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가본 곳

무궁화호 열차에서 만나는 작은 세상

by 실비단안개 2010. 9. 12.
728x90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렸던 글인데, 너~무 길어 나누어 수정하여 올립니다.

 

기차타고 수목원 가자~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기차여행은 더 설레입니다.

 

식구들과 몇 번 다녀온 경남수목원으로 혼자 기차를 타고 갑니다.

수목원역의 영업시작일이 좀 되었지만 마음처럼 쉬이 나서질 못했는데, 올 여름 내가 나에게 준 숙제가 '기차를 타고 수목원역에 가기'입니다.

코레일에 열차 시간을 확인하니, 경남수목원이 아니고 '진주수목원'이라고 했는데, 줄여 수목원역으로 하겠습니다.^^

 

집에서 마산역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있기에 오전 11시 32분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으며, 마산역에 도착하여 왕복 표를 구입한 후 시계를 보니 여유가 있기에 커피를 한잔 마시기로 했습니다.

기차역앞에는 '역전다방'이 있어야 할 것 같으며, '역전여인숙'도 있어야 그게 진짜 역같은 생각이 드는데, 새마을호나 KTX가 생기기전 교통 수단중 기차는 서민들과 통학생들이 많이 이용했기에 좀은 (우리나라의 시골을 무시하는 건 아님)촌스러운 그런 분위기가 나야 더 정답기 때문이라고 혼자 단정하기 때문일 겁니다.

 

역전다방이 흔치않지만 마산역광장 끄트머리에 역전다방이 있으며, 역전여인숙이 있는 역은 앙증맞은 진해역 앞입니다.

역전다방이 보이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내가 진짜 기차를 타거나 탔구나 싶어서요.

 

마산역광장앞의 작은 시장에는 옷가지와 자잘한 일용품, 경전선이 실어 나른 채소와 곡식들이 난전에 펼쳐져 있으며, 근처로 숙박소와 국밥집, 역전다방이 있습니다.

 

다방의 메뉴는 서민에게 맞추어져 있으며, 커피를 좋아하기에 커피를 주문하여 설탕과 프림 한스푼씩을 넣어 텔레비젼을 보며 천천히 마셨지만 열차 출발 시간이 멀었기에 시장구경을 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가지지 않는 마음인데 작은 시장이나 재래시장에 가면 채소 몇 단을 앞에 두고 졸고 계시는 할머니앞에선 걸음이 멈춰집니다.

어제 내 엄마의 모습이며, 훗날 나의 모습이 될 수 있으며, 이웃의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길을 떠나니 생물은 구입을 할 수 없었기에 햇고추로 고추장을 담그야 하기에 항아리를 덮을 망사망 다섯장을 사니, 아주머니께서 새댁이 별걸 다 아네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새댁 아니고 헌댁인데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늘이 꾸물거렸기에 우산을 준비할까하는 마음을 잠시 가졌지만 짐이 된다는 핑계로 열차안에서 마실 커피와 물 한병을 샀습니다.

혼자 길을 나설 땐 작은 것도 큰짐이 되기에 줄일수 있는 건 최대한 줄이거든요.

맞이방엔 대부분 시골 할머니들이며, 배낭을 멘 이들은 마지막 휴가를 떠나거나 여행에서 돌아가는 이들일 것입니다.

 

할머니들은 평촌에서 손수 거룬 채소를 번개시장에 내다팔고 가시는 길이며, 평촌은 수목원역 앞의 역입니다.

배낭을 멘 어린친구들은 몸이 불편한 어린이집 친구들로 코스모스를 만나러 북촌으로 기차여행을 가는 중인데,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얼굴 한번 찡그리지않고 어린 친구들의 눈높이로 친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열차안에서 만나는 작은 세상       

 

이제 수목원으로 갈 열차가 들어 옵니다.

열차가 빠앙~ 하고 들어오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무궁화호는 좌석사이가 넓기에 편안합니다.

크게 떠들어야 할 일도 없지만 새마을호나 KTX 처럼 숨을 죽이지 않아도 됩니다.

천상 서민체질인 모양입니다.^^

 

열차안에는 많은 노랑병아리들이 재잘거리고 있었는데, 창원의 어린이집에서 수목원으로 소풍을 간다기에 동행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그 반가움은 잠시였습니다.

꼬맹이들이 도시락에서 삶은 계란을 꺼냈거든요.

소풍을 가면 당연히 삶은 계란을 챙겨야 하는데 짐이 된다는 핑계로 빈손이었기에 침을 꼴깍이며 꼬마친구들이 진지하게 달걀껍질을 벗기는 모습을 훔쳐봤습니다. 선생님들은 친구들의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한지 통로를 바쁘게 다니며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메추리알이었으며 또 어떤 친구는 구운계란도 있었습니다.(칫~ 여기가 목욕탕인가~-.-)

 

어린 친구들이 진지했습니다.

혼자서도 잘 해요~^^ 

 

 

어린 친구들에게 마음을 다쳤했기에 열차안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마산역의 매점에서 열차안에 음료수가 없다고 했는데 2호차에 미니카페가 있었으며, 창밖을 향한 의자와 자판기가 있었습니다.

 

기차를 많이 탔지만, 화장실을 사용중일 때 전칸에 알림이 된다는 걸 처음 알았으며, 남자화장실은 연세많은 분은 힘이 부칠 정도로 문이 빡빡하여 안내원이 (여성용)좌식화장실을 안내했습니다.

 

여행객중엔 대학생들이 많았는데, 피곤에 지쳐 좌석전체에 몸을 맡기거나 칸 사이에서 혼자 피곤을 풀기도 했습니다.

우리집 아이들도 얼마전에 기차를 이용하여 충청도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마 같은 모습이었을 겁니다.

 

2호와 3호칸 사이엔 동반석이 있었습니다. 

무궁화호에 해당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KTX의 경우 3명 이상 모여 같이 구매를 하면 약 37.5%할인이 됩니다.

KTX의 각 칸에 있는 마주보는 좌석에 한해 4명의 동반석을 1장으로 묶어 2.5명 분의 가격에 구입을 할 수 있는데, 만일 3명이 여행을 갈 경우 각각 구입하는것보다 위의 방법으로 4장을 구입해서 한 좌석을 비워두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동반석이라고 모두가 동반객이 아닌 둘 혹은 일인 승객이며, 동반석엔 접이가 가능한 책상이 있고 이들은 책을 읽거나 게임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차창밖으로 가을이 오고 있으며, 작은 역에 기차가 멈추면 승객은 하나 둘 집으로 가기 위해 혹은 여행지를 찾아 내립니다.

마산역에서 수목원역까지는 약 50분 걸리며, 중간에 중리·함안·군북·원북·평촌역이 있고 열차는 무궁화호답게 작은 역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낯선 그곳에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목적지가 정해져 있기에 꾹 참았습니다.

 

 

 

애걔 역사가 없잖아~ 그래도 기차는 선다 

 

수목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수목원역은 역사와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입니다.

동화에 나오는 작은 역사를 기대했는데 수목원역은 승강장과 역명판, 화장실만 있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풍경은 아니었습니다.

위키백과에서 '진주수목원역'을 검색해 봤습니다.^^

 

진주수목원역(晉州樹木園驛)은 경전선의 철도역으로 인근에 있는 도립 경상남도수목원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2007년 10월 19일부터 임시승강장의 형태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이 역에는 승강장과 역명판은 물론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어 역 건물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역 기능이 갖춰져 있습니다.

평소에는 경상남도수목원의 개관시간부터 폐관시간까지 하루 총 11회의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나, 대형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마산행 열차가 이 역을 거쳐 반성역까지 구간 연장운행을 하는 형태로 증편운행하기도 합니다.

 

수목원역은 역사가 없기에 승차권은 예매를 하거나 승차 후 안내원에게 발급 받으면 됩니다.

 

 

▲ 진주수목원역

 

수목원역에 내리면 외관이 신식이긴 하지만 정미소가 있으며 양옆으로 간이역상회와 수목원국수집이 있고 건너편 버스정류소가 있는 길에 수목원가는 길 안내와 함께 잘 생긴 길이 쭉 뻗어 있으며, 너머로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