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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와인터널, 최고의 피서지였다

by 실비단안개 201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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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가 택한 휴가지는 청도였습니다.

청도 와인터널은 지난해엔 포스팅을 하지 않았지만 세번째입니다.

집을 나설때 태풍의 여파로 구름이 낀 가운데 바람이 살랑거렸기에 비가 내릴 때를 대비해 출발했는데 청도 와인터널에 닿았을 땐 햇빛이 쨍쨍했습니다.

송금리 남성현교회에서 와인터널 입구까지 800m인데 차로 이동한 시간은 30여분이나 될 정도로 입구부터 차량과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터널진입로 확장공사까지 더해졌기에 기온은 실제기온보다 더 높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와인터널 입구의 장사모습도 진화되었으며, 터널 내부도 시대에 맞춰 변화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도는 반시가 유명하기에 가을에 와인터널을 찾는 이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휴가철인 지금이 절정같았습니다.

사람들은 큰와인병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철로위에서 두 팔을 벌이는 일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입구 상가에는 가을처럼 반시곶감과 감말랭이, 감식초 등을 팔았으며, 여름답게 시원한 음료와 역시 청도 특산물인 복숭아를 팔기도 했습니다. 신용카드가 된다는 글이 걸려 있기도 했습니다.

 

 

청도 와인터널의 원래 명칭은 '남성현 터널'입니다.

원래지명은 성현이었으나 일제가 남쪽에 있는 일본을 숭배하라는 뜻에서 남(南)자를 덧붙여서 남성현으로 변했습니다.

 

경부선 부설당시에 성현터널을 뚫기 위해 8단 스위치백이라는 철도사에서 유래가 없는 시설물이 건설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노역에 동원되어 고통을 겪은 터널이었는데, 1937년 직선터널(現 남성현 상행선 터널)이 개통되면서 남성현터널은 폐터널이 되어 방치되었다가 2006년 농업회사법인인 '청도와인㈜'이 유럽에서 와인을 터널이나 지하시설에 저장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폐터널을 와인 저장고로 활용하고자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터널 카페 및 저장고 등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와인터널은 1896년 일제가 착공해서 1904년에 완공한 철도 터널로, 길이 1,015m, 폭 4.5m, 높이 5.3m 직육면체의 화강암과 적벽돌을 3겹의 아치형으로 조적하여 건설되어 100년이 넘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태가 완벽하게 잘 보존되어 있으며, 연중 온도가 15˚C 내외, 습도 70~80% 로 유지되는 터널입니다.

 

터널에 들어서니 큰늠이 낮은기온에 몸을 움크리는 시늉을 했기에 얼라아부지가 옷 가져올까 할 정도였으니 와인터널은 올여름 최고의 피서지 같습니다.

와인터널 내부온도는 보통 15도지만, 어제 사람들의 체온은 터널 내부온도를 1도 높였습니다.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며 벽에도 물기가 있기에 좀은 음산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신비롭다는 생각이 더 드는 와인터널입니다.

 

▲ 벽과 아치형 벽돌천장

 

내부가 좀 밝아진 듯 했습니다.

 

 

벽에는 기념사진들이 붙어 있으며, 감와인류도 전시되어 있고, 감에 대한 여러 설명들도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근처에 떼루아 촬영지가 있으며, 와인터널도 떼루아 촬영지였기에 떼루아 포스트들이 있으며, 떼루아 여주인이었던 한혜진이 다녀간 흔적으로 싸인이 있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인사들의 감와인 건배장면이 있기도 합니다.

 

 

와인터널 카페입니다.

와인터널에는 음악회와 공연 등 행사가 계절에 따라 있으며, 연예인의 싸인이 있는 와인이 전시되어 있는 아주 특별한 와인 바로, 특별한 날을 위한 이름과 기념문구를 조각해 넣은 주문 와인이 가능하며, 그날만의 맛을 추천해 주기도 하며, 와인 한 잔과 준비된 치즈 등의 안주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방학이며 휴가기간이다보니 대부분 가족단위였는데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둠속에서 세계적인 와인이 익어가며, 꿈과 추억도 함께 숙성시켜줍니다.

키핑서비스(keeping service)입니다. 
한 초등학교 동기회들의 5년전에 키핑서비스를 신청했으며 개봉일은 2018년입니다.

 

 

숙성창고앞의 꼬마전구로 만든 와인병은 밤낮없이 와인을 따르는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념사진 찍는 일을 즐기기에 얼라아부지와 큰늠도 함께 풍경이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꼬마아가씨들이 부모님을 찍는 풍경입니다.

 

 

숙성창고앞까지가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며, 흐르는 은하수 아래에서도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를 즐기며, 바로 앞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달을 바라보며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 들기도 하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꿈과 소원을 정성껏 빌기도 했다.

터널안에도 달이 떠있다. 백남준의 작품처럼...

터널안의 달이 숙성고 저 안의 불빛이 아닐까 생각하며 엄마와 아이와 함께 풍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절(사찰)이나 새해 해맞이 등을 하더라도 소원 들을 비는 성질이 아니지만, 와인터널에는 이런 것도 있다 정도 알려주기 위해 찍은 풍경입니다.

 

2009년 그때는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 했는데, 지난해 안내인은 "여기서 사랑을 고백하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터무니없는 상술이긴 하지만 대부분 아~ 하지요.

'사랑이 이루어진다'보다는 '사랑이 더 숙성한다'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이루어진 사랑의 결실들과 함께 와인터널을 찾으며, 사랑없는 사람들이 연인인척 오지는 않을 정도의 위치에 있는게 청도 와인터널이거든요.

 

 

와인카페가 있는 곳에는 와인과 반시초코렛 등을 판매합니다.

함께 하지 못한 작은늠을 위로하기 위해 반시초코렛과 반시강정같은 과자를 샀으며, 엄마에게 드리려고 터널입구에서 감식초도 샀습니다.

 

- 와인터널 홈페이지 : http://www.gamwine.com/

 

 

터널을 빠져나오니 열기가 훅 했습니다.

남성현교회쪽이 아닌 버스정류장 가는 길로 빠져 나오는데 마을언덕에 참나리가 가득 피었습니다. 쭉쭉 뻗은 키에 잘생겼으며, 그 위로 복숭아가 붉게 익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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