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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초보농군의 좌충우돌 파종기

by 실비단안개 201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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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 갈때마다 카메라를 챙겨 그동안의 일들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농사일을 하리라곤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요즘 차림은 완전 농군입니다.

엄마의 입원과 퇴원, 친정집 도배, 페인팅... 군항제 기간내내 엄마에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들일 첫 사진을 찍은 날이 4월 28일인데 일은 이미 그 전에 시작했습니다.

4월 14일쯤이었을 겁니다.

뜬금없이 직장동료와 친정의 묵정밭에 고추와 배추를 심기로 했다고 합니다. 시큰둥...

4월 21일 참 많이 아팠습니다. 식구들 아침밥도 못 차려 줄 정도였으니까요.

그날 엄마는 그 묵정밭에 대파와 상추, 엇갈이, 알타리를 파종했으며, 얼라아부지와 지인은 울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들짐승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 연한 오가피잎을 그새 많이도 따 갔습니다. 또 이웃 두 분이 밭 부분에 열무 등을 파종했기에 선을 그어야 했습니다.

 

해마다 심는 고추는 200주를 23일날 다른 밭에 심었습니다. 200주즘이야 할 정도로 고추 파종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계속 채소를 거룬 밭이기에 일이 쉽기도 했고요.

 

4월 28일, 울 공사가 계속되었으며, 늦었지만 장아찌를 담그기 위해 오가피잎을 땄습니다.

 

 ▲ 돼지감자밭과 오가피

 

 

 

 

 ▲ 매실나무옆은 풀숲같으며, 울치기 중

 

올핸 더위가 빠르다보니 파종한 대파가 시들하며, 21일에 파종한 알타리와 얼갈이가 싹을 틔웠습니다.

작은엄마께서 그러십니다.

먹는 재미로는 농사 못 짓는다, 매일 자라는 채소들 보면서 일 해야지.

중독입니다.

블로그보다 더 재밌는 일이 (현재로선)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다른 집들의 파종에 비해 늦었지만 우리는 가능한 쌈채소를 파종입니다.

 

 

 

지인의 처제입니다.

오이를 파종하며, 고추와 정구지를 파종했는데 정구지가 첫 싹을 틔우는 모습은 마치 다른 식물같았는데 정구지잎 끝에 씨앗이 달려 있습니다.

우선 필요한 땅만 일궈 파종을 합니다.

 

 

 ▲ 정구지(부추, 솔)

 

두어번 중국집에 배달을 시켜 점심을 해결했으며, 간단하게 마실것과 과일을 준비했지만 그럴듯한 자리가 없었기에 감나무 그늘에 있는 작은 자리에서 과일과 커피를 마셨는데 먹는 자리는 진화할 것입니다.

천이 늘어뜨려진 모자와 꽃장화를 샀습니다.

그 많은 모자가 들일을 하는데 도움이 안되더군요.

장화는 마천장에 없었기에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택배비 포함 2만원이 넘었는데, 후에 농협앞 신발좌판에 보니 같은게 있기에 값을 물어보니 12,000원이라고 했기에 배가 아팠습니다. 인터넷은 뭐든 싸다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개울가에 있는 미나리와 묵정밭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미나리를 캐 미나리밭을 만들었습니다.

산에서 흐르는 물과 밭에서 물이 나기에 미나밭으로 제격이었거든요.

미나리밭은 물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물고랑을 만들었기에 며칠간 계속 미나리밭과 씨름을 해야 했는데 지금도 계속 씨름중입니다.

 

 

미나리밭 아래를 일궈 수박, 단호박, 호박 등을 파종했습니다.

워낙 묵혔다보니 개간수준인데요, 재래식 농기구로 흙을 일궈 돌을 골라내고 구덩이를 파 복합비료와 퇴비를 섞어 물을 주고 수박 등을 꼭꼭 눌러 심었습니다.

복합을 꼭 넣어야 하냐고 물으니 밭을 묵혔기에 흙을 부드럽게 해 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수박 3, 단호박 10, 길쭉한 호박 3, 대추토마토 5.

 

 

 

돌아 오는 길에 바람에 흩날리는 으름덩굴꽃과 좋아 하는 꽃 자운영을 만났습니다.

 

 

고추밭에 들려 30일 마천장날에 산 피망과 파프리카를 파종했습니다.

고추를 200주 파종했으며, 감자와 콩 등을 파종했다보나 자리가 없었기에 콩 사이에 파종했는데 오늘(5월 28일) 살펴보니 콩이 많이 자랐기에 이늠들 숨을 못 쉴 것 같아 콩잎을 꺾어 자리를 만들어 주었으며, 고추의 곁가지를 손으로 따 주었습니다.

 

 

 

아래 감자는 3월 27일 해딴에의 역사탐방때 순천 남부시장에서 산 붉은감자인데 엄마 퇴원 후 싹이 났었기에 파종했는데 일반 감자와 대 색깔이 다르더군요.

붉은감자는 고구마와 감자맛이 함께 나는데 우리 작음늠이 감자구이를 좋아하기에 파종했는데 내년엔 일찍 서둘러야 겠습니다.

감자도 다른 집들에 비해 늦게 파종했기에 이제 감자꽃이 피고 있거든요.

 

그래도 우리는 서로 위로합니다. 채소들에게도.

우리는 초보농군이거든.

 

 

5월 1일 그날 저녁밥상에 오른 것들입니다.

어떤해엔 머위쌈이 맛난데 요즘은 머위보다는 상추쌈이 좋아 거의 매일 상추쌈을 먹다시피 합니다.

참 오가피 장아찌는 4월 29일에 담갔으며 지금 냉장보관중입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엄마 편찮으시기에 이 병원 저 한의원 모시며, 그외 시간은 거의 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작은늠 전화로 엄마를 찾을까요.

그러다보니 블로그(인터넷)는 휴대폰으로 잠시잠시 접속하는데 이제 파종이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시간이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묵정밭이다보니 일이 많아 이웃을 방문하거나 하기에는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저 만나고 싶으면 우리 텃밭으로 오셔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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