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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설날에 핀 봄까치꽃

by 실비단안개 201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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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낮기온이 12도였습니다.

다니기도 좋고 놀기도 좋은 기온이지만 봄꽃이 피기에는 아직 이른 기온입니다.

경남 남해는 남쪽의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기에 봄꽃이 일찍 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설날에 설마 피었을라고 하며, 성묘가는 길 폭이 좁아 아래를 보고 걷는데 파란빛 봄까치꽃이 피었습니다.

 

눈깔사탕보다 작은 데… 찍을라꼬?

눈깔사탕처럼 크면 뭐하러 찍어, 작으니 안스럽고 이쁘고 기특하지, 더군다나 설날에 피었으니.

 

큰개울불알풀인 봄까치꽃은 매우 작아서 관심을 갖기 전에는 몇 십 년이 가도 구경도 못해보는 꽃이기도 합니다.

봄까치꽃은 길가나 빈터의 약간 습한 곳에서 자라며, 전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바닥을 기며 자라는 줄기 마디에서 꽃이 핍니다.

푸른 꽃송이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는 시들며, 잎겨드랑이마다 달린 수많은 그 꽃송이는 한 달이 넘도록 날마다 새꽃을 피우며, 풀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입니다.

아침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반가운 소식이 오고 정월초하루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1년이 길하다가고 하니, 설날에 봄까치꽃을 만났은니 1년 내내 꽃같이 예쁜날이 되겠지요?^^

 

봄까치꽃의 다른 이름은 개불알풀입니다.

꽃의 모양은 세 개의 꽃잎은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한 꽃잎만 길쭉한 모양으로 밑으로 처져 있어서 개불알풀이라는 이상한 이름이 붙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열매의 모양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꽃이 진 다음에 맺히는 열매는 거꾸로 된 심장(하트) 모양의 가장자리에 털이 나 있고 끄트머리가 오목한 것이 개의 음낭을 닮았기 때문에 지어졌다는 말입니다.

민망한 이름이 며느리밑씻개와 쌍벽을 이루는 풀꽃 개불알풀은 민초들의 삶처럼 질긴 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금방 터를 잡고 꽃을 피우는 꽃이니까요. 

작은꽃은 '개불알풀'이며, 큰꽃은 '큰개불알풀'이라고 합니다.

 

아직 바람이 차기에 잎이 봄빛이 아니지만, 봄은 겨울을 이겨내기에 곧 여린 봄빛이 될 것이며, 이삭같은 봄까치꽃은 따스해지면 많은 친구를 얻어 푸른꽃구름을 만들 것입니다.

오늘이 입춘입니다.

 

 

 

 

 

▲ 봄까치꽃이 피는 곳에는 광대나물이 있는데 광대나물도 붉은 입술을 뾰족 내밀고 있습니다.

 

봄까치꽃 / 정일근

겨울 속에서 봄을 보려면                                                                               콩알보다 더 작은 꽃은
신도 경건하게 무릎 꿇어야 하리라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겐 보이지 않느니
내 사는 은현리서 제일 먼저 피는 꽃                                                                보이지 않는 사람에겐 들리지 않느니
대한과 입춘 사이 봄까치꽃 피어                                                                     그 꽃 보려고 시인은 무릎 꿇고 돌아간 뒤
가난한 시인은 무릎 꿇고 꽃을 영접한다                                                           솔발산도 머리 숙여 꽃에 귀 대고
양지바른 길가 까치 떼처럼 무리지어 앉아                                                        까치소리 오래 듣다 제 자리로 돌아간다
저마다 보랏빛 꽃, 꽃 피워서                                                                          두툼한 외투에 쌓인 눈 툭툭 털고
봄의 전령사는 뜨거운 소식 전하느니                                                               봄이 산 135-31번지 초인종을 누르는 날
까치가 숨어버린 찬바람 속에서                                       
                               시집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2006년 시학
봄까치꽃 피어서 까치소리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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