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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15회 김달진 문학제의 불편함 그리고 기쁨

by 실비단안개 201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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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김달진 문학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9월 4일 진해 구민회관의 시상식과 기념 공연에 함께 했는데, 문학제 풍경입니다.

 

- 김달진 문학상 수상자 : http://www.daljin.or.kr/

 

마창진이 통합되어 진해 김달진 문학제가 아닌, '창원 김달진 문학제'된 것이 가장 큰변화입니다.

그런데 시상식과 공연장의 관중석을 봤을 때 진해시에서 개최했을 때보다 적은 관중수였기에 1차 실망을 했으며, 박완수 시장의 환영사는 대독이었기에 2차 실망을 했습니다.

 

진해 구민회관의 관람석은 겨우 몇 백입니다.

그동안 김달진 문학제때 늘 함께 했다시피 하기에 규모를 알며 좌석이 채워지는 정도도 압니다.

시민 100만이 넘는 도시에서 그 좌석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은 창원시의 홍보부족이 아닌가 생각하며 통합 창원시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김달진 문학제는 군항제와 함께 진해의 가장 큰 행사인데, 진해가 창원에 곁방살이 하는 게 아니니 진해구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관심을 가지기 싫다면 예전처럼 진해시로 돌려주면 더 좋겠습니다.

 

고인이 되신 이재복 전 진해시장님은 당시 불편한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달진 문학제에 함께 하였습니다.

그런데 박완수 시장은 급한 일이 있다며 환영사를 대독하게 했습니다.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는 문학제 개최가 하루 이틀전에 통보된 게 아닐텐데 이럴 수 있나 싶어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위 두 일은 통합시 이후 진해구민으로서 느낀 불편한 마음이었으며, 지금도 떨쳐지지 않습니다.(다시 진해시민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김달진 문학제는 막을 열었으며, 김달진 문학관에서 고생하시는 이성모 관장님과 학예사님, 집사님께 감사드립니다.(너무 고생하시는 분들이라 눈물이 날라카네)

 

 

구민회관에 막 도착하니 한양으로 가신 폴래폴래 선생님이 보였습니다.

지난해 이후 처음같은데 아닌가요?

폴래폴래 선생님을 만난 것이 개인적인  첫째 기쁨이며, 은근히 기다린 김선학 교수님께서 우리 앞좌석에 자리를 하였습니다.

두번째 기쁨입니다.^^

 

국민의례가 있었습니다.

태극기는 무대 (관람석에서)오른편에 있었기에 국기에 대한 맹세와 애국가 제창을 할 때, 뒷자석이었기에 김선학 교수님(이하 선생님)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었는데, 다른 관중과는 표가 나도록 태극기를 향하여 흐트리지지 않은 자세로 몸을 돌렸습니다.

다른 개인들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이런 교수님도 계시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곤 학예사님께서 내빈께 꽃을 달아 드렸는데, 김선학 선생님은 꽃을 받아 안주머니에 넣더군요.

(스토커 아니고 바로 앞이라서 보였음)

분명 시상자로 함께 하셨을 텐데 왜 꽃을 달지 않으실까….

 

잠시 자리에서 벗어나 김두천 기자와 수다(?)를 떨고, 블로그를 운영은 하지 않지만 실비단안개를 익히 들었다면 여자 분이 다가와 인사를 하더군요.

그리고 진알시 회원 화이트님이 오셨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줌으로 담아 보니)선생님은 안주머니에 꽃을 꽂으신 듯 합니다.

 

처음 선생님을 김달진 생가에서 뵈었을 때 운동화에 남방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모습이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더 감동을 받으니 아무래도 팬이 되어야 할까 봅니다.

 

김달진 문학제 시상식이 나와 전혀 상관없지만, 낯이 익은 분들로 인해 기쁨이 더해지는 자리가 되었으며, 두리번 거렸지만 초림선생님과 형광등선생님, 고갱선생님이 보이지 않아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뱃머리에서 만난 이채구 시인 덕분이 외롭지 않은 뱃길 여행이 되어 고마웠고요.^^

 

또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한 분은 '우두커니'(실천문학사, 2009)의 박형권 시인었습니다.

박형권 시인은 마산 덕동에서 조개 종패일을 하는 시인이라는 소개를 받았는데, 시인의 시를 (그때까지 생각으로)읽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5일 김달진 시인의 생가 시화전에서 박형권 시인의 시를 읽는데, 어디선가 읽은 시였습니다.

 

장모님 앞에서 젖꼭지를 빨았다/박형권

 

새해에 들어 와서 한 번도 고추를 받아보지 못한 산부인과에

아내가 고추를 생산하였다

고추라고 해서 거둘 때 손 많이 가는 것도 아닌데

기분상 십만 원을 더 내라고 했다

상 받은 기분으로 십만 원을  더 주고 아들을 사서

우리의 동굴로 돌아왔다

미안하게도 이놈이

지하방이라서 울고

방이 차다고 울고

아비 무능하다고 악 악 울었다

엄마 젖이 맛이 없다고 크게 크게 울었다

한 번도 신 과일 먹여보지 못하고

근육이 되는 동물성 단백질 먹여보지 못한 아비 죄송하라고

엄마 젖을 걷어찼다

식성이 까다로운 놈이구나 혐의를 두었는데
아내의 젖꼭지가 물새알처럼 유방에 푹 파묻혀 있는 것이 그때 생각났다
젖은 물려야겠고
참 막막하였다
결국 장모님이 소식을 접하여 치마폭을 부여잡고 달려와서는
자네가 쎄기 빨아라 하셨다
쎄기 쎄기 빨았더니 아들이 먹어야 할
엄마가 내 입에 흥건하였다
드디어 물새알이 돌출하고 알이 새가 되어 날아오르려는 찰나
딸 키워 남 줬다 그러시기에
장모님 젖꼭지도 빨아드릴까요 하였다
 

에라 이 숭한 놈아
아비가 그런 핀잔 듣는 것도 모르고 아들은 행복하게 맛있게 엄마를 녹여 먹고 있었다
장모님도 아내도 아들도 나도
그날 하루는 물새알이 되어
바다로 일 나간 오래된 엄마를 동그랗게 기다렸다

 

선정적인 제목만 마음에 콕 박히는 시.

다음날(5일) 몇 시간동안 그 시를 읽은 곳이 어딜까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었는데, 바다 어디쯤이었을까, 돌아 오는 길이었을 겁니다.

아~ 김훤주 기자, 맞다!

김훤주 기자의 블로그에서 읽었던 것입니다.

 

눈물 고이게 하는 시의 시인을 찍었습니다.

 

시상식중에 제 1회 창원KC국제 문학상과 제 1회 김달진청소년 시문학상 시상이 있었는데, 국제문학상 첫 수상자로 중국의 노벨문학상 후보이자 대표적인 저항시인인 '베이다오(北島)' 씨가 수상했으며, 청소년 시문학상은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기에 수상을 위해 학생들이 교복차림으로 참석을 했더군요.

 

각 학교의 졸업식장이나 시상식때의 풍경이 어떠세요?

시상자는 무대 가운데 서며 수상자는 어리다는 이유로 시상자를 바라보며, 관람석에는 수상자의 뒷모습만 대부분 보이는데, 김달진 문학제는 (쭉)지켜본 결과 수상자를 존중해 줍니다. 문학제의 다른 부분도 좋았지만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시상식에 이어 황병기 교수님의 가야금 연주가 있었습니다.

글로만 읽었지 황병기 교수님을 모릅니다.

지난해 장사익선생님에 이어 황병기교수님의 가야금 연주까지 감상하는 기회니 복이 터진 문학제입니다. 

 

▲ 가야금/ 황병기, 장구/김웅식 

 

연주곡은 '침향무'와 '비단길'이었는데, 비단길 18분 연주중 부분을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저작권에 위배된다면 내리겠습니다.)

 

비단길은 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페르시아 유리그릇의 신비로운 빛에서 곡의 동기를 얻었다는 이 곡은 고대 동서 문물의 통로가 되었던 비단길을 따라 신라의 아득한 환상이 아시아의 반대편까지 비단같이 펼쳐진다는 의미를 띤 상징적인 곡이라고 합니다.

 

 

경남관현악단 '휴'의 판소리 명창 김수경 씨의 사회로 시작된 가야금 연주에 이어 휴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첫 곡이 '고구려의 혼'이었는데, 관중이 첫 곡에 매료되어 모든 공연을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김수경 씨가 이쁘기도 하지만 프로그램 진행을 똑 부러지게 하기에 김수경 씨 팬입니다.

 

▲ 극단 '휴'단원

 

김수경의 '흥부 박타는 대목' 부분입니다.

카메라 동영상이다 보니 언제나 메모리 부족으로 잘립니다.^^

 

 

관중석에서 앵콜을 외치니, 김수경 씨께서 휴 단원들은 프로이기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앵콜곡을 선물한다고 했습니다.^^

김달진 문학제 첫 날 행사는 이렇게 마쳤으며, 진알시 회원의 말이, "진해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다니 그저 놀랍다"면서, '휴'의 공연을 많이 칭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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