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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창녕]널린 문화재와 여고생들이 자지러진다는 하씨 초가

by 실비단안개 201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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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7월 17일~18일 창녕군 팸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주최는 창녕군이며, 주관은 유한회사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 별도법인)였습니다.


창녕시장을 구경한 후 몇 시까지 동삼층석탑으로 오시오!

동 3층 석탑은 언젠가 한 번 간 곳입니다만, 넓지않은 창녕읍이지만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입을 뒀다 어디다 쓰겠습니까, 물어 가면 되지요. 동 3층 석탑은 창녕시장 아래(?)에 있었습니다.

동 3층 석탑은 창녕군 창녕읍 술정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3층석탑으로 국보 34호입니다. 그러나 창녕읍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다보니 동 3층 석탑을 국보로 보는 이는 거의 없을 듯 했습니다. 탑을 보면 절 마당에 있는 평범한 3층 석탑같으며, 국보가 설마 창녕읍에 있겠어 하며 무심코 스칠 수 있는 3층 석탑입니다.


동 3층 석탑이 세워져 있는 창녕군 지역은 삼국시대부터 신라의 영역에 속해 있던 곳이며, 진흥왕 때부터 신라의 정치·군사상의 요지가 되었습니다. 탑은 2단의 기단(基壇)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형태로, 통일신라 석탑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세부적인 수법이 정교하여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국보 제21호)과 비길만한 기품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석탑들은 대부분 한 면을 석재를 두세 개를 쓰지만 동탑은 지대석과 기단석은 물론 면석까지 한 면마다 하나씩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창녕에는 문화재가 널려 있다시피 했는데요 국보 2점(국보 33호 창녕 신라진흥왕척경비와 국보 34호 동 3층 석탑)과 다수의 보물이 있는 군으로 문화재의 보고와도 같은 지역이었습니다. 창녕이 고향인 해딴에 대표가 어린시절 문화재에서 놀았다고 했는데 이날도 비슷한 풍경이었습니다.



창녕장에서 구입한 것들이 담겨 있는 검은봉다리를 옆에 놓고 옥수수를 먹고 있는 팸투어 대원들입니다. 국보의 기단이 아닌 놀이터 한 켠에 있는 앉기 좋은 돌에 앉아 있는 듯 다들 편안한 자세입니다.




놀이터같은 동 3층 석탑 울타리를 넘으면 하씨 초가가 있습니다.

억새로 이은 지붕입니다.



보이는 초가(억새)가 하씨 초가 대문이며 안의 기와집은 사랑채고 사랑채 뒤의 초가가 하씨 초가인데 기와집이 마치 주인공같습니다.



창녕 술정리 하씨 초가 안내표지판입니다. 중요민속문화재 제 1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니 플록스가 환했습니다. 플록스는 연꽃이 필 무렵 피는 꽃으로 시골의 골목에서도 볼 수 있는 여름 꽃입니다. 플록스는 꽃고비과에 속하는 식물로 고향이 북미지역이며, 플록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의 '불꽃'에서 유래되었는데, 빨간색에 가까운 진분홍색 꽃이 줄기 끝에 다닥다닥 모여 있는 모습은 매우 정열적이며 향기는 달콤합니다.



하씨 초가의 사랑채인데 담장을 플록스가 감싸고 있는 듯 합니다.



하씨 초가인 안채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대문칸 옆에 우물이 있었는데 현대식으로 수도꼭지가 달려 있었으며, 플록스는 안채까지 이어집니다.



아래의 독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길쭉하며 납작한 독이 장독대 담장에 엎어져 있었고, 그 아래 사진은 장독대인데 살림의 규모가 큰지 독이 크기별로 여럿 있었으며 잘 닦여져 있었습니다. 이 집엔 할머니 한 분이 사시면서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하씨 초가는 건물과 담장을 뺀 모든 곳에 화초가 심어진 듯 했는데 할머니께서 관리를 하시기에는 벅찰 정도로 보였는데 할머니께서 화초를 많이 좋아 하시는 모양입니다. 담장은 옛 담장과 현대식 담장이 이어져 있었는데 살아가면서 필요에 따라 손을 본 듯 했습니다.




장독대 건너편 건물엔 디딜방아가 있었고 아래엔 창녕 양파가 널려 있었습니다. 벽은 옛 그대로인 듯 했습니다.



하씨 초가 안채입니다. 안채는 정면 4칸, 측면 1칸의 一자형 홑집으로 평면구성은 동쪽 끝이 부엌이고 다음이 큰방, 이어서 대청, 서쪽 끝이 작은방으로 중부 이남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부엌ㆍ큰방ㆍ대청과 작은방의 간살이가 제각기 달라 일정하지 않으며 작은방의 아궁이는 앞쪽에 있고 그 앞으로 고만고만한 화단이 있으며 마당에는 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마루가 특이한데요, 마루청판은 통나무를 둘로 쪼개어 평평한 면이 위에 나오게 나란히 끼었다고 하며 큰방과 작은방과 달리 마루 앞쪽에는 쪽마루가 없으며,자연석으로 댓돌을 만들었습니다.



동화에 나오는 시골 외할머니댁같습니다. 이런 집에서 하루 밤낮을 지내보고 싶습니다.



장독대뒤로 이어진 담장이 거의 다 보입니다. 블록담장 양쪽은 흙과 돌을 쌓은 옛담장 그대로인데 가운데 블록담장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하씨 초가의 초가지붕입니다. 대청은 삿갓천장인데 올려다보면 서까래 위로 대오리로 엮은 산자가 있고 그 위에 겨릅대[麻骨]를 엮어 덮었으며, 그 위로 억새풀로 이엉을 이었습니다. 억새풀 지붕은 수명이 길며 예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근처의 김달진 문학관 지붕은 갈대로, 겉생김은 억새와 갈대가 비슷한데 역시 수명이 길어 갈대지붕을 하고 있습니다.



처마는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데 기둥의 높이에 가까울 정도로 깊습니다. 이는 겨울의 일조량과 여름의 강우량을 고려한 남부지방 가옥의 특징입니다. 지붕은 억새지만 굴뚝은 양반가의 굴뚝모양이며 대청마루의 뒷문과 뒷마루가 보입니다.



경복궁 교태전에는 아미산 화계가 있습니다. 화계는 꽃계단(花階)으로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보니 집을 주로 산등성에 기대어 짓게 되므로 집 뒤쪽은 비탈 진 곳이 많은데, 이런 비탈을 그냥 놔두지 않고 화계라하여 층계모양으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꽃과 나무를 심어 꽃밭을 만들었는데, 화계는 주로 궁궐에 있지만 살림집이나 절집에도 있는데 창녕 하씨 초가에 화계가 있습니다.


 ▲ 교태전 아미산 화계


고성 학림리 최씨 종가의 경우 화계가 있었지만 건물 뒤로는 고성의 특산물인 참취(취나물)가 재배되고 있기도 했습니다.

하씨 초가의 뒷화단인 막돌로 쌓은 화계입니다. 지금은 여름이라 앞화단에 플록스가 가득 핀 반면 화계에는 계단 입구에 덩이괭이밥이 피었으며, 채송화 명 송이와 맥문동, 우단동자꽃 정도가 피었고 석류가 여물고 있었습니다. 해딴에 대표의 말씀에 의하면 봄철에 하씨 초가를 찾으면 건물 뒤의 꽃밭인 화계의 풍경에 여고생들은 자지러질 정도로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봄철 화계풍경을 못 봤기에 어떤 꽃이 피는지 알 수 없지만, 주인 할머니의 손길을 봐서 온갖꽃이 다 필 듯 합니다. 여고생은 아니지만 (이 나이에도)그 마음은 느낄 수 있을 듯 하니 꽃이 많이 피는 봄날에 하씨 초가를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장독대를 한 번 더 살핀 후 플록스가 핀 화단을 따라 하씨 초가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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