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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배롱나무에 억지로 안긴 소나무 / 성흥사

by 실비단안개 2016.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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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불모산 성흥사 대웅전 마당에는 오랜된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 배롱나무속으로 키가 5m 정도 자란다고 합니다. 수피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붉은색의 꽃이 7~9월에 원추꽃차례를 이루어 피지만 흰꽃이 피는 품종인 흰배롱나무도 있습니다.

붉은빛을 띠는 수피 때문에 나무백일홍[木百日紅], 백일홍나무 또는 자미(紫薇)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밖에 백양수(간지럼나무), 원숭이가 떨어지는 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나무줄기가 매끈해 사람이 가지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고, 또한 원숭이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운 나무라는 것을 뜻하는데, 국화과에 속하는 초백일홍인 백일홍과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남도 이남에서 보통 자라는데 경남 고성에는 가로수가 배롱나무이기도 하더군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배롱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약 800년 된 것으로 보고 있으니, 관리만 잘 하면 오래살 수 있는 나무인 듯 합니다.

 

아직 성흥사 배롱나무 꽃이 핀 모습을 본적이 없습니다만, 나무의 수피로 배롱나무라고 생각하는데, 그 나무 중간쯤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롱나무에 못질이 되어 있으며 소나무를 끈으로 고정을 하였습니다.

나무홈에 다른 나무의 씨앗이 떨어져 뿌리를 내리더라도 묶거나하지 않고 보통 그냥 두는데 이 소나무는 사정이 있는 듯 했습니다.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안에는 소나무를 품은 벚꽃나무가 있습니다.

벚나무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튼튼했지만 반면 벚나무는 고사직전이었는데, 화분 역할을 하는 벚나무가 죽으면 소나무 역시 양분을 얻지 못해 고사한다는 것이 생태 전문가의 설명이라고 합니다.

두 나무의 뿌리가 붙으면 연리근(根), 줄기가 붙으면 연리목(木), 가지가 붙으면 연리지(枝)라고 부르는데, 두 몸이 한 몸이 된다하여 흔히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으로 비유 되기도 하며 알기 쉽게 '사랑나무' 라고도 합니다. 

 

여수 향일암 관음전 우측에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남해바다를 지나다니는 수많은 배들의 안녕과 중생들의 생명을 보호해 주는 보살, 해수관세음보살 앞에 뿌리가 하나인 연리근 '사랑나무'가 있었으며, 함양 상림공원과 해남 충무사에도 사랑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군기지사령부의 소나무와 벚꽃나무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만, 두 개체가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성흥사의 배롱나무와 배롱나무에 안긴 소나무가 해군기지사령부내의 소나무를 품은 벚나무 풍경과 흡사한데, 해군기지사령부의 소나무는 씨앗이 벚나무의 홈에 떨어져 자연스럽게 발아하여 자란반면, 성흥사의 소나무는 석연치 않아 보였기에 성흥사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사무실 보살님에게 배롱나무에 안긴 소나무 이야기를 하니,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은 스님께서 안에서 말씀을 주셨습니다.

2년이 좀 넘었는데 자연발아한 소나무가 아니라 개체가 따로인 소나무를 배롱나무에 이식을 했다고 했습니다.

하여 "그러면 소나무가 살까요?"하니, 제가 묻는 뜻을 이해를 못 하신 스님은 "이거 아무나 살리는 게 아닙니다. 하루에 물을 세번씩 주어 살렸습니다."라는 답을 주었습니다. 자만에 가득찬 스님의 답변에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어서 성흥사를 나왔습니다.

 

 

소나무는 높고 굵게 크는 나무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나무 다음으로 큰 몸집을 가지는 나무로 큰 것은 높이가 50m에 달하며, 은행나무 다음으로 오래 사는(500~600년) 나무로서 장수의 상징인 십장생의 하나로 삼았습니다.

반면 배롱나무는 키가 5m정도 자란다고 했는데, 작은 배롱나무가 큰소나무를 계속 안고 있을 수 있을지 의문이며, 우선 보기에는 신기하고 멋스럽게 보이긴 하겠지만, 굳이 배롱나무에 소나무를 이식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도 배롱나무에 못질을 하여 끈으로 소나무를 잡고.

신라고찰 성흥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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