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거연리 불타는 듯 한 반시나무 단풍

 

비가 내리는 탓에 피곤했나 봅니다.

대구를 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거든요.

"청돈데 갈데 없는기요?"

집에서와는 달리 차에선 깨우면 금방 일어나기에 어 청도... 남성현역이 먼기요?

국도로 내려 다시 올라가야 한다며 청도휴게소 못미처에서 국도를 탔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흐리며 오후 시간이기에 남성현역이나 운문사로 간다는 건 별의미가 없기에 보름전 청도 풍경과 비교하며 달렸습니다.

그 많던 감은 대부분 수확을 마쳤으며, 감나무잎도 대부분 떨어졌고, 은행나무는 샛노랗게 물이 들었습니다.

지나는 말로 투덜댑니다.

단풍구경 한 번 못하고 가을이 가네...

두 주 동안 버려두고 혼자 팸투어 다녔다는 이야깁니다.^^

 

우리는 청도천을 달리다 몇 번이나 그림같은 마을 풍경을 봤으며, 더는 안되겠다 싶었기에 신거역 조금 못 가 청도천 건너편 마을로 갔습니다.

청도천을 사이에 둔 마을은 부산, 대구 고속도로가 떡 막혀 마을 전체를 담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도로가 교통을 편리하게 할 수는 있지만 전체풍경을 찍기에는 가로막이 되기에 넓고 좋은 도로는 풍경사진을 찍는 사람에겐 의미가 없습니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가연리입니다.

거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거역이 있는데 신도마을과 거연마을의 마을이름 앞 글자를 따 신거역이라고 했습니다.

 

반시나무 단풍에 끌려 무작정 찍은 거연리 단산마을 풍경입니다.

 

 

마을 앞으로 부산, 대구간 고속도로와 청도천, 25번 국도, 경부선이 차례대로 펼쳐져 있습니다.

경부선과 청도천과 작은 시골길만이 있었다면 아름다운 풍경이 될텐데 청도천위의 단산대교는 돌아올 때도 못마땅했습니다.

 

 

청도는 정말 감나무가 많은데요, 전문 농장이 아니다보니 할머니께서 반시를 땁니다.

반시는 감나무에서 아직 생생했으며, 정구지밭을 감나무단풍이 덮다시피했기에 더는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감나무 단풍이 들때면 담쟁이도 붉게 물이 듭니다.

거연마을 담장 곳곳에 담쟁이 단풍이 곱습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감나무는 대나무 등이 받쳐줬지만 붉은 반시와 단풍은 담장을 넘기에 누구네집 감나문지 분간을 못 할 지경이었기에 지혜를 요하는 일은 아니지만 옛날에 읽은 오성과 한음의 감나무가 생각났습니다.

 

 

 

 

 

 

 

작은 마을엔 청도천을 내다보는 경로회관과 작은정자가 있는데 여름날이면 청도천 맑은 바람과 좋은 풍경이 될만 했지만, 고속도로는 그것조차 허용치 않습니다.

팔각정 아래의 은행나무입니다.

 

마을전체 풍경은 더 아름다우며, 아직은 곳곳에 감나무단풍이 볼만하니 단풍풍경이 고프다면 청도로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