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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남지 개비리길에 돌복숭아 꽃이 지고 있었다

by 실비단안개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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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지금 우리나라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온통 꽃천지입니다. 꽃구경은 가며 오며 하고 남지 개비리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나요.

지난해 10월 초 밀양 나들이 이후 첫 나들이입니다. 그러나 그때와 달리 사정이 달라졌다 보니 엄마의 점심을 차려두고 나가야 했습니다. 호박죽과 간식을 챙겨 드리고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해딴에 오기로 마음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내비에 개비리길 주소를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남지가 아닌 의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네. 그래도 안내를 하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의령 팸투어때 기강나루에 잠시 머물렀었는데 당시 4대강 공사 후 준설선이 방치되어 있었는데 현재까지 그대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의령군은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의령 기강나루에 (4대사업 이후)방치된 준설선2014.11.15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은 당시보다 조금 더 정비가 된듯했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길이 아닌데 하며 우리는 지정면의 작은 마을로 들어 다시 차를 돌려 카카오맵을 켰습니다. 다시 돌아서 가야 한답니다. 의령과 남지 사이에는 낙동강이 흐르는데 앞으로 갈 경우 박진교까지 가야 하며 뒤돌아갈 경우 남지철교를 지나야 합니다. 아무래도 아는 길이 나을 것 같아 남지철교쪽을 택했습니다.

함안을 지날때 지난해 갔던 반구정 이야기를 하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답니다. 주유를 했습니다. 농협주유소가 조금 더 쌌기에 차를 돌려 주유를 하고 맞은 편 밥집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 사이 시간을 많이 허비하여 점심때가 지났거든요. 출입문에 고추장 주물럭이 쓰인 걸 보고는 맛있겠다며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국밥을 먹겠으니 혼자 고추장주물럭을 먹으랍니다. 아무리 시골 밥집이지만 1인분식 따로 달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닌것 같아 함께 돼지국밥을 먹고 또 차를 돌려 지지난해인가 수박을 샀던 집에 들려 수박을 한 통 샀습니다. 싱싱하긴 했지만 여기 마트보다 비쌌습니다.

 

 

차에서 커피를 마시며 내비와 카카오맵을 다 켜고는 운전을 했습니다. 남지 철교를 지나니 내비와 카카오맵이 가르키는 길이 달랐습니다. 왜 이럴까.

우선 카카오맵의 안내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10여 km 빨랐거든요.

하하

도착을 하니 출입금지였기에 다시 차를 남지읍으로 돌려 내비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박진로에는 개나리가 만발했습니다.

좋은 봄날입니다.

 

드디어 영아지 주차장에 닿았습니다. 그런데 12년전의 그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경남낙사모에서 4대강 사업으로 변해가는 낙동강의 모습을 가슴에 간직하기 위해 걸었던 그 길은 마치 밀림같았으며 비밀의 정원으로 가는 듯 하기도 했던 길이었는데 낙동강은 흐르고 있었지만 입구에 몇 대의 차가 주차 가능했으며,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안내표지판이 있었고 산불조심이 강바람에 세차게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런걸 보러 온 게 아닌데.

 

주차후 낙동강을 봤습니다. 아파도 아프다는 신음조차 못 내고 버틴 낙동강입니다. 낙사모 해산식때 가끔 만나 우리가 지율 스님의 사진 전시회를 했던 곳이나 낙동강의 나루를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모두들 살기에 바빠 그후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 개비리길은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길

 

개비리길은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길

집을 나설 때 맑던 하늘이 집합장소인 마산에 도착하니 바람이 일며 흐립니다. 행여 짐이 될까 가벼운 비닐비옷도 두고 왔기에 조금은 염려가 되었지만, 햇빛이 쨍쨍한 것 보다 비가 내리는 편

blog.daum.net

이제 개비리길을 걷습니다.

남지 개비리길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기에 나름 더 예스러운 길이 되었겠지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입구부터 사람을 부르는 안내 표지판이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내비에 부탁한 안내, 용산리는 의령의 맞은편으로 창나루 주차장이 있는 곳이었는데 내비는 우리에게 기강나루를 보여주려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남지 개비리는 인근 박진에서 남강과 낙동강이 합쳐지는 기음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옛길로 '개가 다닌 절벽(비리)' 또는 '강가(개) 절벽(비리)에 난 길'이라는 뜻을 가진 길로 낙동강 절벽 허리에 있는 좁은 길로 겨우 한 사람이 다닐 정도입니다.
소금과 젓갈을 등에 진 등짐장수와 인근 지역민들의 생활길로 이용됐고, 조선시대 고지도와 일제강점기 지형도에도 옛길의 경로가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절벽 허리의 좁은 길이지만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며 위를 보면 기암절인데 호젓하여 둘이서 산책하기 좋은 길입니다.

자꾸 12년전 걸었던 그 길이 아른거려 현재의 개비리길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상수리나무를 비롯하여 여러 수목은 새순을 올리고 있었으며 유독 돌복숭아나무가 많았는데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돌복숭아나무는 절벽 아래에도 있으며, 절벽 위에도 있었고 개비리길의 이정표마냥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돌복숭아는 개북숭아, 산복숭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돌복숭아는 산간지역에 자생하는 야생 복숭아를 말하며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다릅니다. 돌복숭아의 열매가 익는 시기는 8~9월 상순으로 백도, 황도 등 다른 복숭아 품종과 달리 크기가 작고 신맛이 강합니다. 돌복숭아는 유기산 및 알코올류, 팩틴 등 섬유소질이 풍부하며 기침과 천식에 도움이 되고, 몸속 노폐물과 니코틴 배출 등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실 효소를 담그듯이 약효를 아는 이들은 돌복숭아 효소를 담그기도 합니다.

 

큰비라도 내리면 금방이라도 기암괴석이 떨어질 듯 절벽에는 군데군데 낙석방지망을 설치해두기도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안전이 제일이니까요.

걸으면서 섬초롱꽃의 잎과 참나리 잎도 만났습니다. 초여름에 이 길을 걷노라면 지금과 달리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길일겁니다.

 

야생화 쉼터로 들어가니 예전에 우리가 보았던 모래톱과 졀벽이 나타났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이 바위위에서 잠시 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옆으로 야생화 쉼터가 있으며 조팝나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사람의 손을 타면 사람의 발길이 잦아지는데 그만큼 걷거나 놀기에 좋다는 말이지만 이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겁니다.

 

주변은 마삭군락이었습니다. 마삭은 끝없이 덩굴을 뻗으며 으름덩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보기에는 좋지만 수목보존을 위해 어느 정도는 제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잠시 쉬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예나 산벚꽃과 돌봉숭아꽃이 피어 지고 있었습니다.

하얀꽃은 산벚나무의 꽃이 붉은 색은 돌복숭아꽃입니다.

 

반가운 대나무입니다. 그러나 옛풍경이 아니었습니다. 강가에는 정자가 지어졌으며 대숲을 가로 질러 길을 내어 지압길까지 있었으며 앉아서 쉴 수 있는 평상도 있었습니다. 죽로쉼터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카메라 주 보소!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답니다.

 

대나무 쉼터 윗쪽에는 팽나무 연리목과 여양진씨 회락재는 철거되어 유허지가 있습니다. 대나무숲속이 있는 12년전 여기까지 갔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비가 되지않았기에 원시 자연림으로 아마 더는 나아갈 수 없었지 싶습니다.

 

옆으로 감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감나무 시집보내는 풍경인데 이색적이었습니다.

 

개비리길은 등산 정도의 길이 아닌 산책 정도의 오솔길인데 많은 이들이 등산복 차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벼운 나들이 차림인 우리의 차림이 좀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산벚꽃과 돌복숭아꽃길입니다.

 

절벽 허리에 걸쳐진 개비리길이다보니 군데군데 '국가지점 번호'가 있었습니다. 위급할 시 119에 전화를 하여 이 번호를 알려주면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번호는 바닷가에도 있습니다.

1.53km를 걸었습니다. 윗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으며 더 나아가면 창나루 주차장이 있는데, 근처의 농군이 농사를 짓는 듯 했기에 우리는 돌아섰습니다.

 

늙은 나무는 길을 가로 질렀으며 안전을 위해 받침대를 받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정비는 환영합니다.

 

봄날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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