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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사람이 있는 풍경

갤러리 '마당' 문여는 데 비가 오네

by 실비단안개 2010.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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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박배덕 화백의 '평면으로 부터의 탈출'을 허락하에 올렸었습니다.

장영준 할아버지 역시 자연에서 얻는 재료로 입체감이 있는 작품활동을 하시지만, 박배덕 화백님은 더 도드라진 작품이었기에 물에 떠 있는 한 알의 사과를 집어 올리고 싶을 정도였으며, 작은 점이 모인 바위는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또르르 구를 것 같습니다.

사과가 떠 있는 물이나 바위를 감싸고 흐르는 물 또한 급수를 매길 수 없는 청천수입니다. 계곡의 물도 평면으로 부터 탈출을 한 것 같았습니다. 

 

몇 달 전쯤 김씨박물관 김현철 씨가 박배덕 화백님이 농가를 임대하여 갤러리를 마련할 거라는 소식을 주었습니다.

김씨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기에 언제쯤이냐고 묻지를 않았습니다.

 

6월 13일 김달진 문학관으로 가는데, 2~3년 되었나, 시골담장에 "혜경아 생일축하 한다" 현수막이 걸려있던 옆집 흙담장에 붉거나 푸른 색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장난이 심하네 하며 담장으로 비켜 대문을 보니 '갤러리 마당'이 걸려있었습니다.

아~ 그분이구나, 아무리 갤러리지만 흙과 돌담에 색을 입힌 건 잘못한 생각이 아닐까하며 마당을 빠꼼히 봤습니다.

마당은 어지러웠으며 초로의 남자는 마당에서 나무를 만지느라 내가 지켜봐도 몰랐습니다.

나도 작업을 방해하고 싶지않았습니다. 

 

  

 

김달진문학관을 나와 김씨와 갤러리 마당으로 갔습니다.

김씨가 화백님을 소개하기에 지난해 전시회장에서 연락처를 알아 전화를 드렸던 실비단안개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사람을 일찍 알아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익관계가 아니라면 마찬가지일 겁니다.

실비단안개는 그저 한 명의 관람객이었고 박배덕 화백은 예술촌 입주 여러 작가 중 한 명일 뿐이었기에 우리는 전화 한 통화의 인연뿐이었습니다.

내가 가는 작업실은 언제나 장영준 할아버지 방이었으며, 정현주 선생님은 아주 가끔 버스에서 만나면 목례를 합니다.

 

김씨는 풍이 세며 시끄럽습니다.

김씨는 한 번 만나는 이는 세상에서 그 분야에서 최고 내지 몇 손가락안에 든다고 생각하며 소개를 합니다.

이게 김씨만의 매력일수 있지만 나는 죽었다 깨어나더라도 장사꾼 소질이 없는지 마뜩찮기에 김씨의 장황한 설계를 건성으로 듣는 버릇이 생겼는데 언제 날을 잡아 오지게 따져야 겠는데, 김씨의 풍에 녹아 기회를 번번히 놓칩니다.

아무튼 덕분에 삼자와의 인사주고 받기가 수월한 것은 사실입니다.

 

박배덕 화백은 자주 하는 일인양 톱질과 망치질을 합니다.

화가의 손이 거칠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안방을 작품에게 내어 주었습니다. 

벽에는 소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여러 종류의 팜플렛이 누군가가 집어 주기를 기다립니다.

접시위에 사과가 동동 떠있습니다.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주방에 이런 작품 하나 걸어둔다면 새콤한 사과를 베어 물때처럼 밥이 맛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도시탐방대원들과 다시 마당을 찾았습니다.

그새 마당이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갤러리를 직접 꾸미는 마음이 어떤지 모릅니다.

우리의 집과는 달리 마당은 열렸기에 마당을 찾는 방문자를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새집을 장만하여 못을 박고 거울을 걸고 소품을 적당한 자리에 놓는 그런 일을 할 때의 마음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농가의 창고를 개조한 듯 한 전시실입니다.

꽃을 좋아하는지 빈공간마다 식물을 심거나 씨앗을 뿌려두었습니다.

외가마냥 편안합니다. 마당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작품은 전시와 판매를 하며, 원하는 이가 있으면 그림선생이 되어 주시겠답니다.

아래의 작품을 가르키던 사모님께서 노무현대통령이 생각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대작에는 계절별로 고향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감히 그림값을 물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작품의 가격이 같다고 했습니다.

호 당 -

터무니없던 욕심을 내렸습니다.^^ 

 

  

오늘 오후에 마당을 연다고 했습니다.

하늘이 맑고 바람이 시원하면 좋겠는데 비가 옵니다.

작품이 비에 젖을 건 아니지만 자꾸 창밖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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