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고흥 바다가 차린 겨울밥상(우럭매운탕, 생선회, 굴떡국)

by 실비단안개 2014. 12. 3.
728x90

11월 29~30일. 29일 맑았으며 30일 새벽에 많은 비, 그리고 흐리고 곳에 따라 비

 

고흥군청의 초대로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http://cafe.daum.net/jjmkssm1545-1598)이 고흥 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지붕없는 박물관 고흥은 장흥부 고이부곡(高伊部曲 고흥군의 고려시대 이전 이름)이었으나, 1285년 고흥으로 되었다가 1441년에 홍양현에서 1914년 다시 고흥군이 되어 올해가 고흥군명칭사용 100년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조선후기 '여지도서'에 의하면  인구가 41,996명으로 호남에서는 나주, 순천, 전주, 영광 다음으로 큰고을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는 나주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고흥군은 삼면에 바다를 끼고 있는 반도지역으로 특히 남쪽의 바다 경관이 뛰어난데 많은 유무인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득량만을 중심으로 천혜의 바다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보니 사철 해산물이 풍부하며 밭농사도 발달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티비에서 '멀꿀'이 소개되었는데 처음 보는 과일로 마치 꿀처럼 달다고 하며 생김은 으름같았는데 꼭 먹어보고 싶은 과일이 되었습니다.

 

고흥의 특산물과 먹거리를 8品 9味라고 하는 데 유자, 석류, 해미·수미쌀, 마늘, 참다래, 꼬막, 미역, 유자골 순한한우 등의 8가지 특산물과 참장어, 낙지, 삼치, 전어, 서대, 굴, 매생이, 유자향주, 붕장어 등의 9가지의 먹거리를 말합니다.

8品 9味에 들지는 않았지만, 커피의 경우 전국 재배면적이 최대며, 마늘은 전국 2위, 전남 최대, 김밥용 김은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1박 2일동안 다섯끼의 식사를 고흥에서 했는데 다양한 해산물이 주를 이루었으며, 녹도진이 있는 녹동 활선어 위판장의 경매현장을 봤으며, 잘 정돈된 활선어 소매상의 활기찬 풍경도 만났고 여러 밥집에서 고흥의 바다맛을 봤습니다.

 

▲ 녹동 활선어 위판장

 

▲ 녹동 활선어 소매상

 

위판장과 활선어 소매상앞쪽에는 점포를 가지지 못한 분들이 생선을 비롯하여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7~80cm는 족히 나갈만한 삼치가 있었기에 깜짝 놀랐으며, 소매상과 마찬가지로 여러 종류의 생선이 있었지만 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녹동에서 만난 해산물중 부분인데 허락을 받고 찍은 해산물이 있는 반면 눈치껏 찍은 해산물도 있습니다.

 

아주머니 손으로 아가미를 열어보는 건 우럭이며, 낭태, 삼치, 아귀 등이 있으며, (옆으로)개불, 해삼, 복어, 낙지도 보이며, 낚시로 잡았다는 열기도 있습니다. 갑오징어, 전복, 낙지, 굴, 호래기, 잡어, 게, 전어, 키조개관자 등이 보이는데 찍히지 않은 해산물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점심식사는 과역면에 있는 해주식당에서 갈치찌개로 했는데 갈치는 크고 두톰했으며, 1인 두도막씩이었으며 무와 호박, 감자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전라도 상차림이 유명한데 이곳 역시 가지수가 많은데 대부분 해산물로 피굴, 파래무침, 굴무침, 양념게장, 코다리조림, 멸치볶음, 토란굴탕, 양념꼬막이 차려졌으니 그야말로 고흥 바다가 차린 겨울밥상입니다.

해산물을 사철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이긴 하지만 진정한 해산물철은 겨울입니다.

 

 

 

가운데 굴국에 파가 동동 떠있는 건 피굴이라고 하더군요.

마치 굴국같은데 국처럼 뜨겁지않은 냉국인 피굴입니다.

피굴은 굴을 껍질째삶아 굴을 발라 삶은 국물에 행궈 그 국물에 간을 맞춰 담아내는데 이게 별미였기에 주인아주머니께 만드는 방법을 여쭤봤습니다.

요즘이 굴철인데 굴은 글리코겐, 타우린, 아미노산을 포함한 단백질, 비타민, 셀레늄, 아연 등을 골고루 함유하여, ‘바다의 우유’라 불리며, 특히 피로 물질인 유산의 증가를 억제시키는 글리코겐과 최음과 강장 효과가 뛰어난 아연이 풍부합니다.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과 비타민 A가 풍부해 피부를 희고 곱게 만들어 주기에 여성에게 특히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 때나 함부로 먹는 것은 위험하기에 옛말에 “보리가 패면 굴을 먹지 말라”고 했고, 영국에는 “R자가 없는 달(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5~8월은 산란기여서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이때는 영양분도 줄어들고 아린맛이 심하며 여름철이라 빨리 부패하기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2월까지가 굴이 가장 맛이 좋은 때입니다.

 

고흥 바다를 통째 먹었으니 오후에 천리를 걸어도 거뜬할 것 같았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간 곳은 시호도입니다.

시호도는 원시체험이 가능한 섬으로 뗏마체험에 이어 벅굴이란 굴을 구워먹었습니다.

벚꽃이 필 때 나오는 벚굴보다 작지만 껍데기는 일반굴에 비해 두껍고 생김은 가리비와 비슷했으며, 굴이 익으면 껍데기가 벌어지는데 굴도 껍데기를 닮아 둥그스럼했습니다. 따로 간을 하거나 소스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간간하고 신선했기에 익는 속도가 있다보니 불티가 났습니다.

 

 

 

저녁식사입니다.

도양읍의 썬비치호텔로 식사후 숙박으로 이어진 곳입니다.

생선회, 문어숙회, 소라숙회, 갑오징어숙회, 피조개, 전복회는 귀한 내장이 함께 나왔으며 쓰러진 소도 일으킨다는 보양식이 되는 낙지도 있습니다.

손이 많이 바빴던 시간이었으며, 매운탕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블로거 팸투어때는 음식사진을 찍는 일이 당연시 되었으며 음식사진을 찍은 후 식사로 이어지는데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 많지 않다보니 음식사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많은 사진을 찍기에는 민망했습니다.

 

 

고흥 8品의 꼬막과 다른 피조개는 날로 먹으며 이름 그대로 껍데기안에 피가 고여 있습니다.

꼬막맛이 간간하고 쫄깃쫄깃한데 비해 피조개는 살이 붉은색이며 단맛이 있습니다.

 

 

30일 아침식사는 녹도진이 있으며 활어위판장이 있는 녹동에서 했는데, 수협 뒷쪽으로 식당가가 있으며 진영식당에서 우럭매운탕을 먹었습니다.

우럭은 잿빛에 볼락과 비슷하며 생선회, 구이, 매운탕으로 가능하지요.

 

고흥에는 문어가 많은지 밥집마다 문어숙회가 나왔으며, 진영식당에는 굴무침이 아닌 어리국젓이 차려졌는데 우리가 처음 방문한 우도로 갈 때 갯벌에서 자연산굴을 채취하는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어리굴젓은 양식굴이 아닌 자연산굴로 담으며 일주일정도 숙성후 먹을 수 있는 겨울 별미밑반찬입니다.

간이 삼삼하여 좋았기에 구입할 요량으로 사장님께 판매가 가능하느냐고 하니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어리굴젓

 

전날 먹은 해산물이 풍부했던 해주식당의 밑반찬과 비슷합니다.

 

 

우럭대가리는 볼품이 없지만 매운탕은 역시 우럭입니다.

 

 

30일 점심식사는 과역면에 있는 기사식당에서 고기볶음으로 했는데 해산물은 파래무침이 전부였으며 나머지는 채소류로 차려졌었습니다.

진지도에서 홍합탕으로 몸을 녹이고 나온 우리는 처음 만났던 고흥 만남의 광장으로 이동하여 굴떡국을 먹었습니다.

 

 

애걔걔 겨우 굴떡국먹고 집까지 가라고.

그런데 굴떡국 국물에 말아먹을 수 있도록 공기밥이 주어지더군요.

그러나 굴떡국은 보기와 달리 양이 많았기에 떡국 한그릇으로 충분했지만, 밥알을 먹지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남을 것 같아 밥을 조금 말아 먹었습니다.

카메라를 드니 이경준 님이 어떻게 해 줄까, 이렇게 하며 굴떡굴을 숟가락으로 떠 먹는 연출을 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보통 밥이 수북한 밥숟가락에 이런저런것들을 올려 찍었는데 이경준 님은 차원이 달랐기에 최고의 모델이라고 했습니다. 최고의 식자재가 있는 고장엔 최고의 모델도 있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기에 따뜻하며 향긋한 굴떡국에 몸과 마음이 절로 녹았습니다.

 

 

 

진지도에 가기위해 백일도에서 배를 타야 했는데 정원으로 인해 막배를 탔기에 방파제에서 굴을 까는 할머니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비옷을 입은 상태였으며 할머니는 점심식사도 건너고는 주문받은 굴을 까고 있었습니다. 진지도에서 나왔을 때까지 굴을 계속 까고 계셨기에 식사는 하셨느냐고 여쭈니 그때까지 식사를 하지 못 했다고 했습니다.

양식굴 껍데기는 대부분 파쇄기로 처리를 하는데 백일도마을의 할머니처럼 자연산굴을 채취하여 까고 남은 껍데기는 종패가 달리도록 바다에 바로 넣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남남으로 가서 우리가 되어오는 우도로 가는 길에 만났던 할머니들입니다.

너른 갯벌엔 뽀족한 굴이 널려 있었으며, 할머니들은 유모차를 끌고 굴 작업을 하러 나오셨으며, 무거운 굴꾸러미를 바닷물에 흔들어 뻘을 대충 빼 물때에 따라 집으로 가져가서 작업을 하거나 물이 들지 않는 시간엔 갯벌근처에서 굴을 깝니다.

자연산굴은 양식굴처럼 크지않고 작은데 보통 어리굴젓용으로 판매를 하는데 (다른 지역도 그렇겠지만)고흥의 할머니들은 누군가의 밥상을 향기롭게 하기 위해 나무껍데기보다 거칠어진 손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밥상에 오르는 풍부한 해산물 뒤엔 많은 분들이 비바람·추위와 싸우고 있다는 걸 기억하겠습니다.

 

- 한국인의 밥상 12월 18일 방송 198회 너를 기다렸다 - 겨울 굴 밥상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