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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사람이 있는 풍경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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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구산면 수정리의 산에 자리를 잡고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1987년 들어선 국내 유일의 봉쇄(封鎖)수도원으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봉쇄(封鎖)구역 안에서 베네딕트의 규칙에 따라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며, 고독과 침묵 속에서 세상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노동하는 수도자들의 영토입니다.

 

12월 7일, 경남 블로그 공동체 카페에 김훤주 기자님의 트라피스트 수녀원 방문 제안이 올려졌으며, 13명의 회원 중 방문이 가능한 4명의 회원이 트라피스트 수녀원을 방문했습니다.

 

 

파비 님은 한 달째 창원의 대림자동차 집회에 참가중이기에 김훤주 기자님이 집회장소인 창원에서 파비님을 모시고, 진해 우리집(앞)으로 오셔서 나를 태우고 달그리메 님을 모시러 마산 내서로 갔습니다.

 

우리 카페 회원은 경남도민일보의 메타블로그 '갱상도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구성이 되어 있기에 온 ·오프에서 자주 만나므로 안부 인사외에 따로 소개나 인사가 없어도 되는 사이입니다.

 

마산 내서까지 4~50분이 걸리는 거리이기에 우리는 이동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 간담회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어느 개인의 긍정적이지 못한 면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어제는 비교적 사적인 자리였기에 속내를 쉽게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속내를 드러낸다고 그놈은 그러했으니 죽일 놈이다 - 라고 주고 받은 건 아닙니다만, 소소하지만 생각에 따라 문제가 되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어제, 이재복 진해시장님의 영결식이었으며, 우리는 진해시청 앞을 지나 마산으로 이동을 했기에 자연스레 진해시와 시장님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마창진 통합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진해시의 변두리입니다.

우리 마을은 시 공영버스가 운행되는데, 첫차는 오전 7시며 막차는 오후 6시 30분입니다.

욕심은 있는 사람이 더 많지만, 세상에 대한 불만은 적게 가진 사람이 더 많을 수 있기에, 진해시의 공영버스 운행이 다행이지만 불편한 점을 주절거렸는데, 관계자에게는 배은망덕이 될 수 있겠지만, 이용하는 주민들으로서 이유가 분명한 항변이었습니다.

 

직업의 다양화는 시골이라고 예외가 아니기에 오전 7시 첫차와 오후 6시 30분의 막차, 시간 당 1회의 배차는 시대에 맞지않으며, 진해시내에서 마산이나 창원으로 이동을 할 때는 환승이 가능하지만, 진해시내의 공영버스와 진해시내의 버스간에는 환승이 불가능합니다.

 

마창진이 통합이 되면 우리 지역은 진해 시내와는 달리 원적에 가까운 주소를 가질 수 있기에 차라리 다행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 반대는 진해시내의 주민보다 동부쪽이 심한데, 이유 중의 하나는 동부(웅동,용원)쪽의 생활권이 부산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용원의 버스 정류소를 보면 진해 시내버스의 번호보다 부산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수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부산이 이용하기에 가까운 도시며, 실제 진해 시내로의 이동 시간보다 부산의 하단이나 자갈치까지의 이동거리가 더 가깝거나 비슷합니다.

그러다보니 가까운곳의 병의원을 이용하거나 시장을 보며, 거리가 비슷하다면 좀 더 경제적인 곳을 택하는 건 모든 이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 식구들이 부산을 선택하는 경우는 아이들의 영화보기와 쇼핑이며, 식구들이 시장을 볼 때 재래시장을 제외하면 진해 6 :부산 4 정도로 부산의 대형할인점을 이용하는데, 같은 L마트라도 가격에서 차이가 나며, 보다 다양한 품목과 종류를 접할 수 있고, 시장을 보기전이나 본 후 근처의 볼꺼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 중 개인 의료기관보다 저렴한 보건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면소재지에 보건지소가 있었지만, 몇 해전에 인력감축 등을 이유로 시보건소와 통합을 했습니다.

당시 진해시 청소년의 집 1층에 보건소가 있었는데, 인력감축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보건지소의 직원이 시보건소에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골은 대부분 노령인구이며, 대도시와는 달리 의료 부분에서 취약한 곳이기에 보건지소가 있어야 어르신들께서 이용이 쉬울텐데 통합으로 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라면 알테지만, 버스내의 안내에는 정차 후 하차 하라 등 위험을 대비하여 안내가 있지만,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정차 후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쪽으로 나가는 사이 버스는 출발하기 일쑤인데, 노령층과 지역민의 불편을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통합을 했기에 다른 진료는 두더라도 예방접종시에 불편을 가장 많이 겪습니다.

 

가벼운 감기 정도는 시간이 흘러 자연치유되기를 기다리는 편이지만, 얼마전에 감기가 걸렸을 때는 신종플루의 공포감으로 가까운 의원을 찾았으며, 식구들 모두 감기 정도는 병의원을 찾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감기 처방 받자고 마을버스를 타고 찬바람을 쇤다면 더 덧날 것 같기에 치료를 받지않는 게 차라리 감기가 빨리 떨어지게 하는 방법이라고 자가진단을 합니다.

 

병의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녹산공단에 근무하는데, 근무시간에 병의원을 이용하기에 부산의 병의원을 찾으며, 저 역시 부산의 병원을 이용합니다. 지역에서 지역의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걸 알지만, 작은 의료기관에서의 오진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잃은 것이 많았다보니 부산의 병원을 이용합니다.

 

외에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내서에서 달그리메 님을 만나 수정의 트라피스트 수녀원으로 갔습니다.

우리의 방문은 미리 알렸으며, 수녀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파비 님이 천주교를 믿으시기에 수녀원과 성당에 대해 잘 알고 계셨으며,  파비 님이 (수녀님의 허락하에)우리를 안내하여 여러 방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셨고, 마지막으로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의 강당에는 일반 신도와 수녀님의 자리가 따로 있었으며, 나무 칸막이가 있었습니다.

강당의 한 켠에 '고해소'방이 있었는데, 드라마 등에서 봤지만 '고해소'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파비 님께서 고해에 대해 설명을 주며, 고해성사를 하는 법도 일러주었습니다.

 

고해소는 이중문의 작은방으로, 고해를 하는 사람과 사제의 자리 사이에는 칸막이가 있으며 사제는 고해자와 마주하지 않고 방향을 달리한 의자에 앉습니다.

 

신자의 고백을 들은 사제는 하느님을 대신해서 죄의 용서를 선언하며, 죄의 용서를 받은 신자는 죄의 댓가인 벌을 치르는데, 신자가 고백한 잘못을 비밀에 붙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이 계시지 않았기에 파비 님이 신부님 역할을 했고 제가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우리가 이동시에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등장했던 인물에 대해 나의 죄를 물었으며, 조용한 성흥사에 가서 분란을 일으킨 죄도 고했습니다. 그리고 또 여럿 있었지요.

 

파비 님께서는 무조건 "착하게 살라"고만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러곳을 이동하여 둘러보고 수정마을의 대책사무실로 갔습니다.

막 도착한듯 한 신문에 '창원 마산 진해 통합' 확정이 실실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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