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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소원 하나는 들어 준다는 탑바위와 불양암

by 실비단안개 2014.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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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걷기도 놀기도 여행하기도 좋은 날씨, 백산 안희제선생 생가에서 비 약간 맞음.

 

경남도민일보 해딴에서 이끈 '경남 이야기 탐방대 의령편 - 블로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경남·부산 이야기'중 두번째 방문지는 의령 곽재우 장군 생가 등입니다.

 

 

정암루 주변의 잘 생긴 나무들을 뒤로 하고 간 곳은 의령군 정곡면 산에 있는 탑바위와 불양암입니다.

 

탑바위에 가기 위해서는 주차후 산길을 걸어야 했는데, 역시 부잣길 안내표지판이 있으며, 이 길은 부잣길 중 '호국의병의 길'이 시작되는 지점이었습니다.

좁은 산길에는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탑바위 아래에 불양암이 있습니다. 1946년에 창건한 이 도량은 비구스님들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짐이 무거워 모모레일을 설치했나 봅니다.

모노레일이 우리가 걷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스쳤는지 소맷부리에 기름이 묻어 세탁을 하니 지워지지 않더군요.

 

일행은 본연의 자세를 잊고(?) 도토리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산입구에는 도토리는 다람쥐에게 양보하라는 안내가 있기도 하지만 이곳엔 없었으며, 그런 안내가 있었어도 우리는 도토리줍는 일을 했을 겁니다.

산길에 도토리가 워낙 많았기에 누군가 도토리를 밟아 미끄러질 수 있기에 안전을 위해 수고를 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래로 조금 내려가니 남강위 벼랑위에  탑모양을 닮은 층층바위 하나가 남강을 지켜보고 있는데 이 바위가 탑바위며 위험 안내와 소망기원대가 있습니다.

소망기원대에는 너무 욕심내면 탑바위가 화낼줄 모르니 가장 절실한 소원 하나만 빌면 들어 준다고 했습니다.

약 20톤 가량의 커다란 바위가 아랫부분을 받치고 있으며 그 위로 높이 8m가량의 작은 바위가 마치 탑층을 이루듯이 천연적으로 층을 이루고 있으며 마치 지붕처럼 뱀고사리와 마삭이 바위를 덮고 있으며 뱀고사리 사이에 도토리나무 하나가 자라고 있었기에 그 나무를 베어주어야 한다, 자연스레 두면 생물은 스스로 진화를 하거나 퇴보를 한다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탑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베어 주어야 할 듯 했습니다.

 

 

탑바위는 퇴적암이 바람에 깎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바위로 의령 9경중 제6경에 선정될 정도로 주변 풍광이 빼어난데 이 바위들이 생긴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원래는 쌍탑이었다고 합니다. 탑바위 주변 공간으로 보아 쌍탑이 있었다는 건 불가능해 보였지만 전설이라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며 윤재환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바위는 원래 암수 한 쌍이었는데 바위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남강 건너 함안 백산마을에서 해마다 병신들이 끊이지 않고 태어났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의논하기를 해마다 째보, 곱사, 절름발이 등이 계속 태어나니 이건 우연이 아니다, 용한 도인을 찾아 물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소문난 도인을 찾아가 물어보니 도인의 말이 "저 건너 의령 땅에 있는 탑바위 때문에 그러니 저 탑바위 하나를 없애 버리면 이 동네가 잠잠해지고 병신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뒤에 한차례 어려운 고비를 겪게 될 것이다"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자손들을 생각해서 일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동네사람들이 장정 일곱명을 뽑아 야밤에 남강을 건너 탑 하나를 부쉈는데 그 도사의 말처럼 탑을 부수는 동안 두 사람은 강으로 떨어져 죽고 나머지 다섯 사람은 시름시름 앓다가 달포를 못 넘기고 다 죽었으며, 백산마을은 평화로워졌지만 암바위는 사라졌습니다.

손을 대기만 하면 시루떡같은 돌들이 무너져내릴듯이 탑바위 생김은 상당히 위험했으며, 입구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안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탑바위 근처에 갔는데, 불양암으로 가는 샛길이 탑바위 아래로 나 있기 때문입니다.

 

 

수석광이라면 탑바위를 집안에 들여놓고 싶다는 욕심을 낼만한 탑바위는 마살줄이 자연스레 흘러내리며 뱀고사리가 지붕이 되어 덮고 있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 봐도 위험을 느낄 정도인 탑바위지만 사람들은 자랑스럽게 이름을 새겨뒀습니다.

관광지나 여행지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위낙서인데 이제 우리 모두 좀 성숙해졌으면 합니다.

 

 

소원들을 많이 빌었는지 작은 돌탑이 큰바위위에 많았습니다.

소원 소원,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잘 살면되는 건데 무슨 소원들이 그렇게들 많은지.

우리는 탑바위를 뒤로 하고 좀은 비탈진 길을 걸어 불양암으로 갔습니다.

 

 

남강변의 깍아지른 벼랑위에 1946년에 창건한 불양암에는 비구스님들이 계신다고 했지만 우리의 쉼을 허락해 줄 비구스님이 계시지 않았기에 절 마당 석간수 앞으로 평상에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으며, 절마당이라고 하기에 멋쩍은 그곳에는 계절꽃이 넉넉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절마당을 중심으로 왼편으로 해우소가 있으며, 해우소너머에 호미산성이 있는데 호국의병의 길을 따라가면 정상이 나올듯 했지만, 우리의 일정이 워낙 빠듯했기에 불양암에서 되돌아 왔습니다.

 

* 호미산성

시도기념물 101로 의령군 정곡면 죽전리에 있는 호미산의 정상부에 약 200m 가량의 흙으로 쌓아 올린 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산성을 쌓은 시기는 정확히 알 수가 없으나, 의령읍 하리 벽화산에 있는 벽화산성(碧華山城)과 비슷한 시기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산성은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인 망우당 곽재우(1552∼1617) 장군의 전적지 가운데 하나이며, 호미산은 산의 형태가 호랑이 꼬리를 닮았다 해서 얻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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