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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우리동네 남효갤러리 Art & Coffee 드디어…

by 실비단안개 2016.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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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텃밭 아래로 흐르는 개울의 끝지점쯤에 집이 몇 채 지어졌으며, 조금 위로 갈밭골산장이라는 닭과 오리고기 등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몇 년전에 생겼고, 그 위로 갤러리를 짓는다는 이야기는 오래전에 들었습니다.

갈밭골로 불리는 이곳은, 어릴때 친구네 집 둘과 조금 떨어진 곳에 두어집이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친구네 집 하나는 폐가가 되다시피했으며, 또 다른 집은 이사를 가고 역시 폐가가 되어 헐렸습니다. 그리곤 옆산을 깍아 중소기업연수원과 정혜원이 들어 섰으며 산길을 정비하여 등산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갤러리는 중소기업연수원쪽에서도 갈 수 있는데, 중소기업연수원을 지나 정혜원 아래로 길을 만들어 갤러리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합니다.

갤러리는 2015년 12월 5일 개관한다는 현수막이 중소기업연수원 입구쪽에 걸려 있었지만, 그때는 그림에 대해 잘 모르고 아는 이도 아니다보니 못 갔습니다.

그리곤 새해가 되고 1월 중순쯤 텃밭으로 가고 있는데 승용차가 멈추더니 남효갤러리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 차(茶)도 판다더라 등을 이야기하기에 길을 알려주고 1월 20일 오후 추운 날씨였기에 중무장을 하여 남효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연수원앞쪽으로 걸어 가는데, 여러대의 차량이 지나가기에 정혜원으로 가는 차량인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새빌라 뒤로 돌아 남효갤러리쪽으로 가는 차량들이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폐가가 있었고 그 마당에 콩꽃이 넘치도록 핀 그쪽으로 길이 났는데 왼쪽엔 토담집이 짓다말고 있었으며, 갈밭골산장쪽으로 걸어가니 강아지보다는 조금 더 큰 개들이 짖으며 다가왔습니다.

평소에 개짖는 소리가 무서워 이 길을 다닐때면 주머니에 돌맹이를 몇 개 넣어 다녔는데, 추위에 돌맹이를 줍기도 뭐하고 하여 어깨를 움츠린채 앞만보고 뚜벅뚜벅 걸어 계단을 올라 남효갤러리 문을 밀쳤습니다. 포근하고 따뜻했습니다. 개 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10여명 있었는데 무슨 모임에서 갤럴리를 찾은 듯 했는데 그들은 앉거나 서서 그림을 감상하기도 하고 바깥풍경을 구경하고 차를 주문했습니다.

남효갤러리는 이른 봄 홍매화를 찍는 매실과수원 옆에 지어졌으며, 남효갤러리앞엔 300여년된 소나무가 있고, 남효갤러리 1, 2층에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우리동네와 건너 마을까지 보입니다.

 

남효 김경혜 님은 중학교 교장선생님을 지난해 명예퇴임하고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멋진 갤러리를 지어 지난해 연말에 개관했는데, 손수 차를 끓이고 찻잔을 씻는 모습이 오래전부터 해 온 일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갤러리 건물은 특이했는데 여자가 머리에 갤러리를 이고 있는 듯 한 조각이 있으며, 두상을 지나 갤러리 아래로 가면 털머위가 자연석 사이에 심어져 있는데 마치 동굴속을 걸어가는 듯 합니다. 갤러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도 특이하거든요.

 

 

 

계단을 오르면 '남효갤러리' 안내판이 벽에 붙어 있는데, 정문인 이곳을 몰라 강아지를 피하기 위해 도로변의 계단으로 남효갤러리 문을 밀치고 들어 갔었는데, 찬찬히 주변을 살피니 조각상과 함께 갤러리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개관도록 서문에 '나비가 되어'라는 글이 있는데 갤러리 안내판에 나비 한 마리가 앉는 듯 나는 듯 있으며, 나비가 되고 싶은 사람의 안식처라는 소박한 안내문입니다.

 

남효(楠曉), 몇 번 들어도 기억이 쉽지 않은데 안내판을 읽으니 와 닿았습니다. 남(楠)은 녹나무 楠으로 아래 안내판의 효능이외에 녹나무는 크게 자라고 목재는 비교적 단단하며, 물속에서도 잘 썩지 않으므로 예부터 배를 만드는 데 널리 쓰였으며, 1991년, 진도 벽파리라는 옛 항구의 갯벌에서 길이 19미터, 중앙 지름이 자그마치 2.3미터나 되는 녹나무로 만든 송·원(宋·元)시대의 중국 통나무배가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또 1986년 신안 앞바다에서 인양된 같은 시기의 중국무역선에서도 선체의 격벽(隔璧)을 녹나무로 만들었으며, 특히 사찰의 목어(木魚)를 만드는 데 최고급 목재가 된다고 하니 녹나무는 만능나무인 것 같은데 남효선생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남효 갤러리 Art & Coffee는 1, 2층으로 되어 있으며, 며칠전 개관작품이 많이 내려졌다고 했지만 갤러리에는 여전히 많은 작품이 제 자리에서 빛났습니다. 남효갤러리는 갤러리에 어울리는 조명을 설치했는데 가운데와 주방의 조명은 평범한 듯 소박한 듯 보이면서 중후함이 묻어났습니다.

 

 

1층 테이블에 앉으면 우리동네와 바다, 건너마을까지 보이며 발아래엔 논밭이 펼쳐져 있으니 갤러리로는 그만인 장소같은데 외지다보니 그게 걱정입니다.

 

 

남효 김경혜 님입니다.

개관도록에 어릴 적 꿈이 회갑때 개인전 한 번 하고 작은 갤러리 하나 가지는 것이었다고 했는데, 김경혜 님은 1955년 김해출생이며, 진해구 웅동중하교 미술교사를 시작으로 많은 전시회를 가졌으며 역시 2015년 8월 웅동중학교 교장으로 명예퇴직하여 갤러리를 운영하니 어릴 적 꿈이 이루어졌으며, 이제 인생 2막의 문을 열었습니다.

주방의 선반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맞춤제작되었기에 찻잔을 놓기에 크지도 작지도 않았으며, 현대찻잔을 비롯하여 우리차를 마시는 찻잔과 주전자 등이 모두 제자리에 있는 듯 해 마음이 편했습니다.

 

 

 

커피와 우리차, 간단한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메뉴 아래에 카스/카페/블로그/페이스북 등에 방문후기를 올리면 다음 방문시 초코쿠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집 근처며 텃밭에서 돌아오는 길에 갤러리를 방문할 수도 있지만 기약이 없으며 초코쿠기를 먹기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고, 우리동네에 이런 갤러리와 카페가 있다는 안내입니다. 100여가구 주민들은 반어반농이며,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동네인데 갤러리 & 카페가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듯 하며 따듯한 차를 마시지 않더라도 훈훈해지거든요.

 

 

 

이 글을 읽는 이가 언젠가 남효갤러리를 방문할 기회가 되어 방문하면 알겠지만, 남효갤러리에는 작품과 카페에 어울리는 소품이 많습니다.

마치 골동품점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여러 소품중에 골동품같은 항아리 등이 있으며, 우리 토우도 있고, 목각인형과 가면같기도 하고 탈같기도 한 외국에서 들여온 듯 한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익은 작품도 있었지만 기이한 작품도 있었는데 모두 어쩜 그 자리에 원래 있었던 듯 잘 어울렸습니다.

 

 

여러 작품과 소품, 그리고 갤러리를 빛내는 또 하나는 식물이었습니다. 난과 다육, 관엽식물까지 다양한 식물이 제 자리인 듯 있었는데 식물이 생각보다 관리가 쉽지않아 걱정이 좀 되는데 언젠가 방문을 하게 될 때 지금의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 걸 보고 싶습니다.

 

 

위에 걸려있는 작품이 여름2며 아래는 여름1인데 대형작품입니다.

남효선생은 진채화, 수목채색에 이어 문인화까지 모두 섭렵한 한국화가입니다. 제가 그림에 대해 모르니 있는 그대로 보는 편인데 그림의 제목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가 강아지에게 쫒겨 들어갔던 출입문옆에 위에 소개한 여름1이 있으며, 2층을 구분하는 바닥겸 벽엔 부채가 있으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나무로 되어 있고 계단을 따라 족자작품이 걸려 있으며 선생의 작업실은 반닫이 안쪽에 소박하게 앉아 있습니다.

 

 

2층에서 본 창밖 풍경입니다.

그리 넓지않은 논밭이 펼쳐져 있고 우리동네가 있습니다.

우리동네와 건너편 동네 사이 바다를 매립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때는 갤러리에서 보는 바깥풍경도 변하지 싶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부분입니다.

 

 

손님들 차가 다 준비된 듯 했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부탁했습니다.

갤러리에는 레코드판이 있었지만 턴테이블이 고장이 났기에 시디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잠시 마주 않아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설거지를 하기 위해 개관기념 도록을 권하기에 끝페이지까지 넘겨봤습니다.

연꽃과 연밥, 매화, 국화, 개구리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것들이 그림의 소재였습니다.

연꽃을 그리기 위해서 연밭에 많이 가셨나요 하니, 예전에 남지와 가술 등에 연밭이 많았으며 사진으로 찍고 마음으로 찍어 그림으로 이었다고 했습니다.

갤러리 옆이 매실과수원이니 곧 매화가 많이 필 거라고 전했습니다.

 

 

연꽃의 제목은 연가며, 아래의 동물이 그려진 작품의 제목은 '니 뭐하노'와 ' 저 높은 곳을 향하여'입니다.

제목을 보면 아~ 그렇네 하게 되는 작품집이었습니다.

 

 

아래는 인물좌상 1과 2입니다.

 

 

남효선생의 작업실입니다.

작업실은 넓지 않았으며, 역시 창밖으로 마을이 보이고 해가 잘 듭니다.

도록에서 본 인물좌상 2가 있었는데, 판매한 작품이기에 포장을 하기위해 작업실에 두었다고 했습니다.

 

 

남효갤러리를 나서는 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또 다시 갈 수 있게 되길 바라며 개관기념 도록은 가방에 넣어 왔습니다.

 

남효갤러리 Art & Coffee

경남 창원시 진해구 남영로 467번길 74

Tel : 055-552-3300

H.P : 010-4618-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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