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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창녕]관룡사 약사전과 구룡산 이 맞추기

by 실비단안개 2016.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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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창녕 팸투어 다녀 온 관룡사인데 이런저런 일들로 너무 늦게 올리는 듯 하지만, 아직은 단풍이 들지 않았으니 지금 풍경도 7월 풍경과 비슷할 겁니다.

우리는 점심식사 후 근처의 관룡사로 갔습니다.


관룡산(750m) 산자락에 포근하게 들어앉은 관룡사에는 여러 건물과 석탑, 석불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관룡사에서 처음 만난 문화재는 관룡사 문지기 벅수입니다. 관룡사 벅수(경상남도 민속자료 제6호)는 일주문 돌계단 아래 옛 오솔길에 한 쌍이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사찰의 경계를 표시하는 석표와 수문신(守門神)의 구실로 세워진 것으로 짐작되는 이 벅수는  남녀 장승 모두 꼭 다문 입술 사이로 송곳니 2개를 드러내고 있지만, 무섭거나 위엄이 있어 보이기 보다는 왕방울눈과 주먹만한 코 때문에 대부분의 장승과 벅수처럼 우스광스러우며 푸근해 친근감마져 듭니다.

이 한 쌍의 돌장승은 이곳부터 관룡사의 경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석표로 동쪽에 서 있는 것이 남장승이며, 서쪽에 서 있는 것이 여장승으로 돌장승의 재료는 모두 화강석이며, 남장승은 상투 같은 둥근 머리를 튼 채 관모를 쓰고 있으며, 여장승의 머리는 족두리모양인 걸로 봐 혼례식을 하는 벅수같습니다.



벅수를 만나고 산길을 조금 걷다보면 자연스러운 돌계단이 나타나며, 이 돌계단 위에는 특이한 문이 있는데요 여느 절의 일주문과 달리 자연석을 쌓아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기와를 얹어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크기도 크지않아 한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며 돌계단과 어울려 소박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일주문을 들러 산수국이 지고 있는 길을 조금 걸으면 천왕문이 있습니다. 천왕문으로 가는 길에 화장실이 있는데 그 화장실앞엔 오래 된 은행나무가 있고 자연석은 마치 의자같은데 그 자연석에 앉은 이와 은행나무가 그림이 되었습니다.




천왕문을 둘어서면 범종루가 있고 아래가 낭떠지라 그런지 능소화가 담장을 넘어 옵니다.



창녕에서 특히 많이 만난 식물은 와송이었습니다. 망우정, 성씨고가, 만옥정옆의 폐가 등 곳곳에서 와송을 만났는데 대웅전옆에서 시기가 늦긴 했지만 바위채송화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룡사 대웅전이며 뒤의 병풍바위가 있는 산은 구룡산이라고 합니다. 구룡산과 늙은 소나무와 절집이 마치 한폭의 그림같았는데 사진은 영 아니네요.



앞서 함안 무진정에서 본 들문을 보았는데 그 들문을 거는 걸쇠입니다. 절집이나 정자 등에서 볼 수 있는 들문은 창호를 열어 위로 올려 달아놓게 되어 있는데 한여름에는 바람을 맞이할 수 있으며, 비바람이 부리는 날에는 창호를 내려 앞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문을 들어열개라고 하는데, 평상시 여닫이문으로 사용하다 필요시 창호 윗부분의 삼배목을 회전축으로 들어 올려 걸쇠에 거는 문으로 들문이라고도 합니다. 단청이 정교합니다.



관룡사 대웅전 내부입니다. 대웅전은 보물 제21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관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입니다.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사찰로서 <사기 寺記>에 의하면 349년에 창건되었다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원효가 제자 송파와 함께 이곳에서 100일기도를 드릴 때 오색채운이 영롱한 하늘을 향해 화왕산으로부터 9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절 이름은 관룡사, 산 이름은 구룡산이라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명승지는 유독 전설이 많은데 기록이 미비해서가 아닐까요.




대웅전앞에서 약간 비켜 약사전(보물 제146호)이 있으며, 약사전에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519호)이 모셔져 있는데 고려시대에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약사전 앞마당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1호인 3층석탑이 있으며, 병풍바위가 보입니다.



약사전설명을 들은 후 거다란님이 관룡사 대웅전과 병풍바위가 나온 사진을 보여주면서 약사전 처마와 이를 맞춰보라고 하더군요. 아래처럼 약사전 처마와 구룡산 병풍바위의 이를 더 이상은 못 맞추겠다고 하면서도 몇 번이나 자리를 약간씩 옮겨가며 이를 맞추었습니다. 오른쪽은 어느 정도 맞았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걸 발견했을까요. 절집에 가면 부처님께 절을 하고 불경을 들어야 하는데 절집에 가서 우리처럼 엉뚱한 일을 하는 이들이 많나 봅니다. 아무튼 여유로운 절집에서 더 여유로운 짓을 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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