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만화방초를 내려와 고성읍으로 가니 고성박물관이 보였습니다. 고성읍을 지나다니면서 고분군은 더러 봤지만 박물관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 했는데 반가웠습니다. 얼라아부지가 그냥 가기에는 아쉬우니 박물관관람을 하자고 하여 박물관가면 옆의 고분군도 둘러봐야지 하니,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고성박물관에서는 마침 '기와, 공간을 만들다 특별전시'가 있었습니다. 잘 됐네.
박물관 왼쪽의 나무 계단으로 가면 고분군이 있습니다.
전시실로 가려면 레드카펫을 밟고 가야 합니다. 미끄럽거든요.
안내실이 있었으며 옆엔 북카페가 있었습니다.
2층 특별전시실입니다.
고성에서 '기와'를 주제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과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가 공동으로 기획한 '기와 공간을 만들다' 특별전과 연계해 마련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궁궐을 보면 기와지붕이며 옛날엔 기왓집은 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만, 요즘은 대부분 아파트며 개인주택도 슬라브집이 대부분입니다. 경주는 경주답게 주유소도 기왓집이었으며 밥집도 기왓집이더군요.
옛날 시골집은 대부분 초가였으며 동네에서 그나마 살던 집은 기왓집이었는데, 새마을운동으로 스레이트나 기와지붕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기와에 우레탄을 쏴 수명을 연장하던데 기와의 재질이 흙이 아닌 시멘트나 플라스틱류일 가능성도 있지 싶습니다.
기와는 지붕에만 올리는 게 아니고 요즘은 장식의 효과도 있는데 화초를 심거나 멋을 내기위해 켜켜이 쌓아두기도 합니다. 절(사찰)에 가면 기와불사를 받기도 하며 절의 지붕들 역시 기와이니 기와가 아주 먼데 이야기는 아닌 듯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마음을 먹어야 만날 수 있는 집이 기왓집인 것 같은 시대입니다.
가끔 절에 가면 기왓집을 보는데 그러면 기와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지만 잡에 오면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또 절집에 가면 궁금증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날 고성 옥천사에 들렸는데 기와불사를 받고 있었으며, 수막새 안쪽에는 기와공장(?)의 상표가 있었습니다.
흔히 기와집을 고래등 같다고들 하는데 제가 볼 때는 골이 고른 조가비같습니다. 암막새와 수막새에 무궁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기와 전시회에 들어가기전에 기와에 대해 잠시 공부하겠습니다. 기와는 지붕을 덮는 데 쓰이는 건축부재로 양질의 점토를 재료로 모골(模骨) 및 와범(瓦範) 등의 제작틀을 사용하여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다음에, 가마에서 높은 온도로 구워서 제작한다고 합니다. 기와는 쓰임(기능)에 따라 이름이 있는데 암키와아 수키와는 다들 알지만 치미 등은 처음 들어보기도 하는데 왼편의 사진을 참고하면 됩니다.
원래 목조건물의 지붕에는 이엉이나 볏짚, 그리고 나무껍질 같은 식물성부재를 사용하였는데 내구력이 약하여 자주 교체해야 되기 때문에 방수효과가 좋고 강도가 높은 반영구적인 점토소성품(粘土燒成品)인 기와가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기와는 지붕에 씌워 눈과 빗물의 침수를 차단하고 이를 흘러내리게 하여 지붕 재목의 부식을 방지함과 동시에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위하여 사용됩니다. 그런데 목조건물의 지붕에 사용되는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이나 명칭이 각각 다르고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많은 수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지붕에 씌워 기왓등과 기왓골을 형성하여 눈과 빗물에 대한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수키와[圓瓦, 夫瓦]와 암키와[平瓦, 女瓦]입니다. 대부분의 수키와와 암키와는 원통형의 목제 모골의 외측에 삼베나 무명 등의 포목을 감고 양질의 진흙을 다진 점토판(粘土板)을 씌워 방망이 같은 고판(叩板)으로 두들겨 얼마 동안의 건조 기간을 거친 다음에 와도(瓦刀)로 2분하거나 3분 또는 4분하여 제작한다고 합니다. 전시실에는 동영상으로 기와제작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기와 자세히 알기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08356
전시실입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고성읍 서외리 기와가마 및 명문기와, 고성읍성에서 발견된 새무늬기와 등 고성지역 기와 100여점을 포함해 영남지역 기와 400여점이 전시됩니다.
전시는 1부, 기와는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2부, 가야에는 정말 기와가 없었을까? 3부, 기와의 사용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4부, 고성에서의 기와 사용의 흔적들 5부, 와공의 바람을 담은 흔적들 6부, 기와, 공간을 만들다 등 크게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흙은 물을 만나면 부드러워지고 불을 만나면 단단해진다는 진리를 전시회에서 처음 깨달았습니다. 도기, 토기, 기와 등의 재료는 모두 흙으로 불을 만나 형태를 갖추고 단단해진 후 사발도 되고 접시도 되며, 옹기와 기와가 되어 기능을 합니다.
연꽃무늬수막새를 보고 만들어진 연대를 측정하며, 아래는 기와의 대표적인 수키와와 암키와입니다.
김해 봉황동과 부원동 유적지에서 발굴 된 기와편입니다.
고성지방은 소가야입니다. 가야시대에 기와를 사용한 흔적이 있으며 아래의 전시품은 김해 봉황동과 부원동 유적지에서 발굴된 기와편으로 기와는 금관가야때 이미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片을 보면 도기인지 기와인지 우리는 분간이 되지 않겠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조개더미 貝塚에서 기와를 찾아내다
김해 부원동 조개더니는 현재의 김해시청 자리입니다. 출토된 수많은 토기조각들 사이에 조금은 낯선 유물이 몇 개 섞여 있었습니다.
그 조각들은 두께가 얇고. 목리조정木理調整 흔적이 뚜렷하며, 태토 및 소성도가 적갈색 경질토기처럼 단단했습니다. 그런데 끝부분의 단면은 깎거나 물손질한 흔적, 마치 기와의 측면을 다듬었던 방식이었습니다. 김해 봉황동 229-1·4번지의 유적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작 기법의 기와가 출토되었습니다. 김해에서 출토된 기와 중 가장 오래된 제작 기법으로 금관가야의 초기 기와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초기 기와는 토기와 모양과 쓰임새가 다르지만 막상 조각으로 발견되었을 때 구분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흔한 판단 기준은 와통을 씌운 통보흔적인 마포혼입니다. 하지만 와통이 사용되기 전에 제작된 기와는 마포혼이 없기 때문에 측면을 분할한 와도혼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는 세로 단면의 곡률이나 끝부분 조정 흔적 등이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근처 웅천에 기와가마터가 있긴 있는데 아주 형식적입니다. 아래는 상주 헌신동 가마터 내부모습입니다. 양쪽에 암키와가 있으며 가운데에 수키와를 넣어 굽는군요. 기와를 가마에 넣어 구울 때는 도기를 구울 때와 비슷했습니다.
전시실에 기와를 만들어 굽는 과정이 영상으로 소개되는데 부분입니다. 저작권에 위배가 된다면 내리겠습니다.
기와조각들입니다. 근처에 웅천동요지가 있는데 준공했을 때 근처에서 도자기 조각들을 주워 보관하고 있는데 쓸곳은 없습니다만, 우리 조상의 유물이라고 생각하며 보관하고 있습니다.
제와장이 있다는 걸 전시회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당연히 있었겠지만요. 이번 전시회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故한형준 선생이 사용했던 기와제작 도구도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흙가래, 와통, 타날, 막새 틀 등 다양했습니다.
수키와와 암키와 와통입니다.
고성의 지리를 모르다보니 어디라고 표시를 해 두었지만 그저 아~ 그렇구나 할 정도였습니다. 고성 기와관련 유적 위치도입니다.
2층 전시실로 가는 계단에는 고성과 일본, 중국의 시대가 잘 나타나 있으며, 발굴유물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기에 마치 전시실 같았습니다.
박물관 왼편에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고성 송학동 고분군이 있습니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사적 제119호(1963.01.21 지정)로 정치적 세력자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7기의 가야 무덤들로서 가야시대 대표적인 축조방법인 수혈식 석실분구조와 횡혈식, 횡구석상 등 다양한 형태의 고분인데, 특이한 것은 3개의 쌍분이 있습니다.
박물관 입구 왼편에 비각이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관리를 하는가 싶어 여쭈니 박물관터 매입시 金氏성을 가진 문중에서 팔지않아 메입을 하지 못 했는 데, 김씨부자의 효행을 기리는 부자정효각(父子旌孝閣)으로 김씨문중에서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기와 특별전을 관람 한 후라 비각으로 기와의 명칭을 복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기와에 대해 모르지만 이런 전시회 관람은 좋아합니다. 건축이나 고분군, 기와, 사학 등에 관심이 있다면 기와, 공간을 만들다 전시회에 가 보셔요.
기와, 공간을 만들다 특별전시회
전시기간 : 2016.10.1(토)~2016.12. 4(일)
전시장소 : 고성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고성박물관(055-670-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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