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흐렸다 오후 4시경 비(경주)
동네 친구모임을 진해에서 했는데 경주 친구는 늘 혼자 왔다가 늦은 시간에 돌아가곤 했기에 이번엔 우리가 경주로 가자고 하여 친구들과 오전 10시경 출발했습니다.
지지난주 토요일로 날을 잡았다면서 연락이 왔었지만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 고흥 답사가 한 달전에 예약되었기에 일주일후로 미루어 지난 토요일에야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언양휴게소에서 한 번 쉬긴 했지만 경주는 먼길이 아니었음에도 우리에게는 늘 먼길이었기에 10여년만에 경주로 갔으며, 봄날 도다리소풍 때 경주 친구가 오지 못 했기에 친구와는 1년여만에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언양휴게소를 출발하면서 연락을 하니 오릉으로 오라고 했기에 오릉을 도착지로 지정하여 경주에 들어서니 국립공원답게 차량이 밀렸기에 천천히 경주시내로 드니 도로변엔 온통 벚나무였으며, 벚나무단풍이 진해보다 더 붉었습니다.
오릉주차장에서 친구를 만나 가까운데서 식사를 한 후 밥집 밖에 마련되어 있는 자리에서 과일과 차를 마시고, 동궁원은 아마 처음일거라면서 동궁원으로 가자고 했는데 경상북도관광공사 육부촌앞을 지나다 단풍에 빠져 근처에 주차를 하곤 단풍길을 걷다보니 보문단지였습니다.
내 그리웠던 날들이/조용히 저물어 가고/추억을 헤는 별들이/가슴 위로 뜨는 밤/그 별빛처럼 흐르던/그대와 나의 이야기/이제는 사라져 버린/꿈결같은 약속들/어디로 갔나요/그 눈부시던 눈동자/세상 가득히/퍼져가던 그대 향기와/따뜻한 음성/그 아름다운 날들이/바람에 흩어졌어요/귓가에 아직 들리는/지난날의 속삭임//
어디에 있나요/그 타오르던 입술과/내 마음 아득히/퍼져오던 그대 향기와/수줍은 미소/외로운 날이 길 때면/환하게 떠오른 얼굴/이제는 사라져 버린/아름다운 그날들/다시는 갈 수가 없는/그 향기롭던 날
드라마 '참 좋은 시절'ost '아름다운 시절'인데 지금 이 시간도 먼훗날 노랫말같은 날로 남을 것입니다.
육부전 뜰의 은행나무단풍은 주변의 잎들도 물들였으며 바닥도 노랗게 물을 들였습니다.
마치 외국 사진엽서에나 나올듯 한 풍경들이었는 데 단풍에 빠져 친구들을 두고 혼자 이리저리 다니며 풍경을 찍고 그러다 친구와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그랬습니다.
단풍과 함께 풍경이 되는 친구들입니다.
나름 여러곳을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경주 단풍을 보니 그동안 뭐 하며 다녔나 싶더군요.
곧 낙엽이 될 나뭇잎은 건물과 어울려도 좋았고 물든 나뭇잎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가을이었습니다.
보문단지쪽으로 가는 길인데 차가 많이 밀렸으며, 은행잎을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셀카를 찍는 연인이 귀여워 한참동안 구경을 했습니다.
보문단지입니다.
인파는 물든단풍만큼 넘쳤는데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여행객, 관광객, 시민들이 늦가을 단풍과 정취를 즐기고 있었으며 우리도 무리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장애인들이 소풍을 나왔으며 단체사진을 찍기위해 서로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소나무뒤의 은행나무단풍이 환상이었지만, 그들의 자유를 방해하고 싶지않아 돌아 오는 길에 다시 찍었습니다.
온통 단풍과 사람입니다.
풍경속에는 인물이 함께 풍경이 되어야 어울리지만 초상권으로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돌아보니 친구들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벚나무단풍입니다.
4월이면 보문관광단지 벚꽃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는 데 가로수와 보문단지의 많은 벚나무를 보고는 아~ 하게 되었습니다.
벚나무는 진해가 최고 많은 줄 알았는데 경주도 도로의 가로수와 보문단지에 벚나무가 천지였습니다.
중간에 커피점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맛의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벚나무단풍이 고운 길을 길었습니다.
인간의 수고로 조성된 가로수며 숲이지만 단풍은 인간이 만들수도 없고 그려낼 수도 없는 오직 가을만이 그릴수 있는 풍경입니다.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 왔습니다.
약 2시간 30분.
다른곳의 단풍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다음 만남을 약속해야 했습니다.
오릉은 단풍도 좋지만 목련이 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하니 내년 3월 말경이면 아름다울 것 같아 돌아 오는 길에 내년 봄 모임은 오릉에서 하자는 말을 남겼지만, 처음 모임때 3개월마다 얼굴보고 살자고 한 약속은 오간데 없이 우리는 시간이 될때 만나게 되는데 보통 6개월에 한번꼴로 만나고 있기에 오릉앞의 약속은 어쩌면 약속으로 끝날수도 있습니다.
겨우 점심 한끼 먹고 보문단지 조금 걸었을 뿐인 데 하루가 갔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경주 도투락월드 소풍후 보문단지는 처음인데, 친구 만나러 가서 친구 얼굴 봤으며 보문단지 단풍은 덤이었으니 행운이었지요.
드라마 '참 좋은 시절' 배경이 경주였기에 촬영지를 물으니 커피숖 등이 첨성대 가까이 있긴 하지만 경주에서 촬영을 많이 한 건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요즘 '삼시새끼' 케스트들이 참 좋은 시절의 인물들이며 참 좋은 시절을 시청했기에 괜찮은 촬영지가 있으면 구경하고 싶었거든요.
보문단지로 가는 길에 연꽃 만났던 안압지를 지나쳤으며, 첨성대와 많은 릉도 이동중에 잠깐잠깐 봤는 데 이 풍경들 또한 다음으로 미루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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