?"

 

 

아침을 건넜기에 호박죽 한그릇을 알뜰히 비우고 시장구경을 했습니다.

아래 사진의 시장통 위의 연분홍띠가 안민고개입니다.

 

시장통 바닥이 온통 벚꽃입니다.

 

 

소일거리로 거루는 채소라도 어르신들에겐 힘이 듭니다. 그러나 오늘은 벚꽃 아래이기에 조금은 힘이 덜 들것 같다는 미운 생각을 했습니다.^^/

 

 

꼭 그릇을 사지않더라도 이집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기를 좋아합니다. 살풋살풋 만져도 보고요.

그릇마다 벚꽃이 피었습니다. 더 이쁜 그릇이 되었습니다.^^

 

 

모자와 스카프 등등입니다. 원래 고운것들인데 벚꽃잎 수가 놓여 역시 더 곱습니다. 오늘 모자를 사거나 스카프를 사면 쓰거나 두르는 내내 벚꽃향이 날 것 같지않나요?

 

 

머리핀에도 벚꽃.

 

 

딸기꽃잎이야?

 

 

요염한 색의 멍게가 결국 바람이 난것 같습니다.

 

 

곡식과 채소는 모두 저마다의 꽃이 있는데, 경화시장의 곡식과 채소는 모두 같은 꽃을 피우나 봅니다.

 

 

이대로 들고 우리집에 와서 밥 차리면 좋겠다 - 싶을 정도의 밥상, 찻상이 벚꽃세례를 받았습니다. 향기로운 밥상!

 

 

  ▲ 꽃사과의 꽃

가끔 서부해당화와 헷갈려 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꽃가게에서 담았습니다.

어제 담은 서부 해당화를 불러오겠으니 잘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 서부해당화 - 꽃의 색이 서부해당화가 분홍빛이 많으며, 꽃받침색과 잎이 확연히 다르네요. 구분이 되시나요?

 

바람이 불면 벚꽃잎이 후루룩 날립니다. 오늘 엄청난 꽃비를 맞았네요. 우리 올케가 친구들과 헤어져 다시 경화시장으로 와서 경화역을 담은 후였기에 또 다른 곳에서 벚꽃을 즐겼습니다.

 

 

아래의 신호등을 따라 건너면 경화역입니다. 경화역 풍경은 언제 올릴지 모르겠습니다. 기적소리와 꽃비 - 연인, 가족, 친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역.

 

 

"행님, 우리 벚꽃 구경 끝장 봅시다!"

시집온지 20년도 되지 않았는데, 그새 진해의 벚꽃맛을 알았습니다.

 

안민고개로 갈 때 봐 둔 STX 위의 길인데, 우리가 어릴 때 진해와 창원군의 경계지였기에 검문소가 있었기에 주변으로 오래 된 벚꽃나무가 많아 소풍장소로 참 좋은 곳입니다. 해넘이 풍경을 담기도 좋은 곳이고요.

 

안민고개에 간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벅찼기에 렌즈 챙기는 걸 깜빡하여 많이 아쉬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벚꽃길을 걷고 사방을 둘러보면 모든 곳에 벚꽃이며, 걸음마다 꽃비였기에 아쉬움도 잠깐이었습니다.

 

호박죽을 먹으며, 이웃과 통화를 했는데, 듣고 있던 합석한 여자분이 주인과 이야기를 하더군요.

"우리는 진해에 있어서 진해가 좋은 줄 모르겠다."고요.

 

하하, 나도 진해시민인데.

세상의 어느 지역보다 행복한 진해의 봄입니다. 집에 앉아서도 벚꽃 구경이며, 밖에 나가 고개를 어디로 돌리더라도 벚꽃이거든요. 물론 자잘한 풀꽃도 많지만요.^^

 

 

 

우리올케 철없는 아기처럼 좋아 죽을라 합니다. 아침에 나갈 때 뽀족구두라 힘들텐데, 하니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로 바로 갈거라나요. 하여 차에 여유 신발 없냐고 하니 다음부터 챙겨 둘게요 - 하더라고요.

 

 

떨어진 꽃잎을 보면 어떻게 걸어야 할까, 잠시 고민이 되지만 발을 내디디면 까맣게 잊습니다. 땅부터 하늘까지 벚꽃이 없는 곳이 없으니까요.

 

 

장천검문소에서 웅천으로 가는 길과 STX조선소입니다.

사진은 허접하지만 실제 풍경은 꽃잎에 맞아 죽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의 풍경입니다.

 

 

 

웅천의 미나리꽝을 지나며 담았는데, 진해의 대부분의 도로 풍경이 이렇습니다.

며칠간 자유부인입니다. 아이들이 있지만 마음이 좀은 느긋하거든요.

"우리 식물원에 가자?"

올케가 좋아라 합니다.

 

농업기술센터 입구의 수양벚꽃은 졌지만, 뜰의 벚꽃과 벚꽃재배단지에서 몇 십종의 벚꽃까지 만났습니다.

정선생님께 커피 대접도 받았지요.^^

 

 

  ▲ 하우스내의 수양벚꽃입니다. 다른 벚꽃보다 더 화려합니다.

* 벚꽃의 종류 - 진해 농업기술센터

 

  ▲ 가장 좋아하는 길, 평발고갯길입니다. 개나리와 벚꽃이 어울려 있을 때, 이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입니다.

 

어제 들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을의 앞산을 구경시켜주었더니, 벚꽃과 들꽃, 운동기구가 있는 풍경에 놀라더라고요.

"행님, 난 여지껏 몰랐다, 이제 여기서 운동해야지- "

 

멀리 해안도로까지 보이는 곳이며, 좀 있으면 조성 된 여러 들꽃이 필겁니다.

시에서 한마을에 이 정도 투자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거야 - 하며, 해가지기 직전에 돌아왔습니다.

 

"행님아, 우리 시루봉 갈 때, 막걸리 갖고 가자?"

내일은 들에 나가야 하기에 모레 둘이서 시루봉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이 벚꽃 구경 끝장은 아닙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