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삼광사에 들렸다가 영도 해양박물관 아쿠아리움 구경하고 감천 문화마을을 둘러보자고 했는데, 우리집에서 가면 감천 문화마을이 가장 가깝기에 감천 문화마을을 걸은 후 영도와 삼광사에 가기로 했습니다.
녹산공단을 질러 을숙도대교를 타고 감천으로 갔는데 대략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주차는 감천 문화마을 입구에 있는 감정초등학교 운동장이 주차장으로 열려 있었기에 주차를 했는데, 워낙 많은 인파와 차량으로 주차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래전 부산대학병원뒤로 아미고개를 넘어 감천으로 갔었는데 감천 문화마을은 계단식으로 지어진 그야말로 달동네였었는데, 어느날부터 매스컴에 떴기에 언젠가 한 번은 가보리라 생각을 했는데,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간다는 건 어려울 것 같아 얼라아부지와 함께 갔습니다. 감천 문화마을 홈페이지에서 감천 문화마을이 어떤 곳인지 검색했더니 마을 이름 유래가 있었습니다. 감천(甘川)의 옛 이름은 감내(甘內)입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신앙촌에서 생산한 물건들을 산 기억이 있는데 그 신앙촌이 감천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감천 문화마을은 마을기업으로 약 4천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굉장히 큰 마을이며, 계단식집이다보니 입구 골목은 한 두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로 좁은 곳도 있었으며, 현재 많은 가구에 주민이 거주하고 있기에 감천 문화마을 방문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감천 문화마을은 2009년 생활환경 개선과 공동체 예술 사업으로 시작된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로 시작되었는데, 감천 2동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조형예술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공간의 창출을 통해 활기찬 산동네를 되살리고자 시작한 사업으로, 골목길 프로젝트,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로 개선, 주민 일자리 제공을 위한 '방가방가 프로젝트' 등으로 계속 진행중입니다.
감천 문화마을로 가는 차도는 마을버스가 다닐 정도로 좁은데 감천 문화마을의 유명세로 차량이 많았는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운전을 조심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부산은 산복도로가 많은데, 한국전쟁시 많은 인구의 유입으로 산을 깍지않고 그대로 집을 지었다보니 계단식이 되었는데 감천, 아미동, 영도, 수정동이 대표적입니다. 좁은 도로와 많은 유동인구로 주차할 공간 또한 부족한데 초등학교가 주차장으로 개방되어 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차후 육교를 지나 문화마을로 들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이다보니 정말 많은 여행객이 감천 문화마을 찾았는데, 우리도 일행이 되어 안내에서 감천 문화마을 가이드 맵을 2000원을 주고 구입하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감천 문화마을 지도에는 주요 문화공간에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집 프로젝트 투어 - 방문 스탬프'라는 미션이 있습니다.
9번의 미션이 주어지는데 그중 두 번(하늘마루, 감내어울터)은 감천 문화마을 엽서를 준다고 했습니다. 엽서는 상점에서 팔기도 했지만, 번호대로 방문을 하면 감천 문화마을에 좀 더 접근을 할 수 있으며,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지도를 꼭 쥐고 감천 문화마을 투어에 나섰습니다. 시간은 대략 1시간이나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우리는 2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우선 화장실을 찾았는데 화장실 앞쪽에 달고나가 있었습니다. 화장실 앞이란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 듯 아가들이 똥과자로 모양을 내고 있었고 떡볶이를 먹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벽화로 단장한 이 집은 '작은 박물관'입니다. 작은 박물관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추억의 생활용품 70여점이 비치되어 있으며, 마을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옛날 판자집을 재현, 주민과 예술가, 구청이 협력을 통해 진행되었던 마을의 발전 과정을 전시하고 있는데, 벽화명은 전미경의 '감천아리랑'입니다. 달콤한 민들레(신무경) 조형물을 지나면 '마주보다(나인주)'벽에 그려져 있는데, 마주보다는 두 개의 벽화중 측면의 큰 벽화는 건물 앞쪽 골목의 풍경을 거울처럼 반사된 형태로 나타낸 것이라고 하는데 감천 문화마을은 이야기가 있는 골목 체험인 셈입니다.
골목입구의 가판대에는 감천 문화마을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골목을 걷다보면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먹을거리 또한 풍부합니다. 지붕위에 꼭 새 같은 조형물이 앉아 있는데, 전영진의 '달콤함 휴식'과' 사람 그리고 새'로 가끔 모든걸 뒤로 하고 하늘을 훨훨 날아보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감천 문화마을의 안내표지판은 대부분 나무를 깍아 색색의 옷을 입혔는데, 옹벽에는 많은 화살표가 붙어 있는데 하나씩 봐도 물고기며 전체를 봐도 물고기 모양으로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인데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위로 탐스러운 포도가 열매 맺어 있는데, 작품명은 하영주의 '포도가 있는 풍경'이며 주민들의 새해 인사가 정겹습니다. 우리에게는 여행지지만 누군가에게는 고향인 감천 문화마을입니다.
하늘마루와 어둠의 집으로 가는 계단입니다. 어둠의 집에서 스탬프를 찍어야 하는데 하늘마루에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에 어둠의 집 스탬프는 나중에 찍었습니다. '어둠의 집- 별자리'는 손몽주 작품으로 어둠의 공간에서 조명 빛은 어둠과 대립되지만 공존하는 요소입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빛나니까요.
김홍희의 사진갤러리입니다. 감천동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 드는 곳으로 주민과 방문객의 사진작품을 전시하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하늘마루로 가는 길에 있는 골목입니다. 한사람이 겨우 통행할 수 있을 정도의 골목에는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습니다.
느티나무가 있는 쉼터에서 찍은 하늘마루입니다. 감천에서 가장 높은 곳인 듯 한데, 입구에는 느린 우체통이 있는데 1년후에 어린왕자가 배달해 준다고 합니다. 하늘마루(박태홍)는 마을 안내와 자료들을 전시하는 전시관이자 전망대 기능을 하며, 집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재생하여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하늘마루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였는데 구덕산 기상레이더가 보이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대청동 민주공원탑과 용두산 공원이 보이고 조금 더 오른쪽으로 돌리면 남항과 영도다리가 보이며 아래는 감천항이 펼쳐져 있습니다.
하늘마루에서 내려오는 길에 옆을 보니 한낮의 그림자가 선명하며 벽화는 더 환합니다.
할아버지께서 햇볕을 쬡니다.
감천 문화마을 산허리를 도는 곳에 부산에서 유명한 씨앗호떡을 사기위해 줄을 섰습니다.
씨앗호떡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호떡안에 해바라기 씨앗이 들어있는 걸로 알며 우리지역까지 왔습니다.
길이 없음을 안내표시판으로 알지만 언덕을 올랐습니다.
좁은 골목 입구에는 길이 없다는 걸 친절하게 알려주었지만 우리는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며 더 걸었더니 작은 남새밭이 있었고 옆엔 무덤이 있었습니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동거인 셈이지만 집과 길은 무덤을 비켜 어울려 있었습니다.
길이 있었지만 개가 버티고 있었기에 되돌아 감내맛집쪽으로 왔습니다.
맛집은 도로를 중심으로 이어져 있으며 혹은 계단을 오르기도 하는데 전국의 맛을 다 볼 수 있으며, 방문객은 중국인이 많았는데 하늘마루에서 스탬프를 찍을 때 주인장이 저를 중국인으로 생각하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감천 문화마을엔 옛집을 조금 개조하거나 리모델링하여 공방으로 운영하기도 하는데 아래는 한지공예를 하는 '한지마을'입니다. 한지 고무신이 주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브로치, 조명, 가구 등 다양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주인과 공방에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밀리는 방문객으로 겨우 사진찍기만 허락받았습니다.
산허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방문객들이 쉬고 있었으며, 맞은편에는 단팥죽, 호박죽 등 요깃거리와 음료를 파는 팥찌가 있습니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먹을거리 가게들이 있었지만 얼라아부지는 나들이시 잘 먹지 않다보니 함께 굶으며 계속 걸었습니다.
가정집인듯 한 벽화가 그려진 집앞엔 가스통이 방어벽과 잘 어울리게 그려져 있으며, 옆엔 皮땀이라는 가죽공방인데 여러모양의 시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빠지지 않는 사랑의 자물쇠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채우는 커플이 있었는데, 테이트 폭력 수위가 높다보니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는 일도 조심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옆과 아래를 봤습니다.
주차를 한 초등학교가 보이며, 계단식 집들이 꽉 찼습니다.
올랐던 하늘마루가 보이며 집들은 마치 성냥갑처럼 쌓여있는 듯 합니다.
누군가는 저 집에서 태어나 자랐을 것이며 지금도 누군가가 태어나고 있는 집들입니다.
별을 떠나 지구로 온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감천 문화마을에 도착하여 여행중 난간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 보는 조형물인 '어린왕자와 사막여우'인데 감천 문화마을에서 유명한 포토존입니다.
"나도 어린왕자와 사진 찍고 싶다"며 다가가는 데 방문객 모두 비슷한 마음인지 줄을 섰는데 아주 길었기에 얼라아부지가 "두어시간을 걸리겠다, 통과!" 했기에 사진만 몇 컷 찍고 말았습니다.
(너무 길어 두 편으로 나누어 올려야 겠습니다.)
- 감천 문화마을 : http://www.gamche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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