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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봉숭아(봉선화)와 물봉선

by 실비단안개 201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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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개간하며 먼저 파종해야 할 것은 상추나 고추 등 채소가 아닌 봉숭아였습니다.

내 땅 조금만 있으면 봉숭아 한껏 심어 꽃구경해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뱀이 나타날까봐서 였습니다.

엄마는 밭마다 금송화를 심었는데 꽃을 좋아 하시기도 하지만 뱀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기에 금송화와 함께 봉숭아를 꼭 심어야 했습니다.

개*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하듯이 그 흔한 봉숭아를 5월이 되어도 누구네 뜰에서도 만날 수 없었기에 경화시장 모종집에서 찾았으며, 3봉지로는 약할 것 같아 인터넷 주문을 했습니다.

 

5월 9일 첫파종을 하고 날마다 물을 주며 떡잎이 나길 기다렸습니다.

올케는 물을 자주주면 식물이 게을러진다고 했지만 물을 주는 일은 게을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빨리 봉숭아꽃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봉숭아는 옛날부터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며,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런 까닭에 금사화(禁蛇花)라고도 합니다.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도 붉은 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을 막는다는 의미가 본 뜻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곳곳에서 빛나는 데, 담장 아래와 장독대 주변에 봉숭아를 심은 이유가 뱀이나 귀신을 쫒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봉숭아는 봉선화라고도 하는데, 다음 사전에서 '봉선화'를 검색하면, "봉숭아라고도 함. 봉선화과(鳳仙花科 Balsaminaceae)에 속하는 1년생초.

꽃의 생김새가 마치 봉(鳳)을 닮아 봉선화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책에는 봉선화로 되어 있는데, 이 봉선화가 봉숭아로 발음된 것 같다. 부녀자들이 언제부터 손톱을 물들이는 데 봉선화를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 충선왕 때 손톱에 봉선화를 물들인 궁녀에 대한 전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봉선화꽃을 백반과 함께 짓이겨 손톱에 동여맨 후 하루가 지나면 곱게 물든다.
한국에서 옛날부터 자라던 종류로는 물봉선과 노랑물봉선화가 있는데, 이들은 산이나 들의 습지에서 흔히 자란다."라고 합니다.

 

봉선화와 봉숭아 노랫말 노래입니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모양이 처량하다 / 길고긴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 /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

홍난파 작곡의 우리 가곡 봉선화의 부분입니다.

 

초저녁 별 빛은 초롱해도 이 밤이 다하면 질 터인데 / 그리운 내 님은 어딜 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 터인데 /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 주던 곱디 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
정태춘 박은옥의 '봉숭아'입니다. 하니 봉선화나 봉숭아나 같은 꽃을 말합니다.

 

5월 9일, 모기를 쫒기위해 구문초를 몇 만원어치 샀으며, 부레옥잠, 향기부추, 오이, 토란을 이날 함께 파종했네요.

색동호박도 함께 파종했는데 워낙 가물었기에 수확이 변변치 않았습니다.

 

 

평상위 나무는 해를 다 가려주지 못 했기에 파라솔을 구입했습니다.

흩어져 피는 하얀민들레를 뽑아 버릴 수 없었기에 간이 쉼터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탁자는 맞은편 쓰레기차 회차장에서 주웠고, 나무의자는 두동 임광사 가는 굴다리 아래에서, 멋진 아기화분은 용원 휴병원 주차장에서 건졌습니다.

텃밭에서의 수입이 없기에 우리가 텃밭에 무작정 투자를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나 거렁뱅이 같아~" 할 정도로 필요한 것들을 줍거나 얻었고, 꽃 역시 많은 종류를 동냥하여 심었는데 봉숭아는 흔한 꽃 같지만 귀했기에 씨앗을 구입하여 텃밭 곳곳에 이렇게 꽃을 피우게 했습니다.

 

 

 

6월 20일 이 정도로 자랐으니 참 더디게 자라 꽃을 피웠는데, 꽃이 피기 시작하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피었습니다.

씨앗파종이었지만 물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그 사이 맺힌 씨앗이 떨어져 많이 자랐습니다.

봉숭아는 이모작인가... 할 정도로 지금 자라고 있는데 이늠들 어떻게 되나 두고 볼 참입니다.

 

8월 어느날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 진해회원 두 분이 텃밭에 놀러 왔다가 손톱에 물들이기 위해 꽃을 땄으며, 봉숭아 씨앗이 터지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노래를 흥얼거라며 남편에게 보여줄거라고 챙겨 가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 봉숭아꽃 만발...

뱀은 여전히 나타났지만 꽃을 만나는 그 순간은 뱀 따위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손톱이 못 생겼기에 꽃물을 들이지 않지만 여자 아이들과 어른들은 꽃물들이기를 즐깁니다.

손톱에 들인 꽃물이 첫눈 올때까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며 손톱에 물들이던 봉숭아물이 수술을 앞둔 환자나 산모에게는 금물이라고 하며, 또 수술을 앞둔 환자는 수술전에 매니큐어와 화장을 지우라는 주의사항을 듣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매니큐어에 마취를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마취가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의사들은 왜 손톱의 매니큐어를 지우라고 하는지 궁금해 산부인과 내진시에 담당 의사선생님에게 "요즘이 봉숭아 물을 들이기에 좋은 계절이며, 많은 여자들이 물을 들이는데, 봉숭아 물을 들이면 마취가 되지 않나요?" 하며 여쭌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마취는 가능하지만, 마취를 할 때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한데 동맥혈내 산소포화도가 90%이하로 떨어지는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며, 저산소증이 나타났을 때 나타나는 소견 중의 하나가 손톱이나 발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인데, 손톱에 매니큐어나 봉숭아물이 칠해져 있으면 환자의 손, 발톱 색깔을 볼 수 없다는 이유인데, 매니큐어는 수술전에 리무버로 지울 수 있지만 봉숭아물은 지워지지 않기에 만일 수술이 예정돼 있는 환자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봉숭아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내가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 안도현

사랑이여
나에게도 붉은 마음 한 조각 있습니다.
첫눈 오시기 전에…
첫눈 오시기 전에…

 

지난 자료를 검색하다보니 아래의 글귀가 있더군요. 누가 쓴 글이지...

"물들인다는 행위는 수고와 고달픔까지 따르지만 아름다운 행위임이 분명하다. 사랑은, 내가 네게 물들어 간다는 것, 나의 것을 조금씩 버리며 너의 생각과 행동을 닮아 간다는 것, 그러면서 시나브로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 그것은 관심과 배려와 인내를 요하는 행위지만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붕숭아 물들이기 역시 봉숭아꽃과 잎, 백반이 조화롭게 섞여 하나의 물감이 되어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 요즘은 그 물들임의 과정을 간단하게  매니큐어로  하며, 곧 다른 색으로 물들이기도 가능하다."

풉~

 

 

남편은 감사하게 물봉선을 남겨두고 예초기를 다룹니다.

이거 자르면 경은이 엄마 난리나겠제... 웃으면서요.

물기많은 밭귀퉁이나 울타리쪽에 물봉선이 피어 있으며, 냇가에도 물봉선이 피었는데 봉숭아보다 좀 까칠한 모양입니다.

누가 냇가에 흘렸는지 봉숭아꽃이 물봉선옆에 함께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물봉선은 물가에 살며, 줄기와 꽃 전체가 물기로 가득해서 꽃봉오리를 비벼보면 물이되어 줄줄 흘러내린다고 물봉선이라 하며, 물봉숭아라고 합니다. 봉선화과(鳳仙花科)에 속하는 1년생초입니다.


홍자색의 꽃이 8~9월에 줄기 끝에 총상(總狀)꽃차례로 피는데, 꽃대가 밑을 향해 숙여 있어 꽃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꽃은 3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졌으며, 꽃의 뒤에는 꼬리처럼 생긴 거(距)가 있고 이 속에 꿀샘이 들어 있으며, 수술은 5개이나 꽃밥은 서로 붙어 있고, 암술은 꽃밥 밑에 숨어 있다가 꽃밥이 떨어지면 밖으로 나옵니다. 냇가와 습지에서 자라는데, 물봉선과 비슷하나 노란색 꽃이 피는 노랑물봉선화도 있습니다.

 

물기가 아주 많은 줄기는 곧고 마디가 분명하게 툭툭 튀어나온 유독성 염료식물입니다.
꽃의 모양을 앞에서 보면 짐승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같은 모양이고, 옆에서 보면 종을 옆으로 뉘어놓고 줄은 매달아 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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