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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갤러리 '마당' 8월 풍경

by 실비단안개 20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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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김달진문학관이 있는 소사마을에 두 번 다녀왔습니다.

지난 5년을 회상해보면 '나날이 풍경이 달라졌다'라고 할 수 있는 소사는 김달진문학관과 생가 주변으로 김씨박물관, 꽁뜨, 정기영 막사발에 이어 6월에 박배덕화백의 갤러리 마당이 문을 열었으며, 소사에 가면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갤러리 마당이 문을 열때 마당은 빈곳이 많았었지만, 이제 마당은 동네를 벗어나 진해의 사랑방 구실을 하며, 마당에 들어서면 마치 소인국같습니다.

 

마당은 시골집이며, 아래채는 화실, 안채는 전시실로 꾸몄으며, 창고를 개조하여 역시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골집이다보니 텃밭을 겸한 꽃밭이 있으며, 마당과 텃밭 꽃밭은 구분을 두지않고 하나의 갤러리가 되는데, 더운날 어디서 메고 왔는지 크고 작은 돌을 늘어놓거나 쌓고, 화백이 직접 만들 조형물이 함께 풍경이 되어 있습니다.

 

  

박배덕화백(63세)의 모습은 방금 들에서 돌아온 촌로의 모습이며, 평상위의 천막이 햇빛을 가리긴 하지만, 마당전체를 가릴 수 없기에 화백은 대부분 해를 이고 작업을 합니다.

그림작품이라면 시원한 방에서 가능하지만, 화백은 소인국을 건설중이며, 마당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위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기 보다 늘 일꾼의 모습인데, 마당이 계속 작업중이기에 화가의 모습은 언제 만날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 박배덕화백 부부

 

사진으로 구분이 어렵겠지만, 마당은 소인국이 건설중인데, 약한 우리 인간의 모습을 작은 작품을 통해 보여줍니다.

화백은 꿈을 꾸는 듯이 소인국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지구인보다 큰머리가 화성인이며, 화성인은 지구인을 상대로 집회중이다, 그렇다고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 건 아니다….

소주 안주는 찜같기도 하고 김치전 같기도 한데, 소인은 사다리를 타고 소주를 통으로 뽑아 올리는데, 뽑아 올리면서 취했을 것이며, 기름을 빼돌리듯이 소주를 뽑아 다른 곳에 팔았을 수도 있다….

 

 

김씨박물관의 김현철, 정기영 막사발의 정기영 선생님, 마당의 박배덕 화백님 모두 이상주의이며, 자연주의입니다.

그러다보니 소사에 가면 제가 꿈을 꾸는지 꾸어야 하는지 분간이 되지않는데, 이분들의 말씀과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해짐은 분명합니다.

 

갤러리가 문을 열 때 덩그랗던 나신이 나팔꽃덩굴을 올리더니 이제는 나팔꽃의 잎으로 옷을 입은 듯 합니다.

정기영선생님이 카페라를 들고 잎으로 가린 주요부위를 자꾸들췄는데 그 표정이 천상 동네 개구장이였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맑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느 사진인가에 모습이 있을 수 있는데, 진해 조각공원 일을 진행한 담당자께서 거들었습니다. 

허공에 매달린 벗은 남자 조각이 있는데, 당시 민원이 많았답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공공장소에 우짤라꼬 선정적인 작품을 두었느냐는 것이지요.

박배덕화백의 사모님도 거들었습니다.

만질라카이 너무 높아서 손이 안짤리더라(닿지 않더라)~

담당자 왈, 자꾸 만지모 설꺼 아입니꺼, 손이 닿으모 안되제~(경상도말이 낯선분은 굳이 알려고 하지 마셔요.^^)

우리는 마음이 모두 음흉했는지 마당에서 파안대소했습니다.

 

 

화백의 작품은 전시실을 벗어나 마당의 평상위에도 있습니다.

시골 마당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안채의 전시실을 몇 번 구경했습니만 평상위의 작품에 이어 안채 전시실로 드니, 소품 특판중이었습니다.

 

 

 

     ▲ 작업실과 전시실

 

서민이 전문가의 작품을 소장하기란 쉬운일이 아닌데 특판은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으며, 대작에 비해 작다는 차이 뿐이기에 농악놀이앞에 멈췄습니다.

그런데 마당의 풍접초를 옮긴듯한 작품도 마을을 끌었기에 망설이니, 사모님께서 두 작품을 화백님께 설명을 구하며, 둘러 앉은 사람들에게도 의견을 구했습니다.

 

작품을 걸어 둘 곳은 전기계량기가 있는 곳으로 오랫동안 휘트니 휴스턴의 앨범표지가 자리를 하다가 이광수의 사랑이 쓰여진 다포를 걸어 두기도 하고, 그날의 마음에 따라 걸려지는 것이 달랐는데, 얼마전에 유화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구입해 그곳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연꽃임에도 어두운 색이기에 현관이 무거운 느낌이라 신경이 쓰이는 곳입니다.

 

농악은 역시 현관 거울옆의 하회탈과 꼬마 신랑신부의 혼례행차 서각과 어울릴 것 같았으며, 풍접초는 화사하기에 현관이 밝아질 것 같아 두 작품을 구입하여 번갈아 걸어두고 싶지만, 특가로 내놓은 작가에게는 무례가 되는 줄 알지만 금액이 망설이게 했습니다.

 

화백님께서 농악놀이가 좋을 것 같다고 하시곤 나중에 풍접초는 금액을 낮춰주겠다고 하시기에 욕심대로 두 작품을 포장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거실에 그림 한 두점을 걸어 둔다지만, 우리는 친정식구가 함께인 가족사진이 전부며, 화장실문에 누군가가 그린 르노와르의 그림을 부산 문화회관 전시회장에서 구입해 걸어 둔게 전부인데, 비록 현관이긴 하지만 박배덕화백님 덕분에 좋은 작품을 걸었습니다.

풍접초는 포장지에 그대로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소품이긴 하지만 박배덕화백님의 작품을 꼭 만나고 싶다는 분이 있으면 드리겠습니다.

 

그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하늘로 날아 가는 줄 알았으며, 집에 와서 두 작품 사이에서 고민하며 행복했습니다.

참 작품은 황토에 그렸습니다.

 

특판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여쭙지 못했는데, 그림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소사 풍경 구경겸 박배덕 화백님의 갤러리 마당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소사의 새소식 하나를 미리 흘리겠습니다.

갤러리 마당의 담장을 따라 10월부터 일주일에 1회 골목 문화장이 설겁니다.

장 이름은 'made in 소사'가 될 것 같으며, 장에 내놓을 물건은 현지의 농산물과 창원의 몇 몇 전문 선생님들의 손작품으로 비누, 봉제인형, 퀼트, 커튼, 앞치마, 머그컵 등으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니 기대해 주시고 소문 많이 내어 주셔요.

 

10월 가을, 첫 장이 서는 날을 기대하며 장터 풍경 담을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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