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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부모님과 1박 2일

by 실비단안개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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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은이 엄마가 할매를 찔렀제?"

"무슨 말씀, 아무렴 안면도행을 두고 나비축제에 가자고 했을까, 텔레비젼이 요물이지."

 

7일,

"너그 엄마 바다가서 끼(게) 잡아 왔다, 와서 가꼬 가라."

 

며칠전에 새(갈매기)조개 한 상자를 깠는데, 엄마는 또 새조개를 까고 계셨으며, 털게가 제법 큰그릇에서 꿈틀대기에 그늠을 다듬는데, "너그 아부지하고 나비 보러 갈란다, 가서 하룻밤 자고 올게."합니다.

"언제요?"

"이번 주일에 가지."

(당시)

"내일 어버이날 행사 마치면 9일에 (부녀회에서)안면도 꽃박람회에 가는데, 그럼 안면도 다녀와서 함께 가면 되겠네요."

"아이다, 안면도 가따오모 피곤해서 안되니 우리만 가따오께."

 

안면도까지 왕복 10시간이니 다녀온다면 하루는 쉬어 주어야 하니, 좀은 난감하지만, 두 노인만을 먼 함평까지 가시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집에 와서 의논을 했습니다.

 

아이들 - 동행 거절 -

 

"안면도 가따오모 담날 함평에 몬가요."

"그럼 안면도를 포기하지 뭐, 어떻게 두 분만 보내냐 - "

 

함평의 나비축제는 10일이 마지막날이었기에 더는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하루 일정으로는 왕복 9시간이니 무리일 것 같아 1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두 분의 약과 속옷만 챙겨 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딸 굶을까 그러는지 물, 음료 등등 짐이 한가득입니다. 엄마네에 있던 동생이, "피난 가는 것 같다."합니다.

 

9일 오후 6시 40분 출발 -

준비한 것도 부족한 엄마는 마산의 홈플러스에 들려 김밥과 모듬초밥, 빵, 맥주 등등을 또 준비하셨는데, 입맛이 없어 저녁을 건넜다는 말씀이 핑계라는 걸 알기에 엄마가 하는대로 두었습니다.

 

늦어 잠자리가 없으면 우짜노 하시는 부모님, 그냥 밟아 봅시다.^^

밤 9시에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약간의 요기와 커피를 마시고 다시 출발 -

 

 

보성에서 밤을 보내고 새날에 녹차밭을 구경하자고 하니, 세 사람이 모두 대한다원의 녹차밭을 다녀왔다기에 화순의 도곡온천으로 갔습니다.

숙박업소는 주말이라 숙박료가 평일에 플러스 5천원이라고 했는데, 방 두개에 5만 5천원을 해 주더군요.

 

짐을 풀고 그냥 자기에는 허전하여 남은 김밥과 초밥을 먹고, 맥주 캔 한 개를 비운 후 엄마를 씻겨드렸습니다.

떠나 올 그 시간까지 들일을 하셨기에 다리와 발이 많이 부어 있었는데, 흙길 자갈길 가리지 않는 엄마시기에 그날만의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만, 함께 목욕을 가는 날 외는 엄마의 몸과 발을 씻겨드릴 시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됐다, 등만 밀어라."

엄마의 등은 서너살 아기 등 같으며 살이 밀립니다.

 

"나가서 야경 담고 올테니 자고 있으소 - 키 들고 간다 -"

낮엔 더웠지만, 밤바람이 시원하여 잠시 걷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키가 없으니 조명과 텔레비젼 모두가 먹통이니 빨리 오라는 겁니다.

?

정말 그런가 - (숙박업소에서 키가 없으면 모든게 먹통인가요? 아는 분은 답변을 좀 주세요.^^)

 

하얏트모텔 - 숙박업소 열쇠에 달린 모텔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하얏트가 없었습니다.

하우투? 차를 가리는 막을 걷어 우리 차를 찾아봐도 (낮은 조명과 안경 미착용)보이지 않기에 근처를 두리번 거리다가 아무래도 여기 같은데 하며, 뒷문쪽으로 가니 우리가 들어 간 입구가 맞았습니다.

씨~ 이름표를 바꾸면 우짜노 - (아마 인수를 하면서 모텔이름을 바꾼 모양입니다.)

 

인터넷 접속을 했는데 자판이 한글로 전환이 되지않아, 규화언니 블로그를 방문했지만 아무 글도 남기지를 못했습니다.

열린 창문으로 밖을 보니 이팝나무 하얀꽃이 꿈처럼 피었습니다.

 

 

"경으이 엄마 일(어) 나라, 다섯시 넘었다."

일요일인데, 더 자야지 - 그냥 버려 두라 -

아니다, 엄마 아부지 - 빡빡한 일정 -

 

오전 6시 조금 넘어 화순을 출발하여 나주를 거쳐 함평에 닿았습니다.

나주는 배와 담배농사를 많이 하는 듯 했으며, 들판이 아주 넓었습니다만, 우리만이 아니었기에 풍경마다 차를 세울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함평입니다. 함평 천지에서 쇠고기 전골로 아침 식사를 하고 주유를 하는데, "나비 축제장에 가시는 모양이네요, 쭉 가서 --- ."

주유소 직원(?)이 생수 한 병과 나비축제 안내장을 주었습니다.

꼭 2년만에 함평을 찾았습니다.

2년전 5월 9일에 함평 해보에서 하루를 묵고 10일에 '자연생태공원'에서 규화 언니를 만나 송광사까지 동행을 했으며,

9일 밤에 나비축제장으로 가니 그날 나비축제가 끝이 났다기에 좀은 아쉬워했었는데, 부모님 덕택에 나비축제장으로 갑니다.

 

 

오전 9시에 입장이 가능했으며, 주차요원들이 다소 서툴렀지만, 이른 시간이었기에 주차공간이 많았습니다.

* 함평 나비 대축제 http://www.inabi.or.kr/

 

 

모자를 여유있게 가져 갔는데, 엄마는 챙이 넓은 밀짚모자가 좋다고 하십니다. 얼마전에 노인회에서 나들이를 가셨다가 지팡이를 두고 오셨다기에, 매점 등에서 판매를 하면 장만해 드려야지 했는데, 나비축제장과 용천사 어디에도 지팡이를 판매하지 않더군요.^^

 

         ▲ 언뜻보면 메밀꽃 같은데, 무 꽃입니다. 얼지않고 잘 견뎌 꽃을 피웠다면서 엄마는 대견해 했는데, 열매가 일반무 열매보다 씨방이 컸습니다.(원예용인가?)

 

        ▲ 가로등입니다. 고성에 가면 공룡가로등인데 함평의 가로등은 나비와 애벌레였습니다. 함평을 다녀보면 알겠지만, 나비골답게 시골의 창고, 담장 등 온통 나비와 꽃 그림이기에 인상을 쓸 일이 없습니다.

 

        ▲ 화분으로 만든 벌인데, 조금 더 가면 커다란 '희망나무'가 두 그루 있기도 합니다.

 

광장에 한류스타들의 실제크기 조각이 있기에 불새의 이은주옆에 한 컷 담겼고 (제목이 생각이 나지않는데)배용준과 최지우 조각상을 지나니 엄마가, "배용준이는 저 아가씨와 사나? 일본에서도 난리데?"하십니다.

우리 엄마가 아는 연예인이니 배용준이 인기가 있긴있나 봅니다.^^

 

 

        ▲ 나비표본실에서 - 사진 촬영 가능

 

표본실을 지나면 실제 나비가 있는데, 가끔 망에 담긴 나비가 쏟아지는 풍경을 만납니다. 이때 생긴 상처인지 나비의 날개는 많이 상해있는데, 이게 인간이 나비에게 할 짓인지 하지 말아야 하는 짓인지 구분이 되지않더군요.^^

 

        ▲ 유리관 안의 나비

 

        ▲ 역시 유리관 안입니다. 수박에 수많은 벌과 나비가 앉았다 날았다 합니다.

 

세 사람은 동산으로 오르고 혼자 여기저기 기웃거렸습니다. 이제 분수가 물을 뿜기시작했습니다. 많이 더웠던 오전 시간이었습니다.

 

 

체험동산(생태체험장)인데,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며 미꾸라지 잡기도 가능하고, 몇 가지의 꽃이 흐드러진 둑이 걸을만 합니다.

 

 

둑을 벗어나려는데 '나비열차'가 달립니다.

나도 타야지~

"어딘데? 나비열차 타고로 빨리 온나."

"우리 나비열차 타고 청보리밭에 간다."

이런, 방금 지나간 나비열차에 식구들이 타고 있었지만, 우리는 서로 몰랐기에 혼자 다음 나비열차를 타고 달리니 엄마와 아버지께서 손을 흔들어 주었으며, 청보리밭에 내리니 아기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함평의 청보리밭에 이상한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자운영은 키가 낮은데, 잎의 생김이 같기에 보리피리를 만들어 주는 이에게 물으니, 갑짜기 물으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역시 비료가 되는 식물이라고 했습니다.(보리밭 사이로 길이 있음.)

 

다음 나비열차를 타고 축제장으로 다시 왔습니다. 옥수수를 나무젓가락에 끼워 먹으며, 기념품 가게에 가자고 조르니 엄마도 따라 오셨는데, "여전히 얼라네."하십니다.

황금전갈 목걸이와 팔찌를 샀습니다. 흐뭇 - ^^

 

 

나비축제장에는 나비와 곤충과 수 십만의 꽃이 피어 있기에 자연생태공원은 생략하기로 하고 용천사로 갔습니다.

용천사 역시 2년전에 잠시 둘러봤는데, 가을이면 불갑사, 선운사와 함께 꽃무릇 축제가 대단한 곳입니다.

 * 용천사와 꽃무릇 공원, 함평의 일출

 

        ▲ 용천사 가는 길

 

용천사가 멀지않기에 꽃무릇 행사장에 주차를 한 후 걸어갔습니다.

 

         ▲ 부모님

 

* 용천사 : http://www.yongchunsa.com/

 

용천사에서 점심공양을 했습니다. 다른 절과는 달리 뷔폐식이었으며 찬은 비슷했습니다.

우리가 비운 식기만 설거지 하기에는 죄송하여 설거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돌아 서는 걸음이 개운했습니다.

 

 

해보에서 육회비빔밥을 먹기로 했는데, 용천사에서 해결을 했으니 쇠고기만 사면 함평을 떠납니다.

해보의 나비골농협에서 곰거리와 국거리, 불고기용으로 쇠고기를 구입했는데, 역시 저렴했습니다.

(차에 쿨러를 올리기에, 뭐 할랄꼬 - 하니, 아마 엄마가 쇠고기를 살거고 - 그럼 쿨러가 필요할거다 - 하더군요.

살림사는 사람이 누군지.^^)

 

석곡으로 갈까 곡성으로 갈까 -

규화언니의 폰이 꺼져있기에 집으로 하니 누리가 받았습니다. 언니가 교회에 봉사하는 날인줄 알지만, 그냥 간다면 서운해 할 것 같아 연락을 했거든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입니다.

2007년 가을, 함평으로 출장을 가면서 석곡에 내려주었기에 규화언니와 기차마을에 갔었는데, 당시에 증기열차를 타지못해 아쉬웠기에 이번에는 타야지 - 하며 작정을 했는데, 막차(오후 3시 30분, 우리는 3시 10쯤 도착)표가 좌석은 매진되어 부모님께서 불편해 하실 것 같아 입석을 구입하지 않아 기차마을의 기차는 또 타지 못했습니다.^^

* 꿈길 같은 섬진강 기차마을 - 곡성역

 

 

역내에서 놀다가 영화세트장으로 가기전에 월드콘으로 더위를 식혔습니다.

집에서는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 드셔요, 엄마도 -

두 분은 언제나 그러시지요, 난 안 물란다 - 묵을 줄 모른다 - 너그 무라 -

나들이 때 옥수수나 아이스크림, 풀빵 등 - 모두 드십니다.

엄마와 아버지가 거짓말쟁이가 되는 순간이기에 잠시 목이 메이기도 합니다.

 

 

잠시 영화세트장을 걷고 출발했습니다.

이제 서너시간 후면 집 도착 -

 

 

 

남해고속도로가 밀렸기에 중간에 국도로 내려 진전과 진북을 지날 때 아버지께서 한국전쟁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사람 참 마이 죽은 곳이다….

 

진동의 그 화분집에 내려 나는 마사를 사고 엄마는 화분을 사서 태봉병원 맞은편의 유가네 칼국수집으로 갔습니다.

카메라를 차에 두고 내렸기에 어제 담은 사진이 없는데, 아래 사진은 2월에 폴래선생님과 문학관 학예사님과 소담수목원에 갈 때 먹은 음식으로 대체합니다.

당시는 팥칼국수와 바지락칼국수, 왕만두를 먹었는데, 팥칼국수는 계절음식이라 어제는 불가했기에 바지락칼국수와 왕만두, 모밀로 했으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만두를 따로 포장했습니다.

 

칼국수와 만두 모두 뽕잎이 들어갔기에 초록끼가 있으며, 1인분 6천원으로 가격이 쎄지만, 양이 많습니다.

맛은, 2월 부터 어제까지 세 번 갔습니다.^^

 

 

 

엄마집에 도착하니 오후 7시 50분이었습니다. 25시간만에 도착했기에 1박 2일의 여행이 되었습니다.

 

고생많았다, 수고했다 -

아버지 약 드시고 푹 쉬세요, 엄마도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에게 연락을 한 번도 하지않았습니다.

이늠들 밥 먹었을까, 근무복은 세탁했을까 -

참느라고 혼났는데, 청소와 세탁을 얌전히 했네요. 이쁜늠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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