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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합천은 버섯도 단풍드네

by 실비단안개 2012.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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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주관,  갱상도문화 공동체 '해딴에' 주관, 합천군 후원 1박 2일 경남 합천(陜川郡) 팸투어 후기입니다.

 

1. 합천(陜川郡)은 버섯도 단풍드네

가을 하면 다투어 떠오르는게 있지만 황금빛 들녘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틑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남명 조식선생이 머물며 후학을 가르친 '뇌룡정'과 후대에 남명을 위해 지어졌다는 '용암서원'옆의 넓게 트인 황금들녘입니다.

모산재에서 본 가회의 들은 아직 풋기가 있었지만, 이곳의 벼는 이미 가을입니다.

우리가 돌아 온 후 비가 더 세차게 내렸으며 태풍 산바가 왔으니 이 아름다운 들녘이 피해를 당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조식선생이 머물며 후학을 가르친 '뇌룡정'앞의 대추나무입니다.

가을을 따는 이 분들은 한사 정덕수님과 보라미랑님입니다.

저도 바지 뒷주머니에 불룩하게 따 넣어 다니면서 한알씩 꺼내 가을을 맛 봤습니다.

 

 

탐스러운 알밤은 가회의 밥집옆에서 주었는데 벌레먹은 것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탐스러운  알밤입니다.

마나님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수풀속에서 알밤을 줍는 분도 있었습니다.^^

 

 

모산재를 오를 때 밤나무가 많았기에 합천군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밤은 합천의 특산물이라고 합니다.

봄날 황매산 철쭉제때 '밤묵'이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도토리묵에 이어 밤묵이 나왔으니 겨울철 다람쥐들 먹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가운데건 아기밤이었는데 익지 않은 색이지만 송이가 벌어졌는데 이늠은 아무래도 이런 푸른기를 지닌채 익는 모양입니다.

 

 

가을엔 가을꽃이 핍니다.

올해 처음 만난 물봉선과 들국화라고 불리는 구절초며, 가덕도 연대봉에 오를 때 만난 며느리밥풀입니다.

모산재에 유독 많았던 들꽃이 며느리밥풀이었으며, 구절초도 군데군데 봉오리를 맺기도 했으며 성질급한 구절초는 꽃을 피웠습니다.

좋은 공기에 가을꽃까지 만나니 평소에 지근거리던 두통이 가셨습니다.

 

 

모산재에서 만난 또 하나의 단풍입니다.

무지개색보다 많은 리본이 철망에 피어 길안내를 합니다.

 

 

한사샘이 구실살이라고 했는데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구실살이도 가을입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싸리꽃입니다.

요즘에야 싸리비를 만들 일이 없지만 어릴때만 해도 싸리비를 만들었는데 그 나무의 꽃입니다.

 

 

옻나무를 비롯 몇 나무들이 붉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단풍아래에서 등산화끈을 다시 조이는 팸투어대원입니다.

 

 

모산재를 내려 온 우리는 영암사지옆의 영암사를 길 삼아 영암사지로 갔는데, 영암사옆 너른 곳에 호박꽃이 노랗지만 싱싱하며, 애기호박과 늙은 호박이 다정했습니다.

영암사 공양간에서 호박을 땄는데 혼자 들기에 양이 많았기에 김천령님이 호박을 들어 주었는데, 목에 걸고 있는 가방은 실비안개 가방으로 모산재에서 내려오는 길이 미끄러웠기에 김천령님이 하산시 내내 사진처럼 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본인의 몸도 불편한데 말입니다. 이런저런 짐들로 무거울만한테 환한 웃음, 김천령님의 천성일 수도 있지만 팸투어의 힘이기도 합니다.

 

 

영암사 공양간 앞에 산초열매와 고추가 말려지고 있습니다.

여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긴 하지만 낯선 곳 합천에서 만난 풍경이지만 정다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살인적인 더위로 너무나 겨웠던 지난 여름, 다시는 평생 가을을 만날 수 없을 듯 했는데 가을은 수선떨지 않고도 이렇게 우리 곁에 와 이웃이 되었습니다.

 

 

공양간 앞쪽, 장독대가 있는 곳에 코스모스가 부처님께 가을 얘기를 속삭이는 듯 합니다.

 

 

영암사지에 핀 버섯입니다.

모산재에서 여러 버섯을 만났지만 단풍 든 버섯은 처음입니다.

원래 붉은버섯이겠지만, 마음에 가을에 담고 곳곳에서 가을을 만나다보니 마치 단풍 든 버섯처럼 보였기 "합천은 벗섯도 단풍드네" 했기에 일행이 버섯을 함께 잠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원래 붉은색이라고 믿지만 어쩌면 진짜 단풍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가을이니까요.

 

 

첫 날 저녁 식사전까지의 일정 중 마지막으로 간 곳은 황매산이었습니다.

해질녘이었으며 영암사지에서 몇 사람과 따로 황매산으로 갔기에 은색으로 빛나는 억새와는 어긋난 시기며 시간이었지만, 한라구절초 만나 서운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한라구절초가 야생에서 만났다면 더없이 좋았을텐데 아쉽게 조성단지였습니다.

그래도 가을인데 황매산에서 한라구절초를 만났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오늘 이후로 가을은 나날이 더 잘 익어 갈테니 합천 여행시 참고하면 좋을 듯 해 합천의 이런저런 가을 풍경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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