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진해루의 능소화와 춘추벚꽃에 대하여

by 실비단안개 2009. 7. 4.
728x90

 

능소화 

며칠전 내수면연구소에 갈 때 진해루쪽(무슨 길인지를 모르겠음)으로 갔는데, 진해루 근처에 능소화가 너울너울하더군요.

당연히 만나러 가야지요.

진해루는 교통이 불편한 곳이기에 지난해 촛불집회 바람 맞은 후 처음인가 봅니다.

어젯밤에 내린 비로 능소화가 많이 떨어졌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만난 능소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넌출이 솟아올라 하늘까지 가닿을 듯한 까닭에 ‘능소(凌宵)’라고 하는데, 능소화는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하며, 중국이 원산지입니다.

능소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람불고 비라도 내리면 시계추처럼 흔들릴 때인데, 가는 바람줄기에는 가늘게, 큰 줄기에는 웅성웅성 흔들리는데, 멀리서 보면 주홍빛 구름 무리가 몽실몽실하는 듯 하지요.

 

능소화는 여름꽃이며, 능소화하면 모르는 이들이 있지만, 나팔꽃처럼 생겼는데, 담장에서 몽실거리는 주홍색꽃 - 하면, 아~하는 꽃입니다.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읽고 좋아 올렸던 글인데, 해가 바뀌었지만, 우리네 삶이 나아진 게 없기에 능소화를 주홍빛 등불이라고 한 장용철 시인의 '능소화 이야기'를 다시 올려봅니다.

 

능소화 이야기 / 장용철(시인)

 

소나기와 햇살 사이로 능소화가 얼굴을 내민다. 장마철 비구름을 거름 삼아 한껏 암록색 잎새를 살찌운 뒤다. 능소화는 여름 꽃이다. 여름의 시작에서 여름의 끝까지, 만만치 않은 능소화 일가의 내력을 말해주는 듯 각질 이는 줄기를 비스듬히 세워 꽃심지에 환하게 불을 밝힌다. 다만 서 있기가 불편하면 줄기를 눕혀 넝쿨이 되기도 하며, 너무 서두르거나 느릿하지 않게 이 땅의 여름을 밝힌다.

 

꽃이 피는 것은 꽃의 일일 뿐이나 사람의 희노애락의 더듬이가 웃자라 충혈된 시력으로 능소화의 그늘로 다가선다. 능소화의 그늘은 너무 깊거나 낮지 않다. 직진뿐인 삶….

 

어디 돌뿌리라도 걷어차고 싶을 때, 쉼표라도 하나 잠시 부려 놓을 곳은 능소화의 그늘이 제격이다.

 

능소화는 기다림의 꽃이다. 능소화의 그늘에 들면 조선 선비의 기침소리가 들린다. 유배지로 떠나는 다산(茶山)의 말울음 소리가 들리고, 풀이슬에 장삼을 적신 초의선사(草衣禪師)의 향냄새가 느껴진다. 능소화를 곁에 두고 세월을 기다린 사람들. 빛바랜 목민심서의 행간에는 바랭이풀들이 자라고, 초의 선사의 금간 찻잔에는 풀벌레 울음소리가 잠긴다.

 

세상은 때로 능소화처럼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일이다. 담장 너머로 숨 죽여 바라보거나, 애써 무심한 듯 밤 뜨락을 서성이며 귀동냥으로 지켜볼 일이다. 흰 고무신 한 켤레 지푸라기로 닦듯 흐릿한 눈그물 비바람으로 문지르고 단내 나는 여름의 등 뒤에서 세상을 바라볼 일이다. 대추리의 여름은 올해도 달맞이꽃 개망초꽃을 피울 것이나, 가르마 같은 논뚝 길을 오르려던 갯메꽃은 낯선 철조망에 뒷걸음을 칠 것이다. 동해의 하늘은 난데없는 사나운 짐승들의 눈빛으로 살기가 가득하고, 김제 뜰의 농투사니들은 빈 지게 작대기를 꼬나 쥔 채 죄 없는 달개비꽃들의 목을 후려칠 것이다. 세상은 항상 봉화를 기다리고 도깨비불 날아 다녔으나, 저녁 마을 토담집 지붕에서는 언제나 박꽃이 피고 잿빛 연기 올랐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싸움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함께 이기기 위해서 싸울 것. 지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 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싸울 것. 기세를 만들어 압도할 것. 이긴 뒤에라도 함께 세상을 부축할 것….

 

능소화의 꽃 등 속으로 대오도 없이 꿀벌들이 달려든다. 능소화의 향기는 너무 깊어 꿀벌들은 웬만한 쟁기질로 꿀단지를 채워가기 어려울 것이다. 벌은 꽃의 꿀을 따지만 꽃이 열매를 맺도록 도와준다. 세상의 모든 싸움은 ‘꽃과 벌’ 사이처럼 아름다운 관계여야 한다. 승리한 자는 있어도 패한 자가 없어야 한다. 능소화처럼 서로 다른 몸뚱이어도 더불어 비틀며 부둥켜 안아야 마침내 향기로 피어난다.

 

능소화는 운명을 뛰어넘어 스스로의 자리에 뿌리를 내린 꽃이다.

 

하늘의 뜻을 능가하여 자신의 운명을 하늘의 중심에 뿌리박은 꽃이다. 능소화는 꽃잎으로 낙화하지 않는다.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발끝에 힘을 주고, 놓아 버릴 때는 온 몸으로 지상에 뛰어 내려 장엄한 최후를 마친다. 능소화는 기다림에 지쳐 쓰러진 궁녀의 혼백이다. 찾아오지 않는 정인을 그리워 하지만 원망하지 않는다.

 

오직 기다릴 뿐, 기다림을 위하여 불 밝힐 뿐, 비 오고 바람 부는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 알고 떠나 갈 때는 기꺼이 미련을 털고 떠나는 것. 비장한 연모를 네모 난 씨앗으로 챙겨 업보로 감추고 주홍빛 생애를 회향한다.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와 ‘기쁨’. ‘당신’은 산다는 것의 기쁨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그 기쁨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기 위해 먼 우뢰가 지축을 울려도 귀막고 서서 기다리는 것이다.

 

‘공(空)놀이’ 하나에 세상의 희망을 걸고 울고 웃는 이 땅의 여름은 너무나 가볍지 않은가. 공은 둥근 것이다. 방향 없이 굴러가는 것이고, 그 속이 텅 빈 것이다. 기다릴 줄 아는 능소화의 습성처럼 공이 아닌 대의를 굴리며 세월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아’야만 하는 이 땅의 뜨거운 여름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끼리’여야 한다.

잡초가 발등을 덮어도 물러서지 않는 능소화처럼, 두 줄의 몸줄기 서로 지탱하며 살 부벼야 이 땅의 여름을 우리들의 여름으로 할 수 있다.

 

솟아 오르라, 주홍빛 등불이여.

 

네 이름으로 능히 이 땅의 어둠을 밝혀 다오.

 

 

 

능소화 사이사이에 박 종류가 덩굴을 뻗고 있었으며, 진해루 주변으로 코스모스가 피어 있고 많은 나들이객들이 더위를 피하거나 책을 읽고,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 타기를 했습니다.

 

진해루와 주변 풍경

진해루는 2006년 4월에 (이동 매립지)건립 된 누각입니다.

아래는 진해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가져 온 자료입니다. 풍경 두 컷은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진해루

경화동 1007-14번지,
속천-이동간 해안도로 옆 공유수면 해변공원 내 설치
연면적 477㎡에 높이 15.2미터, 주심 삼포양식의 팔작지붕(RC조 한식기와)으로 건립된 이 누각은 아름다운 진해만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안변에 위치하여 우리시민은 물론 인근 500만 시민과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휴식과 대화의 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출처 : http://tour.jinhae.go.kr/01sights/03_06.asp

 

진해루는 2층으로 된 누각으로 공원관리사업소에 관리를 하며, 주말에는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하는데, 낮 시간에는 아이들의 소풍 장소로 밤 시간에는 가족들의 밤마실 장소로 환영을 받는 곳입니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은 평범한 누각 진해루와 주변의 풍경입니다.

 

 

어린이들이 소풍을 왔습니다.

우리 아기들 얼마나 잘 노나 보자 -

놀이시설로 미끄럼틀이 있는데, 바닥은 흙이나 모래가 아닌 우레탄 재질이었는데, 주위의 블럭과 비교를 하니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놀이시설의 바닥이 온도가 더 높았습니다.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답시고 유아 기관과 아파트 놀이터 등에서 선호하는 우레탄 재질은 인조잔디와 마찬가지로 건강과 안전에서 자연재질보다 절대 우위에 있지않습니다.

우레탄 재질을 걷어내고 흙이나 모래를 채운다면 어린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놀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바닥이 흙이나 모래라면 어린이들이 누각의 그늘을 찾지않고 좀 더 오래 햇빛과 놀수 있을 겁니다.

 

진해루 주변의 풍경이 시원합니다.

오늘이 몇 물인지 모르겠지만, 모래와 갯벌이 드러나며 바지락을 캐는 이들이 많았고, 근처로 긴의자와 평상이 여럿 있기에 공부를 하거나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진해루 옆에는 거북선 모양의 2층 건물이 있는데, 아래층은 편의점이며 2층은 호프집으로 오후 4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더군요.

 

바지락 캐는 모습은 십 수년전 나와 이웃의 모습입니다. 겨울 칼바람에 손이 떨어져 나갈 듯 했지만, 내 욕심은 그릇을 꼭 채워야 했습니다. 이제 우리 동네에선 바지락을 캐지않습니다. 공장의 폐수와 생활하수로 바다와 갯벌이 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해루 옆에는 수상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진해 마린 어드벤쳐'가 있습니다.

당연히 다가가 말걸기를 했지요.

 

'진해 마린 어드벤쳐'는 365일 운영하며, 이용 종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패달보트(육상용, 어린이 전용, 15분 3천원),

펀보트(전동)(1~2인 15분, 6천원, 해상용),

카약(1~2인용, 14세 이상, 30분, 6천~1만원, 해상용),

카타마란(전동)(2~4인용, 14세 이상, 30분, 18천~25천원, 해상용)

* 문의 : 055 - 545 - 2008~9

 

진해루 나들이나 진해 여행 시에,  바다를 느끼며 바다를 온몸으로 개척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진해루 맞은편에 대죽도가 보이며 약간 비키면 소죽도도 있습니다.

 

        ▲ 소죽도, 대죽도, 속천

 

평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할아버지에게 말 걸기 -

"할아버지, 저 곳이 소죽도가 맞지요?"

할아버지께서는 누군가가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옛시절을 꺼냈습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이 훤했는데, 바지래기를 캐고 해초도 뜯고, 소죽도까지 헤엄으로 갔지….

우리도 어릴 때 건너 마을 안골(안성마을)까지 헤엄으로 건넜으며 미역과 해삼도 주웠는데, 시골의 바닷가와 도시의 바닷가가 비슷했었나 봅니다.(우리는 지금도 진해 시내를 그냥 '진해'라고 합니다. 아주 먼 도시처럼.)

 

소죽도는 뭍에서 4~500m떨어진 섬으로  한국동란 때 전투기들의 훈련장이었기에 섬이 조금씩 작아졌으며, 후일에는 매립으로 뭍이 되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대죽도는 등대가 있는 섬으로 벚꽃이 피는 봄이면 섬의 반이 벚꽃이며, 위 사진의 오른쪽 산이 속천쪽 해안인데, 멀리서 봐도 모래톱 같았기에 여쭈니 오래전에 '속천해수욕장'이었는데, 모래의 유실로 해수욕장의 기능을 잃었다고 하더군요.

 

춘추벚꽃(가을 벚나무, 춘추화)

진해루와 소죽도에는 춘추벚꽃이 심어졌습니다. 내수면 연구소 환경생태공원에도 춘추벚꽃이 식재되었는데, 며칠전 내수면연구소 환경생태공원에서 진해식물원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봄에 원장님께서 벚꽃 식재 현황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 장소에서 원장님을 뵈니 많이 반갑더군요.

 

가을벚나무(학명 : pruns subhirtella 'Autumnalis')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며, 산벚 씨를 분류하여 심어 2년을 키워 봄에 접목을 합니다. 현재 진해시에 6,000여 그루가 식재되었는데, 지낸해에 이어 시범재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특성 : 국내 최초 희귀벚나무로 낙엽소고목, 꽃은 봄(3~4월) 가을(9~11월)2회에 걸쳐 피며, 겹꽃으로 개화 기간이 깁니다. 

 

식재 현황

- 진해루 : 3년생 1,500그루, 6~7년생 300그루

- 소죽도 : 3년생 25그루, 6~7년생 470그루

- 내수면 연구소 : 3년생 120그루, 6~7년생 80그루

 

춘추벚꽃은 3년생이 되면 꽃을 피우므로 올 가을에 환경생태공원을 중심으로 개화의 정도에 따라  진해시에서 가을벚꽃 축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관리는 공원관리사업소(055 - 548 - 2471)와 진해농업기술센터(시험연구담당 : 055 - 548 - 2412)에서 합니다. 

 

 

* 참고 : 벚꽃의 종류 - 진해 농업기술센터 

 

소죽도

능소화 그늘 아래에서 이미지 정리를 하고 있으니 친구들이 왔습니다.

점심 식사 시간이 이르기에 소죽도로 갔습니다. 오래전 밤 시간에 역시 어제 만난 친구들과 소죽도를 거닐었는데, 주변에 하수종말처리장과 야외 공연장쪽으로는 가끔 가지만, 낮 시간대에 소죽도에 가기는 처음입니다.

춘추벚꽃 식재 현장을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 진해루를 줌 기능을 이용하여 담았습니다.

 

        ▲ 실제는 먼 거리지만, 산보삼아 걷기에 그리 무리가 되지않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 소죽도 : 정상에 정자가 있으며, 나무계단이 설치되었고 주변에 춘추벚나무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이 글은 진해루와 가을벚꽃에 관한 글이지만, 진해 해안도로(황포돛대 노래비 - 행암) 의 연장이 되기도 합니다.

 

 

728x90

'마음 나누기 > 맑은 사진 - 꽃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기일식 시간에 숲을 걷다  (0) 2009.07.22
웃어라 무궁화  (0) 2009.07.20
여좌천이 달라졌습니다  (0) 2009.07.01
연(蓮)꽃 - 09-2  (0) 2009.06.29
수국(水菊)이 핀 숲  (0) 2009.06.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