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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열기(불볼락), 바로 이맛이야

by 실비단안개 2017.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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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새벽에 얼라아부지가 낚시를 갔습니다. 오전 6시 출조랍니다. 일출도 보고 좋겠다.

추워서 같이 갈 수 없답니다. 하긴 올들어 가장 춥다는 예보가 있긴 있었습니다. 반도낚시 블로그에 접속하여 얼라아부지 사진을 챙겼습니다.


◀ 진해 반도낚시 : http://blog.daum.net/leeol625


불볼락을 열기라고 하며, 열기는 겨울 바다낚시의 꽃입니다. 열기는 줄낚시인데 낚시를 바다에 던지면 한 번에 열마리 정도씩 줄줄이 올라 오는데 마치 낚싯줄에 붉은 꽃이 핀 듯 합니다.

불복락은 양볼락목(Order Scorpaeniformes) 양볼락과로, 지역에 따라 동감펭볼락, 동감펭(함북), 열기(남해안)라고하며,  우리나라, 일본 북해도 이남,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수심 80~150m 되는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합니다. 몸의 길이는 보통 30cm정도입니다.


열기는 외줄낚시 대상어종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물고기중 하나로 마리수가 많기에 쿨러를 쉬이 채울 수 있습니다.

보통 내장에 내용물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쓸개만 제거하면 되지만, 입안에 들어있는 미끼중, 유해한 약품이 첨가되어있다는 설이 있는 관계로 크릴새우는 제거해야 합니다.


오후 5시쯤에 낚시에서 돌아 왔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멀미가 날뻔 했다나요. 가만히 누워 쿨러를 드는 소리에 쿨러를 채웠구나 생각했습니다. 묵직함이 느껴졌거든요. 쿨러에 꽃이 피었습니다.

이번 낚시는 거제 안경섬부근에서 했다고 합니다. 안경섬은 북여도와 남여도 두 섬이 마치 안경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낚시도 일이지만 다녀와 뒷처리를 하는 것은 더 큰 일입니다. 선별중입니다. 큰건 매운탕과 구이용이며 작은 열기는 횟감입니다. 친정과 작은댁에 한 봉지씩 가져다 드리기도 했습니다. 비늘제거작업시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쪼그려 앉아하니 다리가 아프다기에 욕실의자를 사주었습니다. 수고했다고 뜨신 커피도 타 주었고요.^^



바다의 기온이 높아지니 외래어종인지 이상한 물고기가 있었으며 술뱅이도 제법 많았고, 아주 큰 쥐치도 낚았습니다. 쥐치는 미끼인 오징어를 물고 있습니다. 얼라들이 밥을 먹다 입가에 밥풀이 붙은 것 같습니다.




겨울바다가 그대로 느껴지는 열기입니다. 아주 신선합니다. 이러니 시장에서 구입하는 생선은 구이를 하거나 매운탕을 하더라도 먹다 말게 됩니다.



비늘과 지느러미 제거중입니다. 한 쿨러를 다듬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기에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닌데 대신 이런 일을 해주니 고맙습니다.

모든 작업이 끝나면 바닥을 닦고 도구들까지 깨끗하게 씻어 줍니다.



그 사이 매운탕을 했습니다. 매운탕용은 빨리 다듬어 주거든요. 맛국물을 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열기매운탕 국물은 진한데요, 먼저 맑은물에 열기와 소금으로 간을 하여 빻은 마늘을 한숟갈 넣어 팔팔 끓입니다. 끓이면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며, 국물이 줄어 들면 무를 넣어 다시 끓입니다. 그리곤 고춧가루를 넣고 버섯과 떡국을 넣어 다시 한소큼 끓인 후 해초인 몰(모자반)과 대파, 홍고추를 넣었습니다.

열기 매운탕은 먹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이맛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열기매운탕입니다.



열기매운탕이 끓기 시작하면 열기구이를 합니다. 비늘을 제거한 열기에 칼집을 넣어 소금을 뿌린 후 데워진 팬에 앞뒤로 뒤집어 가면서 굽습니다. 열기로 만든 음식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열기소금구이입니다. 4마리를 구웠는데 둘이서 다 먹었습니다.



샤워를 마친 얼라아부지는 냉동실에 넣어 둔 횟감을 꺼내 회를 뜹니다. 쥐치는 제가 먹을 수 있도록 뼈를 발랐으며 열기는 뼈째 썰었습니다.



토요일 저녁 밥상입니다. 열기를 빼면 김치뿐인 밥상입니다.



매운탕을 먹을 땐 앞접시를 좀 큰걸로 합니다. 국물을 자박하게 담아야 하거든요. 원래 이 그릇은 우리 식구의 수에 맞추어 어묵탕용으로 구입한 그릇인데 김치도 담고 이런저런 나물도 담고 합니다. 삼색떡국을 구입하여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 때 조금씩 넣어 먹는데 매운탕에 넣어도 괜찮았습니다. 외에 김치찌개, 어묵탕을 만들 때도 삼색떡국을 넣습니다.



열기 6마리와 큰쥐치 한 마리를 뜬 회접시입니다. 2인용으로는 많은 량입니다.



저는 쥐치회를 먹고 얼라아부지는 열기회를 먹었습니다. 열기회를 먹은 후 쥐치회를 먹어 보더니 싱겁다면서 쥐치회는 조금 남겼습니다. 우리 어릴때는 쥐치는 생선에 넣어주지도 않을 정도의 취급을 받았는데 요즘은 쥐치값도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회 몇 점을 먹은 후 열기구이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맛이야. 열기구이는 쫀득하며 구수하고 씹으면 소리까지 맛있게 바삭바삭 합니다. 알을 많이 품었는데, 구이와 매운탕 모두 내장째 하기에 열기 알도 함께 구워졌습니다. 혼자 열기 몇 천마리는 먹었습니다.





생선회 몇 점과 열기매운탕, 구이 2마리를 해치웠습니다. 얼라아부지는 열기회를 먹은 후 매운탕으로 밥을 먹고 그 다음에 열기구이를 먹습니다.



빈밥그릇을 앞에 놓고 열기구이 삼매경이 빠졌습니다. 열기 낚시 덕분에 풍요롭고 느긋한 주말 저녁밥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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