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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주인없는 생일상

by 실비단안개 201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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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늠 서울간지 1년 1개월이 되었습니다.

여름휴가때 일주일간 지내다 가더니 추석땐 근무라며 오지 않았고, 9월 28일이 생일이며 토요일일지만 내려오면 올라가기 바쁘다며 오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이늠 서울간지 한 달 되지 않아 지 생일이었기에 사진으로 전송했는데, 올해도 사진으로 생일상을 보냈습니다.

아이가 더 먼곳에 있더라도 우리는 늘 아이를 생각하며 생일날마다 이렇게 생일상을 차릴 겁니다.

 

 

28일도 여전히 바빴습니다.

오전에 아버지 약 타러 연세병원 다녀왔으며, 경화시장에 들려 감초와 대추 등을 사고, 오후엔 다목적관리기가 밀양에서 온다는 연락이 왔기에 관리기 받아 영수증 챙긴 후 아이 생일상을 준비했습니다.

생일상이라고 하여 거창한 건 아니지만 재료를 손질 할 때, 음식을 만들때 내내 아이와의 추억을 꺼냈으며 객지에서의 생활이 고달플텐데...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이는 콩종류를 즐기지 않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가 콩을 하루 몇 알 먹여야 할 정도거든요.

생일날엔 팥밥을 해야 겠지만 우리가 보통 먹는 재료에 검정콩을 좀 더 넣었는데, 이늠 실제보면 놀랐을 겁니다.

친정아버지께선 현미가 깔끄럽다며 좋아 하시지 않지만, 우리는 흰밥이 싱겁게 느껴지기에 현미찹쌀, 찰흑미로 밥을 짓습니다.

 

 

생일상 차림은 파종하여 처음으로 캔 시금치 나물과 새우·느타리버섯전, 텃밭에 아껴둔 정구지를 캐 바지락과 함께 정구지전, 색이 고운 파프리카잡채, 삼겹살입니다.

 

새우·느타리버섯전은 새우와 느타리버섯을 다졌으며, 양파는 잘게 썰어 계란과 부침가루로 반죽하여 구우면 됩니다.

정구지전은 땡초와 바지락을 다지고 정구는 적당히 썰어 재료에 계란과 부침가루를 넣어 물을 조절하여 손으로 반죽을 하며, 해산물이 들어 가기에 허브소금으로 간을 했습니다.

 

 

 

잡채를 만드는 게 어렵거나 힘들지 않은데 엄마가 좋아하는 잡채를 자주 해 드리지 못하고 있는데 아이 생일 핑계로 파프리카잡채를 했습니다.

파프리카는 우선 색이 고우며, 일반 잡채에 비해 시간을 덜 걸립니다.

혼자 북치고 장구쳐야 할 판이니 생색내기 좋은 잡채가 파프리카잡채 같습니다.

 

 

당면은 한 시간전에 불려두고, 잡채용고기에 간을 해 두며, 불린 버섯과 양파를 채썰며, 파프리카는 속을 깨끗히 씻어 채썰어 둡니다.

양념한 고기를 볶다 불린 당면과 양파를 넣어 볶은 후 파프리카를 넣어 1분 정도 볶는데, 파프리카는 날 걸로 먹어도 되겠지만 부모님이 계시니 아주 약간만 볶은 후 불을 끄고 팬의 역기를 이용해 쪽파를 넣어 살짝살짝 뒤집어주면 완성입니다.

 

 

 

부모님과 3층 동생네, 얼라아부지와 우리 이쁜늠, 8명이 식사를 할 겁니다.

아버지께선 5시 30분에 전화로 밥 먹으러 갈까.... 하셨습니다.

엄마가 건강하실 땐 어디 가서 식사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어디서나 한끼 해결하시고 싶은가 봅니다.

아버지 전화를 받고 밥을 앉혔습니다.

얼라아부지 들에 다녀오면 모시러 갈 테고...

 

작은늠에게 좀 도와 달라고 했더니 참기름과 쌈장 그릇이 바뀌었습니다.

비주얼보다 먹는게 절대적으로 중요한하지만 미각은 뛰어난 우리 이쁜늠입니다.^^

 

 

약속한 시간 6시 30분, 모두 정말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 앉았습니다.

소주마시는 걸 동생이 구경만 해서 되겠느냐며 맥주와 아이들을 위해 음료수를 사 왔으며, 전날 사 둔 삼겹살을 구워주었습니다.

고기를 구울 계획은 없었는데, 우리 경은이 생일인데.. 하시며 엄마께서 오랜만에 농협마트에 함께 가셔서 삼겹살과 항정살 다섯팩을 사 주셨기에 쌈채소를 뜯어 함께 차렸습니다.

상추를 늦게 파종했더니 이제 이식할 정로고 자랐기에 다른 쌈채소들로 차렸습니다.

 

엄마께서 미역국과 잡채를 잘 드셨습니다.

그런데 살짝 돌아 앉아 드셨기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화장을 하시며 분뚜껑을 열지않고 분첩을 토닥일 정도며, 간식을 아버지 혼자 다 드신다고 매일 나에게 고하다시피 합니다.

그래도 미역국 한그릇을 다 듯셨기에 감사했습니다.

 

 

 

 

식구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찍어 아이에게 보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잘 먹을게~ 하면서요.

답 : 아주 푸짐하구만, 난 워이랑 밥 먹었음.

 

요즘은 즉석 미역국도 있더라, 꼭 끓여 먹어라... 했는데 이늠 국도 없이 밥을 먹었다네요.

아래는 지난해 서울 갔을 때 이순신장군 동상 지하 전시관에서 함께 있는 친구와 찍은 사진입니다.

10월에 이틀 쉴 수 있다고 했지만 지 말마따나 내려오면 올라 가기 바쁘니 다가오는 설날에나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보고 싶은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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