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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 개통 코앞, 첫배타고 거제로

by 실비단안개 201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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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가 12월 13일 (오후 2시)개통 예정입니다.

거가대교는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도로입니다.

2004년 12월10일 첫 공사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다음 달 개통되며, 거가대교의 개통은 부산에서 거제와 통영·고성으로 가는 시간을 줄여 주기에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보지만,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지역에 머물지 않는 당일치기 여행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가끔 거제로 갑니다.

이용하는 교통은 선편입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마산과 통영을 경유하여 거제로 가지만, 선편은 안골에서 출발하기에 다른 지역민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희망속에 개통되는 거가대교지만, 선편을 이용하는 나의 경우 두 손 들고 환영할 일만은 아닙니다.

 

얼마전 거가대교 개통에 따라 운항이 완전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여객선 종사자들과 가족들은 생존투쟁위를 구성했으며, 여객선 종사자들의 생계대책을 위해 정부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도 구성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안골 - 거제 도선은 중단 될 가능성이 큽니다.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라 안골 - 거제 배편은 다시는 운행되지 않을 수 있기에 기록과 추억을 추스려 볼 겸 시간이 빌 때 거제를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 거제행 여객선은 부산 - 거제(장승포, 옥포), 진해 속천 - 거제 실전, 진해 안골 - 거제 농소 ·간곡, 진해 안골 - 구영 구간이 있습니다.

 

진해 안골에서 거제 간곡으로 가는 첫배는 오전 7시입니다.

오전 7시면 식구들의 출근준비로 바쁜 시간이지만 다음 배는 오전 9시 30분이기에 그 시간엔 이도저도 아닌 시간이라 6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해가 뜨기전이지만 차와 사람들은 첫배를 타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더러는 아침 식사를 위해 매점을 찾기도 했는데 매점은 다음 시간 배편 시간에 맞추어 연다고 했습니다.

안골에서 거제 간곡까지는 50분 정도며, 승선하여 커피를 마시고 바쁘게 다니며 바다와 파도, 먼 풍경 등을 찍다보면 간곡에 도착합니다.

정말 심심할 시간이 없는 거제로 가는 뱃길입니다.

이용할 배는 풍양 아일랜드호입니다.

 

▲ 오전 6시 45분 승선. 아직 아침이 오지않은 용원 아파트촌이 보입니다.

 

풍양 아일랜드호는 정시에 출항했으며, 7시 12분 신항 공사 현장은 조용했습니다.

 

 

풍양 아일랜드호는 안골과 웅천 매립지를 연결하는 다리를 지났고 안골 등대가 멀어져 갑니다.

 

 

동쪽 하늘을 물들이던 아침해가 솟았습니다.

오전 7시 22분 가덕도에서 떠올랐으며 선상에서 맞은 첫번째 해맞이입니다.

새해를 맞을 때처럼 떨리지는 않았지만 뿌듯했습니다.

 

 

 멀어져 가는 진해를 봤습니다.

진해 시루봉에 떨어진 아침해는 아래로 아래로 흘렀고 고개를 돌리니 저도가 꼬치마냥 거가대교에 꽂혀 있습니다.

 

 

저도(楮島)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 있던 섬으로 지금도 통제지역인데 거가대교는 저도를 뚫고 거제로 갑니다. 나는 군사지역(진해는 도로변에서도 사진촬영금지 안내를 쉽게 볼 수 있음)의 사진촬영 금지만 봐도 가슴이 콩닥거리는데 거가대교는 겁없이 저도를 뚫었으니 다리의 혁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거가대교는 총 길이 8.2㎞로 침매터널(3.7㎞)과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사장교 2개(1.6㎞), 접속교(1.9㎞), 터널 2개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가덕도에서 중죽도를 잇는 해저터널 구간은 높이 9.75m, 왕복 4차로의 너비 26.5m, 길이 180m짜리 콘크리트 터널 구조물 18개를 이어 건설했으며, 침매터널을 지나 중죽도터널을 빠져나오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차량이 대기하거나 대피할 수 있는 작은 인공섬이 있습니다.

 

이어 거가대교의 부산쪽 부분으로 주탑이 2개인 사장교(2주탑)의 2주탑은 지도의 주소가 부산 강서구에서 경남 거제시로 바뀌는 지점입니다. 

 

2주탑 사장교는 저도터널을 통과하며 이번에는 3주탑 사장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주탑이 세 개인 사장교로는 국내 처음이며 하나의 교량에 주탑 2개짜리 사장교와 주탑 3개짜리 사장교가 동시에 들어선 것도 국내 처음이라고 합니다. 

 

3주탑 사장교를 지나면 경남 거제시 유호리에 있는 장목터널에 닿습니다.

이어 거가대교와 접속도로(거가대로)가 만나는 농소터널을 지나면 거제요금소가 나타나는데 침매터널과 교량구간을 합친 8.2㎞를 제한속도인 시속 80㎞로 달릴 경우 5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1만 770원이 될 것 같은데 개통 후 1개월은 무료 통행이며 비싼 통행료로 부산과 거제 시민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하니 조금은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5분 달리는데 1만 770원은 사실 심하지요.

또 1만원이면 1만원이고 1만 1000원이면 1만 1000원이지 770원이 뭡니까.

 

저도 설명에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다시 풍양 아일랜드호를 타고 거제로 가겠습니다.

오전 7시 33분 아침해는 2주탑 주위에서 맴돌다 오전 7시 36분 풍양 아일랜드호가 3주탑 아래를 통과하자 아침해는 주탑과 교각에 부숴졌습니다.

 

 

 

 거가대교는 거제 장목에 닿았습니다.

 

 

 

장목 농소터널을 뚫은 거가대교는 접속도로와 이어지는데, 접속도로는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구간이 있기에 (거제 택시 가시의 말에 의하면)거가대교 개통 후 차량이 한꺼번에 거제로 몰릴 경우 거제는 교통대란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혼자 거가대교를 이용할 일은 없겠지만 모쪼록 접속도로가 탈없이 완공되어 교통 흐름이 시원하면 좋겠습니다.

 

7시 44분, 안골에서 따라온 어제 뜬 달이 먼저 농소에 도착했으며, 풍양 아일랜드호도 간곡 뱃머리에 곧 닿습니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농소의 쌍둥이 화장실이 반갑습니다.^^

 

 

 

오전 7시 49분 간곡에서 하선하니 몽돌밭에 처음보는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몽돌밭을 몇 번 오가며 조가비를 줍던 날도 있었는데….

 

 

아침 식사는 출항전 선상에서 우동으로 했기에 커피를 다시 한 잔 마셨습니다.

오후에 진해로 돌아 갈 겁니다.

 

오후 2시 30분 아일랜드호입니다.

하늘과 바다, 구름, 내 마음 모두 맑음이며 날씨도 포근했습니다.

매표소 풍경을 담았습니다.

정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매표소일 수 있거든요.

안골과 간곡의 매표소 직원과 주변의 점포들이 걱정되었습니다만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저마치 풍양 아일랜드호가 보이며 승선할 차들이 줄을 섰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안골과 거제를 운항하는 아일랜드호엔 차가 참 많이 탔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장승포에서 부산행 배를 타려고 했는데 시간이 맞지않아 옥포에서 부산행 여객선을 타기로 하고 (10여분 걸린다기에)장승포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그런데 기사님 말씀이 장승포와 옥포의 경우 배삯이 2만원이 넘을 거라는 겁니다.

내가 안골에서 간곡을 오갈 경우 편도 4500원인데 비해 엄청난 요금이었기에 옥포를 포기하고 승차한 택시로 간곡을 택했습니다.

택시비가 2만 6000원 나왔지만, 장승포나 옥포에서 배를 탈 경우 쾌속선이지만 부산 중앙동까지 1시간이나 1시간 10분 정도 걸리며, 부산 중앙동에서 지하철을 타야 하고 다시 하단에서 진해행 버스를 타야 하기에 번거롭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주머니의 간곡행 선편 시간표도 거들었습니다.

아는 길은 돌아오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었습니다.

 

 

 

거제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만나지 못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나는 어부나 낚시꾼이 아니기에 어선을 타고 거제 간곡을 찾지는 않을 테니까요.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우리 식구는 나 혼자 거제를 찾았을 때 보다 더 많이 거제로 가게 될 겁니다.

개통 1개월 정도는 보통 무료이기에 그 기간 두 번 정도 거가대교를 달리겠지만 내가 가진 추억과는 달리 식구들은 그다지 추억을 갖지 못했기에 우리 식구가 간곡을 찾을 일은 내가 서울을 가는 횟수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오후 2시 36분, 37분, 38분 풍경입니다.

36분, 가덕도 등대와 연대봉이 보이는데 엄청난 경험을 하게 한 가덕도 등대였습니다.

아침햇살에 비친 세상과는 달리 부드럽고 편안한 색의 풍경입니다.

돌아 온다는 것, 떠날 때의 설레임과는 달리 편안해지는데 막상 집과 가까워지면 식구들 걱정에 조바심이 입니다. 불량엄마도 엄마인 모양입니다.

 

 

 

3주탑 사장교와 장목터널이 만나는데 색상의 차이로 역시 아침과는 다른 풍경같습니다.

  

 

3주탑 사장교 아래를 통과하려 합니다.

아침과 오후 시간의 색상 비교입니다.

 

▲ 장목터널과 3주탑 사장교

 

▲ 3주탑 사장교와 저도터널(아침과 오후 비교)

 

2주탑 사장교가 부드럽습니다.

 

 

 

▲ 3주탑 사장교 아래 통과

 

 

아침 시간에도 열심히 저도 풍경을 담았지만 오후 풍경 색이 좋아 오후에 담은 걸로 올립니다.

저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이 사진이 군사법을 위반하는 지 알 수 없지만, 열린 풍경이기에 담았습니다.

 

 

 

▲ 저도와 중죽도를 연결하는 2주탑 사장교

 

 2시 50분, 거제가 멀어지고 익은 진해의 산과 섬이 안깁니다.

 

 

 ▲ 연도

 

▲ 웅도와 소쿠리섬

 

우성페리 터미널과 용원 아파트촌이 보입니다.

다 왔습니다.

 

남겨둔 무엇과 그리운 어떤것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거제를 다녀오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 안골마을

 

거가대교는 다음 달 13일 개통식을 갖고, 다음 날인 14일 오전 6시부터 정식 개통될 예정이며,

연말까지 시범운영한 뒤 내년 1월1일부터 통행료를 받을 예정인데 통행료 1만원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11월 30일 오후 8시 24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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