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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김장배추 포토파종하여 수확, 김장하기(8월 15일~12월 4일)

by 실비단안개 201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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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이 더운날 배추 파종이라니 말이 됩니까?

그래도 부모님은 늦다며 재촉을 했습니다.

배추 모종을 구입해 파종하는 게 아니고 배추 씨앗 포토파종입니다.

아무리 농사를 짓는다고 했지만 이건 혹사야.

 

명가배추와 알찬노랑 씨앗파종을 600 이상했으며, 여름에 실패한 청경채 다시 파종, 모듬 쌈채소 등을 파종했습니다.

종자도 모르면서 김장 할거냐면서 씨앗 파종을 우겼기 때문입니다.

 

 

모종판에 상토 붓고 씨앗을 하나하나 심어야 합니다.

이건 진짜 혹사야.

그냥 모종 사지...

* 상토 : 유해성분이 없는 가벼운 경량토로 부엽토(썩은 낙엽), 피트모스(탄화된 이끼), 수피(나무껍질) 등이 섞인 인공 흙.

 

 

손에 잡히지도 않는 배추씨앗을 하나하나 심어야 했는데 나무젓가락으로 흙을 찔러 심습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씨앗은 하나도 들어 가고 둘도 들어 가고 셋도 잡혔습니다.

정가운데 구멍을 내라고 난립니다.

경은이 엄마 보기보다 허술하다나요.

흑진주처럼 보이지만 겨우 잡히는 씨앗입니다.

 

 

활대를 꽂고 한냉사를 씌워 물을 주었습니다.

배추싹 안 나기만 해 봐라.

 

 

날씨가 더웠기에 매일 물을 주어야 했습니다.

물조리개 구멍이 작기에 깨끗한 물로.

8월 19일 떡잎이 났습니다.

그런데 들쑥날쑥이며 둘도 나고 셋도 났기에 하나만 두고 뽑아야 했으며, 싹이 나지 않은 데는 다시 씨앗을 심었습니다. 꾹 눌러.

 

 

8월 21일, 약 일주일만에 본잎이 나옵니다. 이쁜늠들.

 

 

8월 24일

본잎이 제법 자랐지만 물주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검색을 하더니 물을 자주주면 잎이 약하다고 했지만 내가 목이 마르니 이늠들 얼마나 목이 마를까 싶어 매일매일 물을 듬뿍 주고 마르지 않도록 한냉사를 점검했습니다.

 

 

처음으로 양수기를 동원하여 밭에 물을 주고 며칠 지나 밭을 갈았습니다.

9월 1일, 관리기를 빌렸는데 털털거리는 관리기였기에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삽으로 땅을 파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월했기에 우리는 관리기를 사기로 했으며, 김해, 대산, 밀양 등으로 다녀 비교한 뒤 밀양에서 관리기를 샀습니다.

 

 

9월 5일 한냉사를 걷었으니 날을 잡아 모종 파종을 해야 합니다.

 

 

9월 7일과 8일 이틀간 모종 파종을 했습니다.

비가 오기에 파종을 하다 왔기에 다음날 마져 했으며 물주기는 빼지 않았습니다.

시원찮은데 김장을 하긴 하려나...

 

 

9월 8일, 무도 씨앗파종을 했는데 일반 무, 시래기 무, 자색 무, 비트 파종을 했는데 무와 시래기 무 등은 비닐멀칭을 했습니다.

날이 더웠기에 벌레들이 많았거든요.

보기는 그럴듯 하지만 우리 둘은 들일을 하면서도 가끔 다투기도 합니다.

나들이 때도 그러듯이. 그래도 우리는 둘이 잘 다니며 함께 일 하기를 즐깁니다.

 

 

9월 29일

작은어머니께서 우리밭에 오셨습니다.

뱀딸기잎이 아토피 피부에 좋다며 캐 가셨는데 무와 배추밭을 둘러 보시고 한냉사를 걷게 했으며, 무와 배추를 처음으로 솎아 김치를 담갔습니다.

정말 잘 된 무와 배추였기에 뿌듯했습니다.

 

 

 

10월 3일 벌레가 좀 먹긴 했지만 잘 자라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진딧물약을 쳐야 겠더라 하셨기에 배추를 재배하면서 약을 꼭 한 번 살포했습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친환경농약이 나오는데 그래도 농약이니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뒤 배추가 무름병에 걸려 주저앉긴 했지만 우리와 배추 모두 잘 버텼습니다.

 

 

10월 30일, 가을이 익고 있지만 수풀이 우거져 가을같은 맛을 느낄 수 없는 밭입니다.

옛날엔 인분을 거름으로 했기에 서리가 내리기전에 배추쌈을 먹지 않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먹을 수 있도록 키우기에 알이 찬 배추로 쌈을 했습니다.

배추쌈에는 갈치속젓이 제격이기에 쪽파와 땡초를 송송썰고 참기름을 둘러 밥상을 차렸습니다.

배추 모종 한 자리에 토종갓을 술술 뿌려두더니 잘 자랐기에 김치를 담갔으며, 요즘은 붉은 무와 함께 물김치를 담는데 사이다김치라고 하며, 무청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쌈채소생채도 했습니다. 풍요롭고 착한 밥상입니다.

 

 

 11월 10일 김장을 해도 좋을 정도로 배추가 자랐습니다만 남부지방은 12월에 김장을 합니다.

기온이 영상 4도 정도일때 김장을 해야 맛이 좋다고 하네요.

 

 

11월 17일, 가덕에 내려주더니 곧 연락이 왔습니다.

무시 뽑는데 사진 찍어야지요.

괜찮아요~

무와 붉은 무, 비트는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보관중입니다.

무는 워낙 많았기에 여러군데 나눠주었으며,  나머지 무는 친정 창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비트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늦파종이 문제같습니다.

 

17일 밤 늦도록 무시래기를 삶아 부분 널고 일부는 냉동보관 시켜뒀습니다.

든든한 늦가을입니다.

 

 

11월 26월 동치미를 담갔습니다.

이제 엄마 손을 빌릴 형편이 아니기에 스스로 해야 하는데 고추는 미리 삭혀두었으며, 마늘과 생각은 주머니에 넣어 묶었습니다.

농사일을 하니  항아리가 많이 필요한데 이게 생각보다 비싸더군요.

시집가니 엄마께서 항아리 여러개를 사 주며 장은 직접 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된장 담근지 여러해 되었지만 아직 된장과 간장이 남아 있으며, 빈항아리에는 감식초, 고추와 고추잎, 키위효소 등을 담갔기에 저장용기를 여럿 구입해야 했으며, 좁은 베란다가 꽉 찼습니다.

 

 

12월 1일, 배추를 캤습니다.

요즘 일이 많아 토요일에 일을 나가야 한다기에 일주일 당겨 배추를 캤는데 아버지와 얼라아부지가 캐 트럭으로 날랐습니다.

250포기를 캐 10여포기는 이웃 할머니께 드렸으며 밭에 쌈용으로 50여 포기를 남겨 뒀습니다.

씨앗 파종의 절반 정도 수확인데 그동안 김치를 몇 번 담갔으며, 무름병으로 뽑아 버린 것도 있기에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양을 해야 겠습니다.

 

 

동생네 200포기, 합하여 440포기 김장인데 김장 날짜가 바뀌어 엄마는 급하게 다시물을 내려 찹쌀죽을 쒔습니다.

고춧가루를 30근풀었는데 양념이 모자랐기에 절인 나머지 배추는 이모께 드리기도 했으며 백김치를 담갔습니다.

 

토종갓과 쪽파, 배추를 이웃 할머니들께서 다듬어 주었습니다.

이웃이 있어 사는구나 싶데요.

 

 

12월 2일

친정에  가니 큰이모께서 아버지와 배추를 절이고 있었습니다.

우리 배추는 아버지와 둘이 절여 김장을 할 생각이었는데 이모께서 오셨기에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양의 배추 절이는 법을 이모에게 배웠기에 내년 김장은 혼자서도 잘 해 낼것 같습니다.

 

 

* 카메라를 친정에 들고 갔지만 너무 바빴기에 김장하는 모습 찍을 생각을 못 했습니다.

- 2년전 김장 풍경 :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김장했습니다

 

절인 배추는 밤새 물을 빼 이튿날  양념을 했는데 큰동생이 휴가를 내 왔으며, 이모 두 분과 큰올케와 함께 했습니다.

손이 맞으니 재미가 절로 났으며 채워지는 김치통이 대견했습니다.

 

우리 김장을 마친 오후 작은동생네 배추를 절였습니다.

김장 절이는 일 이제 일도 아니며, 다음날 작은 올케와 이모들이 함께 양념을 했습니다.

1년 먹을 김장을 했으니 정말 큰일을 해냈습니다.

 

김장을 하면 겨울맞을 준비 다 한 것 같지만 지난 일요일엔 오가피와 구지뽕나무 잘랐으며, 남은 키위(참다래) 몇 십키로 따고 키위나무 손봤는데 키위는 아직 한 번 더 따야 합니다.

종일 들일을 했지만 해가 반토막이다보니 한냉사 씌워 둔 쌈채소 손볼 틈이 없었기에 바람이 많이 부니 걱정이 됩니다만, 다가오는 일요일에는 부모님 모시고 마금산온천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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