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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詩야, 크루즈 선상에서 다섯 아이와 놀자

by 실비단안개 2009.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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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김달진 문학제가 2009년 9월 19일(토) - 9월 20일(일) 이틀간 있었는데, 19일의 행사는 '진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크루즈 문학기행'이었습니다.

 

진해의 모든 아동과 함께 할 수 없기에 진해지역 초등학교 재학생 60명 안팎으로 조손 및 소년 소녀 가장 아동, 한부모 가정 및 다문화 가정 아동으로 진해시와 동사무소의 추천을 받아 선상에서 '시인 다섯 아이 백일장'과 '시야, 놀자!'입니다.

 

'시야, 놀자!'는 김달진 문학관에서 (거의)다달이 시인과 독자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며, '시인 다섯 아이 백일장'은 참가 아동 4

~6명이 한 조로 시인이 인솔하여 선상에서 글짓기를 하며 심사와 수상도 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시인 황동규 교수의 선상문학특강, 시낭송회 등이 있기에 '크루즈 문학 기행'입니다.

 

크루즈 문학기행은 아동은 약 60여명이며, 시인을 비롯 문인, 행사 관계자를 포함하여 모두 약 300여명이 움직인 대형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인물 사진은 이니셜이 없습니다.) 

           ▲ 거제 미남 크루즈 승선 모습

 

19일 오전 9시 30분에 속천항에 모여 10시 거제행 카페리호에 승선을 해야 하기에 그리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많은 인원이며, 어린이들은 대부분 서로들도 낯선 사이라 이름표 달기, 집합과 신종플루 예방 체온 체크 시에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체온 체크는 진해시 문화관광과와 조별 담당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다행히 참가 아동 모두가 열이 없었기에 승선이 가능했고, 멀미 예방책으로 귀 뒤에 약을 붙였습니다.

 

     ▲ 참가자 모두 이름표를 목에 걸었으며, 아동은 체온을 쟀습니다.

 

배 선생님께서 조개반 담당이었는데, 행사 일을 부분 맡아 하셨기에 제가 보조원으로 6명을 맡았는데, 남자 아이 다섯과 여자 아이가 한 명이었습니다.

 

우리 일곱명은 승선전부터 한 조가 되어 움직여야 했는데, 아이들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못하고 재잘거리며 뜀박질이었기에 한 녀석을 찾아오면 또 한 녀석이 사라지고, 그러기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수없이 반복이 되었습니다.

 

           ▲ 조개조. 조 이름은 바다속의 생물 이름이었습니다. 소라, 상아, 새우 등.

 

승선을 하여 객실의 두번째 좌석에 자리를 잡아 "우리 자리 여기로 하자?"했는데, 잠시 눈을 파는 사이 한 녀석이 사라졌습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사라진 녀석을 찾아 모두 선상으로 올랐으며, 오른김에 우리 조 단체사진을 찍자 했는데, 또 한 녀석이 사라졌기에 다섯명만 찍혔습니다.

 

아이들에게 인터넷에 올려도 되겠느냐고 물으니, 부분 원하지를 않았습니다. 우리 조의 수아가 내 카메라로 오래 놀았으며, 내 모습을 여럿 담았기에, "그럼 아줌마 사진도 올리지 말까?"하니, 내 사진은 올리고 수아 모습은 올리지 말라고 하더군요. 해서, 그러면 공평하지가 않는데 하니, 100% 활짝은 아니지만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했기에 우리들이 함께 한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 올립니다.

 

수아와의 약속을 위해 배 선생님과 제 모습도 올립니다.

 

           ▲ 배종환 시인(블로그 대화명 폴래폴래)                      ▲ 수아가 담은 실비단안개

 

우리는 이렇게 한 조가 되어 선상과 객실을 오가며 거제로 갔습니다.

 

19일 토요일의 날씨를 기억하시는지요. 그날, 더 없이 맑았으며, 푸른 하늘에 구름이 그림처럼 흘렀고, 아이들은 잠시잠시 긴장을 하긴 했지만 연신 웃는 낯이었습니다.

 

        ▲ 진해가 멀어지면서 갈매기가 우리 뒤를 따르더군요.

 

속천항과 진해루, STX, 시루봉이 멀어져 가고 수많은 갈매기가 우리 뒤를 따랐습니다.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실전항에 내리기전에 카페리호에서 줌으로 담은 마을 풍경인데, 노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벼라고 하기에는 색이 고운 노란색이었거든요. 마을 색이 참 곱습니다.

 

 

        ▲ 거제 실전항

 

거제 실전항에 내리니 버스가 대기를 하고 있었기에 우리는 지체없이 아동반 버스에 승차를 했습니다. 많은 인원이었기에 아이들을 꼭 챙겨야 했으며, 서로 얼굴을 익혔기에 아이들이 서로서로 챙겨주기도 했습니다. 

고현으로 가는 시골길에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렸고, 창문가에 앉은 수아가 코스모스가 사라지다 다시 나타나면 코스모스가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수아에게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김달진 문학관을 떠난 수아 생각에서인지, 여자 아이라서 그랬는지….

* 3년전 문학관을 떠난 수아 : http://blog.daum.net/mylovemay/10161667

 

실전에서 20여분을 달려 미남크로즈 승선을 위해 고현에 닿았습니다.

대형 선박이 떠 있는 바다와 인공수로같은 긴운하가 있는 고현에서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아이들이 글짓기를 했습니다.

시제는 '고래'와 '오징어'였습니다.

 

200자 원고지가 아닌 커다란 원고지였기에 아이들과 나 모두 당황했는데, 배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원고지를 채웠습니다.

 

수아의 시, '고래'입니다.

 

 고래는 등에 물이 뿌우

 소리 냅니다

 

 고래는 등에서 물을 뿜어요

 바다에 사는

 고래는 육지가 궁금한지

 자꾸만 고개를 들어요

 

 그런

 고래가 나는 좋아요

 

           ▲ 제일 좋은 선생님이었을 겁니다. 띠앗의 하선생님

 

문학 기행을 소풍으로 생각한 아이들이 있었기에 원고지를 메우는 일이 노동이 된 아이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일찍 끝내고 맑은 하늘과 바다를 감상하거나 뛰어 놀기도 했습니다.

 

 

미남 크루즈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이들이 환호했습니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아이들에게는 점심 식사보다 크루즈 승선 후 해야 할 일이 더 궁금했는데, 가장 많은 질문은, "컴퓨터가 있나요, 할 수 있나요?"였습니다.

 

내가 크루즈 승선이 처음이라니까 아이들이 실망을 하는 눈치인듯 하더니 자기네들과 동등한 입장이니 동지애를 느끼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카페리호는 승하선시 약간 불안한데 크루즈는 승선시에 디딤판이 불안하지 않더군요.^^

배 이름은 미녀가 아닌 미남입니다.

 

 

승선 후 아동반과 담당 선생님들이 먼저 식당으로 안내가 되었는데, 언제나 아이들이 먼저였습니다.

 

 

우리는 창문가에 자리를 잡아 각자 접시를 들고 먹고 싶은 음식을 가져왔는데, 수아가 내 접시를 보더니, "선생님 이렇게 많이 먹어요?"하며 놀라더군요.

엉?

평소에 많이 먹는 체질이 아닌데 아이들이 보기에는 양이 많았나 봅니다.

제 접시인데요, 쌀국수는 국물이 없느냐고 하니 국수가 있다기에 국물을 먹기 위해 받은 겁니다.^^/

 

           ▲ 너무 많나요?@@ 쌀국수는 생숙주와 쇠고기가 고명으로 올려졌는데, 면발과 국물 모두 좋았습니다.

 

아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접시입니다. 수아는 샌드위치 한 조각(먹고 있는 중), 모닝빵과 포도 약간이었으며, 성재도 빵류와 포도였습니다. 옆의 친구들은 우리 옆자리의 친구들인데 남자 아이들은 양이 많군요.^^

 

수아는 새우가 먹고 싶은데 까기가 싫다더군요.

해서 아줌마가 까 줄테니 가지고 오너라 하니, 신종플루 때문에 염려가 되는지 싫다고 하더군요.ㅡ.ㅡ;;

 

 

탁자는 사각과 원형, 바형이 있었는데, 연인과 동행이라면 바형에 앉아 바다를 보며 먹거나 마시면 좋겠더군요.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한 건, 어느 날 '나 세상 밖으로 외출중!'하며, 혼자 훌쩍 크루즈에 올라 몇 시간을 즐겨도 좋겠데요.^^

크루즈 이용요금과 시간

 

- 1항차(현장학습 행사크루즈) 취도코스 오전 11시 출항 12시 30분 귀항

  이용요금 : 성인 1만9천원, 청소년 1만5천원, 어린이 1만원

 

- 2항차(런치크루즈) 저도코스 오후 1시 30분 출항 오후 4시 귀항

  이용요금 : 성인 2만2천원, 청소년 1만9천원, 어린이 1만2천원

 

- 3항차(디너크루즈) 가조도코스 오후 7시 출항 오후 9시 귀항

  이용요금 : 성인 1만9천원, 청소년 1만5천원, 어린이 1만원

 

레스토랑

- 쌀국수 : 8천원

- 멍게비빔밥 : 8천원

- 싱싱회 : 3만원

- 크루즈 뷔페 : 2만5천원

- 선상바베큐 : 3만5천원(30명 이상 예약 필수)

 

예약문의 1588 - 3235

             TEL : 055) 634 - 3000

             FAX : 055) 638 - 4800 

 

더 자세한 내용은 미남크루즈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http://www.newgeoje.co.kr/

 

 

아이들은 먹는둥마는둥 하며 돌아다니거나 음료를 찾고, 컴퓨터를 찾는다고 3층으로 올라갔기에 혼자 느긋하게 접시의 음식을 거의 다 먹었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찾아야 합니다.

3층에는 세미나룸과 푸드코너가 있는데, 푸드코너에는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이 있기에 원두커피를 한 잔 즐겼습니다.

 

           ▲ 푸드코너에서 강은교 시인

 

크루즈 선상에는 여러 시인의 시가 있으며, 마침 일행인 정일근 시인의 시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나 시집에서 만나는 시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않아 소중한데, 낯선 곳, 더군다나 선상에서 자신의 시를 마주 대하는 시인의 마음은 어떤 느낌일까요.

정일근 시인의 모습을 담긴 했지만 여쭙지는 않았습니다.(아이들과 시인의 모습들을 문학관으로 보냈으니 궁금한 분들은 김달진 문학관 홈페이지를 찾아주세요.)

* 김달진 문학관 : http://www.daljin.or.kr/

 

우리 아이들의 작품이 심사가 되는 사이에 신현득 시인이 아이들과 '시야 놀자'를 진행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데 우리 조 아이 두 명이 탁자 아래로 숨었습니다.

시야 놀자가 공부같아 싫다고 했는데, 그때 이성모 관장님께서 아이들을 잡아(?) 세미나실로 데리고 갔으며, 아이들은 자유로운 자세로 시야 놀자에 동참했습니다.

 

 

           ▲ 렌즈로 보는 시야 놀자는 어떤 풍경일까 - 어른들의 카메라로 수업광경을 봅니다. 팔에 두른 띠는 크루즈 승선시에 두른 또 하나의 이름표입니다.

 

시야 놀자에 이어 최동호 시인의 인사말이 있었으며, 이어 황동규 교수님의 '문학의 아우라'특강이 이어졌는데, 저는 제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조용히 흐르는 크루즈에서 바다와 하늘과 섬을 담았습니다.^^

 

           ▲ 김구슬(김달진 시인 영애) 협성대 교수와 부군 최동호 고려대 교수(시사랑 회장, 시인, 평론가)

 

           ▲ 황동규 교수의 '문학의 아우라' 강의 모습

 

크루즈 선상에서 만난 바다와 하늘, 섬 풍경입니다.

진해시와 거제시 사이의 바다는 '진해만'입니다.

크루즈는 칠천도를 지나 거가대교 공사 현장쪽으로 미끄러졌으며, 그때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이 보는 우측은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진해시입니다….'

 

진해 시민이 진해를 안내 받으니 묘하더군요. 물론 전국에서 모인 시인들이기에 지리를 모르는 이들이 더 많지만요.

 

바다 멀리 우리 진해시가 보입니다. STX가 보이며, 시루봉도.

 

 

        ▲ 거가대교 공사 현장. 가까운 섬 뒤의 섬이 삼도며, 그 뒷쪽의 섬은 가덕도입니다.

 

        ▲ 산과 산 사이의 마을이 얼마전에 다녀온 대항포 같습니다. 괜히 혼자 벅차더군요.^^

 

        ▲ 가덕도 등대. 대항을 따라 가면 가덕도 등대가 있습니다. 역시 얼마전에 다녀왔으며, 당시 이런 풍경은 담을 수가 없었는데, 크루즈 문학기행의 감사함을 다시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가덕도와 가덕도 등대를 무수히 담았습니다.

 

        ▲ 저도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붉은 기계는 우리 동네에서 보이는 (안골쪽의)신항 건설 현장입니다.

 

  

바다와 하늘이 정말 좋은 날이었습니다.

다시 우리 아이들이 무얼 하나 보겠습니다.

 

심사가 끝나고 수상자의 이름을 기록하는데 아이들이 궁금해서 창문에 매달려 지켜보고 있습니다.^^

 

 

약 30여명에게 시상이 있었으며, 언론사의 취재가 있었기에 틈을 비집고 들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조 수아는 장려상을 받았으며, 엄마에게 자랑할거라고 하며 다른 친구들과 함께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크루즈에 승선할 때와 반대로 고현에 하선하여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실전에 닿아 카페리호를 타고 진해로 이동했습니다.

하룻동안 우리 친구들은 진짜 친구가 되었으며, 갈 때와 마찬가지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며 선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멀어져 가는 거제. 어른도 들고 있는 새우깡~^^

 

 

 해가 해군 부대쪽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객실에 있던 어른들과 지친 아이들이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 우리는 잠시 후 속천항에 닿았습니다.

우리의 귀항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에 아이들의 보호자가 마중을 왔으며, 보호자가 오지않은 아이들은 택시를 태워 보냈는데, 집으로 오는 길이기에 대야동의 남매와 제황산동의 친구를 바래다 주고 왔습니다.

 

 

쉽지않은 기획이었을텐데 어린이들과 함께 한 크루즈 선상 문학기행이 막을 내렸습니다.

김달진문학관과 후원을 한 경남대학교에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詩와의 여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달진 문학관 관장님, 학예사님, 폴래폴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띠앗의 이쁜 언니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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