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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이 맛을 기억해야지

by 실비단안개 201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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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2014 김장, 일기예보보다는 괜찮았던 날씨

 

내일로 미룰수도 엄마에게 미룰수도 꽤를 부릴수도 없는 김장입니다.

휴가를 내 배추를 캤습니다.

320포기중 30여포기는 쌈용으로 밭에 뒀으며 항암배추라고 해도 시골에서 알아주지 않으니 50포기 팔면서 10포기 더 얹어주었으며, 앞집할머니와 숙모님께 몇 포기씩 드리고 200여포기중 배추가 시장의 판매용보다 좀 작으니 150포기로 잡아 양념을 준비했습니다.

 

 

마늘밭 두렁에 뿌려둔 토종적갓이 잘 자랐지만 추위에 살짝 얼었기에 11일에 아버지와 캤으며 숙모님댁에 조금 드리고 양념용과 맛보기용으로 주문김장에 한줌씩 넣었습니다.

 

 

하우스에 옮겨둔 배추를 아버지께서 다듬었으며 우리 작은늠이 시간을 내 절임장소로 옮겼습니다.

이늠 팔이 약한데 어디서 힘이 나는지 제법 잘 날랐기에 큰힘이 되었습니다.

 

 

배추를 절이는 데도 요령이 있어야 하는데, 배춧잎 사이마다 소금을 넣으면 짜기에 김장 전날 소금을 풀어 준비한 소금물에 배추를 푹 담갔다 건져 소금 한줌을 뿌리부분을 중심으로 자른부분에만 문지르듯이 하여 절여 주며, 날씨·기온에 따라 절임시간이 달라지는데 많이 춥지 않았기에 6시간 절였으며, 간이 고르게 잘 배이도록 중간에 한번 뒤집어 주었습니다.

 

 

 

절인후 바람이 일었기에 비닐로 절임통을 덮어 주었는데 양이 적거나 실내라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후 5시에 배추를 씻으니 마침 작은동생이 와서 도와주었기에 마음까지 가벼워졌습니다.

씻은 배추는 물이 잘 빠지도록 바구니에 건져두는데 올해는 판넬에 건져 비닐을 덮어 두었으며, 비닐이 날리지 않도록 대야 여러개를 올려두었습니다.

다음날 일찍 친정으로 갔지만 아버지께서는 그 사이 배추 꼬랑지부분을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농사일은 여럿이 함께 하고 나누어 먹는다고 했는데 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소가족이다보니 김장양이 적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던 대로 많은 김장을 하고 있기에 손이 많이 필요한데 그때그때 도와주는 이가 있었기에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까짓쯤이야 함며 큰소리를 치긴했어도 많은 양이었기에 걱정이 되었거든요.

 

 

지난해까지 감장은 거의가 엄마 몫이었는데 이제 우리가 농사일을 하며 엄마는 연세가 많으시기에 김장양념 만드는법을 배워두어야 합니다.

방앗간에서는 고추 20근(12kg)으로 김장 200포기를 한다고 했지만 주문받은 김치가 있으며 우리도 양념이 적은 김치는 좋아하지 않기에 준비한 20근에 찹쌀죽 반되, 새우젓 5kg, 멸치액젓 7kg, 생새우(달지 않았음)3만원어치, 디포리 한박스에 무 등을 넣어 맛국물을 만들어 고춧가루를 풀었습니다.

여기에 여름날에 준비해둔 생고추와 마늘 간 것, 생강(5,000원어치 구입하여 파종), 매실액 약 1리터, 배(大 6개), 무(大3개). 쪽파(약 두단), 적갓을 넣었는데 배는 갈았으며, 무는 채썰고 쪽파는 무와 비슷한 길이었으며, 적갓는 잘게 썰었습니다.

 

내년에도 우리는 올해 정도의 김장을 할 것 같기에 기본양념이 되는 양을 기억해 두어야 하기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올해는 엄마의 도움으로 양념을 했지만 내년부터 혼자 다 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송장이라도 좋으니 지금처럼 있으소 했지만 사람의 일이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까요.

고추 파종때도 그랬지만 김장을 할 때면 늘 그럽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그러면서 또 새해를 맞아 다시 고추파종을 하고 배추파종을 하고...

그런데 이제 엄마는 정말 할머니며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빨랫감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절일때처럼 양념을 하는 일을 앞집할머니께서 도와주었으며 얼라아부지와 함께 배추에 양념을 했습니다.

어릴때 옆집에서 뭐 좀  빌려와라하면 꼬리를 뺐지만 이건 옆집에 가져다 드려라하면 총알처럼 달려나가곤 했는데 이 성격은 어른이 되어서도 비슷합니다.

주문받은 김치(혼자 생각 각 20kg)는 양념이 적으면 안될 것 같아 혼자 박스를 채웠으며 할머니와 얼라아부지는 우리 김치통과 이웃과 나눌 통들을 채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어중간하게 남을 것 같아 김장을 마치고 식사를 하자고 합의를 했지만 오후 2시가 넘어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수육은 직접 손을 대야 하기에 시간이 아까워 생닭을 세마리 구입하여 오가피, 구지뽕, 황기, 음나무, 옻잎, 찹쌀 등을 넣어 엄마가 푹 삶아 푸지게 먹었습니다.

배가 부르면 눕고 싶지만 뒷정리를 해야 했기에 유자차 한잔씩 마시고는 닦고 쓸고 씻고 했습니다.

 

 

김장을 우리집으로 옮기니 25~6kg박스 세개, 조금 작은 박스 두개, 대형 김치냉장고 용기 여섯통, 우선 먹을 김치 세통 이었으며, 엄마께는 세통 드렸으며 나머지는 이웃과 조금씩 나누었습니다.

김장 재료는 거의 직접 재배했으며 넉넉하게 파종한 덕분에 나눌 수 있어 다행이었기에 뿌듯했습니다.

 

김장김치입니다.

적배추와 일반배추로 굴은 오래되면 안되기에 우리가 먹는 김치에만 조금 넣었는데 양념이 적다고 타박을 했는데도 잘 된 것 같습니다.

지난해 김장김치가 두통 남아 있으며 새김장이 그득하니 천지가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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