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시인으로는 송수권 · 오인태 시인이었으며, 시노래 가수 남미경의 시노래 시간도 있었습니다.
많은 시가 노래로 불려지며 요즘은 시를 노래하는 시노래(패) 가수가 문학제 등에 초청되어 시를 한층 가까이 느낄 수 있는데, 가곡과 대중가요로 불려지는 시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이목구비만큼 시원한 목소리와 미소가 아름다운 분으로 문학관의 시설 미비로 시노래 대신 익은 가을 노래 몇 곡을 들려주었는데, 첫 곡은 고은 시인의 '가을 편지'였으며, 요즘 잘 어울리는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불리기도 하는 '잊혀진 계절'도 불렀는데, 카메라의 저장공간 부족으로 모두 담지를 못해 흑백과 장사익 선생님의 공연에 이어 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가을 편지 / 고은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다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남미경/
- 울산 출생, 시노래 가수
- 울산 사랑 시 노래회 부회장
- 『맑은 눈빛 그냥 그대로』, 『중학교 교과서 시노래』, 『울산이라는 말이 별빛으로 쏟아져 내리네』등의 음반 발표
- 최근 고산문학축전 등 전국 각 문학제 공연에 초청되어 활동 중.
남미경 가수가 첫곡으로 선정한 시노래는 황선하 시인의 '이슬처럼'이었는데, 시설미비로 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참 오래전에 마산에서 진해로 넘어오는 버스안에서 황선하 선생님을 뵈었는데, 그때가 마지막이었기에 어디선가 황선하 선생님 모습이나 시 이야기를 대하면 키가 훤칠하며 미남이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밀려옵니다.
시인도 흔하고 시집도 흔한 세상에, 등단 33년만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인 '이슬처럼(창작과 비평)'을 검색하니 신권으로 검색이 되지않기에 중고전문서점에서 단돈 2천원에 선생님의 시집 '이슬처럼'을 주문했습니다.
선생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목구멍에 걸릴 것 같습니다.
이슬처럼 / 황선하
길가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살고 싶다. 수없이 밟히우는 자의 멍든 아픔 때문에 밤을 지새우고도, 아침 햇살에 천진스레 반짝거리는 이슬처럼 살고 싶다. 한숨과 노여움은 스치는 바람으로 다독거리고, 용서하며 사랑하며 감사하며, 욕심 없이 한 세상 살다가 죽음도 크나큰 은혜로 받아들여, 흔적 없이 증발하는 이슬처럼 가고 싶다.
남미경 가수가 어릴 때 불러보고 성인이 되어 처음 부른다는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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