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갈땐 대부분 사천시청이 보이는 도로를 달리는데, 사천시청 뒤로 와불과 우보살이 있는 백천사가 있습니다.
와불은 누워있는 보살이며 우보살은 목탁소리를 내는 소를 말하는데, 언제나 말로만 백천사 이야기를 하더니 지난주 토요일엔 직접 백천사쪽으로 차를 몰더군요.
백운계곡을 따라 달리다보니 저수지가 나왔으며, 와룡산(해발 801.4m) 봉우리쪽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습니다.
전날(금요일) 진해에 비가 내렸는데 하동, 남해, 사천쪽에는 눈이 내렸는지 하동 금오산과 남해 금산도 봉우리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게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백천사 본전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계 최대의 범종으로 조성 중인 '와룡산 백천사 세계평화기원 금동관세음보살상 범종' 모형이 세워져 있는데, 실제크기의 10분의1 축소판이라고 합니다.
백천사 본당으로 가는 길에는 소원지가 걸려있는데 거의가 금색이었습니다.
요즘 사찰은 고즈녁한 풍경보다는 뭔가 알리고 싶어하는 풍경같아 낯이 붉어지는 느낌인데 백천사도 예외가 아닌 듯 했습니다.
백천사의 대웅전입니다.
건물이 특이하게 보이는데 대웅전 뒷편에 4층 전각이 있는데 극락전으로 1층은 신도들이 사용하는 곳이고, 2층은 강당, 3층은 극락전, 4층에는 사면불이 놓여져있는데 윤장대가 돌아가듯 빙빙돌게 되어 있고 12지신상과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습니다.
대웅전 내부입니다.
작은 불상도 다른 절과는 달리 금색으로 되어 있었기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대웅전 앞뜰에는 탑 몇이 있고 '평화통일기원대비(平和統一祈願大碑)'가 있습니다.
와룡산의 장군봉, 세섬바위, 기차바위, 민재봉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이러진 주 능선암봉에 둘러 쌓여있는 백천사(百泉寺)는 신라문무왕 663년 때 해동 화엄종 조인의상대사가 창건하신 이후 의선대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아흔아홉 개'의 약사가 있었으며, 많은 고승들을 비롯해 특히 사명대사, 서산대사, 고려 현종, 이순신 장군이 국태민안과 조국번영을 위해 기도를 해왔던 호국도량으로 알려져 있는 사찰이기에 평화통일기원대비가 이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썩 어울리는 풍경은 아닌 듯 했습니다.
신행관 옆에선 스님이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으며, 많은 여인네들이 포대화상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저희들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마치 인터뷰 그림을 위해 동원된 듯 한 광경이었습니다.
너그러운 미소의 '포대화상 미륵불'입니다.
포대화상 미륵불 옆에는 용천수대야기 있으며, 아래의 글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포대화상은 중국의 승려인데, 이름은 계차(契此)이며 명주(明州) 봉화현 사람이었다. 특히 날씨 예측이나 사람들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잘 예언하여 중생들의 큰 복전을 이루게 한 분이다. 포대화상은 큰 복전(복발)이라 하여 복전에 먼저 불전금을 올리고 포대화상의 '복전배'를 오른쪽(시계방향)으로 천천히 세번을 경건한 마음으로 쓰다듬은 후 '용천수대야'를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문지르면 용천수 물방울이 물꽃처럼 튀면 용천수기(氣)가 인체에 통하여 모든 업장이 소멸되고 지혜와 용기가 생겨 큰 복전이 이루어집니다."
용천수대야입니다.
대야의 손잡이를 문질러 대야안의 용천수가 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워낙 많은 불자가 대야손잡이를 문질러 색이 반질반질합니다.
소원을 비는 이는 자신보다는 가정과 가족을 위해 빌겠지만 그 또한 자신의 욕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용천수를 지나 감로수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약사와불전(藥師臥佛殿)이 있습니다.
약사와불전에 있는 '약사와불(藥師臥佛)'은 길이15m, 지름 3m의 세계최대 약사와불(누워있는 부처상)로 무려 2,400년이 된 소나무를 3년에 걸쳐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표면에는 금으로 칠을 했으며, 부처의 발쪽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삼존불이 있는 '몸속법당'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사와불은 촬영금지였습니다.
백천사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온 약사와불입니다.
- 백천사 : http://www.bekchunsa.org/
약사와불은 아픈사람을 낫게 해 준다는데, 돈을 얼마내고 들어가면 스님이 죽비로 여기저기를 때려주는데 약사와불은 구경만 했으며, 약사와불전 뒤로 큰 '약사좌불(藥師坐佛)'이 있습니다.
약사와불전 옆으로 우보살집이 있습니다.
'우보살(牛菩薩)'은 목탁소리를 내는 소를 일컫어 말하는 것인데, 구제역관계로 지금은 출입이 금지된 공간입니다.
대웅전 뒷쪽의 건물중 '오방불 무량수 공덕전'인데, 한 가운데에는 다섯 부처가 좌정하고 있고 그 주위에는 조그만 불상이 수 없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일반적인 사찰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다소 특이하고 무척이나 화려한 모습이 역시 낯설었습니다.
오방불 무량수 공덕전 앞엔 황금종이 여럿 있기도 했는데 이 또한 낯설었습니다. 교회와 마찬가지로 사찰도 기업화되는 모습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오방불 무량수 공덕전' 맞은편 마당 언덕배기에는 '산령각(山靈閣)'이 있으며 아래로 납골함이 있습니다.
극락전 앞쪽엔 납골묘역이 있기도 합니다.
와룡산에 내려 앉은 하얀눈입니다.
백천사 구경 갔다가 더 반가운 건 눈이 쌓인 봉우리와 주변 산세였습니다.
백천사엔 그냥 그런 게 있다더라는 말을 들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백천사행이었습니다.
백천저수지주변은 백운유원지라 음식점이 여럿 있었으며 백룡사라는 사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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