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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여름이 가기전에 시야 놀자!

by 실비단안개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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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가 쟁쟁한 날들입니다.

일상보다 더 독한 휴가를 보낸이, 그런 시간마져 갖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겁니다.

8월의 마지막 휴가겸 나들이를 시인과 함께하면 어떨까요.

 

시인과 독자가 함께하는 자리, 김달진문학관의 시야 놀자! 

8월에 만나는 시인은 정일근·안화수 시인입니다.
김달진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니 관심있는 독자는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때 : 8월 29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김달진 문학관 세미나실

 

흑백다방 / 정일근

 

오래된 시집을 읽다, 누군가 그어준 붉은 밑줄을 만나
그대도 함께 가슴 뜨거워진다면
흑백다방, 스무 살 내 상처의 비망록에 밑줄 그어진
그곳도 그러하리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를 들을 때마다
4악장이 끝나기도 전에
쿵쿵쿵 쿵, 운명이 문을 두드리며 찾아와
수갑을 차고 유폐될 것 같았던
불온한 스무 살을 나는 살고 있었으니

 

그리하여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가는 밀항선을 타거나
희망봉을 돌아가는 배의 삼등 갑판원을 꿈꾸었던 날들이 내게 있었으니

 

진해의 모든 길들이 모여들고
모여들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중원로터리에서
갈 길을 잃은 뒤축 구겨진 신발을 등대처럼 받아주던,
오늘의 발목을 잡는 어제와
내일을 알 수 없는 오늘이 뇌출혈을 터트려
내가 숨쉬기 위해 숨어들던 그곳,

나는 그곳에서 비로소 시인을 꿈꾸었으니
내 습작의 교과서였던 흑백다방이여

 

memento mori*,
세상의 화려한 빛들도 영원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은 모두 사라지느니
영혼의 그릇에 너는 무슨 색깔과 향기를 담으려 하느냐,
나를 위무하며 가르쳤으니

그 자리 그 색깔 그 향기로
사진첩의 속의 흑백사진처럼 오래도록 남아있는
since 1955 흑백다방,
진해시 대천동 2번지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

 

 

 

 

2009년 7월 11일(토), 오후 3시, 김달진문학관으로 꼭 오셔요!

* 더 자세히 읽기 : http://www.daljin.or.kr/

 

믹시 (믹시 시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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